걷기 111

아침걷기53 투정

어둑할 때 알람 없이 눈을 뜨는 것은 꽤 기분이 좋다. 일어나서 떠오르는 생각들을 내버려 둔다. 그리고 최근 마루는 강쥐라는 웹툰을 접하게 됐다. 마루라는 캐릭터로, 데리고 있는 입장에서는 굉장히 말썽을 피우지만, 귀엽고, 때로는 예상치 못하게 문제를 해결하기도 하고 우리라는 언니의 외로움도 자연스럽게 충족시켜주기도 하는 등의 신비로운 생명체가 있다. 그동안 내가 너무 '어른'스러워지려고 했던 것은 아닐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는 계기를 줬다. 걸으러 나가는데 폰이 배터리가 없길래 충전기를 꽂아뒀다. 그러다가 해가 더 뜨기 전에 나가야겠다는 생각에 후딱 나왔다. 눈이 조금 흐린 느낌이었긴 한데, 하늘이 맑고 햇빛이 따스하게 내려와 있는 것을 보며 눈이 풀어졌다. 호랑이(석상)에게 가서야 폰을 두고 왔..

아침걷기52 정의

오늘도 생각이 많은 날이다. 잠을 꽤나 적게 자게 됐는데, 주변 사람들 덕분에 잘 먹고 잘 쉬어서 그런지 마냥 피곤하지만은 않고 꽤 좋은 컨디션으로 눈을 떴다. 생각이 좀 많아서, 어쩌면 고민이어서 사로잡힌 느낌이 없지 않아 있다. 그래도 좋은 방향의 에너지로 만들어내기 위한 작업을 통해 감정적 스트레스를 최소화했다. 보통은 아침걷기를 다녀와서 화장실을 가는데, 오늘은 이전에 먼저 들렀다. 어찌 됐든 좋지만 눈뜨자마자 아침걷기를 가고 싶어서 다녀온 뒤에 들르는 게 좋은 것 같다. 이번에도 확실히 느꼈다. 나는 지금 당장의 불편함을 해소하는 게 우선인 사람이었다는 것을 말이다. 그게 인간관계에서 비롯되는 것이 컸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인간관계에 대해 고민하고 자연스럽게 나에 대해 파고들게 된 것 같기도..

아침걷기51 그리움

이번에도 눈을 떴을 때 온몸이 알이 배긴 것처럼 아픈 듯한 느낌과 눈에 약간의 피로감이 느껴졌다. 이럴 때마다 더 잠에 들고 싶은 마음이 큰데, 신기하게도 그냥 무시하고 일어나서 아침을 시작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사라진다. 더 잘까도 했는데, 일정이 있기도 했고 잠을 충분히 자서 그랬는지 바로 잠에 들지도 않아서 좀 더 쉬다가 일어났다. 오늘 햇빛이 강하길래 다이빙 가기 전에 산 팔토시랑 얼굴 가리는 거를 생각하고 팔토시는 빼고 얼굴 가리는 거랑 버킷햇을 썼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상당한 비주얼일 것은 알지만, 햇빛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방안이다. 그러고 나가자마자 몇 걸음 안 걸은 시점에 문득 보고 싶었던 느끼고 싶었던 것들이 이 옆에 있음을 느꼈다. 약간의 그리움이었던 게 아닐까. 시간의 여유가 있..

아침걷기49 일상

새벽의 바다와 해가 일어나는 모습이 보고 싶어서 일어나고 싶었지만 눈 뜨니 이미 해는 깨어있었다. 그래도 어쩌겠나 하고 나와서 걸었다 목적이 정해진 아침걷기였다. 물론 평소에도 호랑이, 물, 팔각정으로 포인트는 정해져 있긴 하나 이렇게 바다와 하늘과 해를 보러가는 것이 훨씬 더 컸다. 다이빙을 가기 전까지 나는 짧은 시간을 쪼개서 빠르고 많이 눈에 담았다. 물론 사진으로도 담았다. 날이 많이 덥긴 했지만 전반적인 느낌은 화창했다. 바다가 해변가에 닿아 부서지는 것을 보고 있었는데, 바위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중절모 같기도 한 보아뱀 그림처럼 생긴 게 바다가 출렁이면서 보일듯 말듯 하는 게 계속 보고 있게 됐다. 그리고 가까이 가서 촤ㅡ 하는 파도 소리도 담았다. 정자가 또 있길래 거기는 생각보다 깨끗했..

아침걷기48 바다

정신 없이 보내다가 글을 올리는 것을 또 놓쳤다. 너무 아쉽다. 이 정신 없음은 달리 말하면 익숙하지 않거나 새로운 것을 할 때 유독 심하다. 나는 기억력이 좋지 못했다 보니 비교적 더 정신 없는 하루들을 살았던 것 같다. 글을 올리는 것까지 포함해서 나의 일상으로 삼고 지키고 싶다. 이번에는 스쿠버를 하러 바다 근처로 왔다. 아마 특별한 일이 아니면 이번 바다를 기점으로 내가 나서서 이끌고 바다를 가게 되는 경우가 아니라면 가지 않을 것 같다. 이런 생각들을 갖고 보니 여기서 내가 느끼는 자유로움은 생각할 수록 커진다. 많은 피로감과 안 좋은 컨디션이라 느껴짐으로 인해 더 잘까 하는 유혹이 꽤 컸다. 한 편으로는 여행 와서 이렇게 하는 게 어렵긴 하지 생각도 하면서 더 잠들 수도 있었다. 근데 다시 눈..

아침걷기47 비교

어제오늘 약간 극단적으로 잠에 드는 시각이 달랐지만 수면 만족도는 비슷했던 거 같다. 역시 하루 이틀로는 실질적인 효과나 차이를 파악하기는 쉽진 않지만, 이미 있는 취향을 파악하기에는 충분했던 것 같다. 새벽에 일어나는 것을 훨씬 선호하고 있다. 밤에 늦게까지 깨어있으면 피곤함이 늘어나는 게 강하게 느껴지는데 기분이 좋지만은 않다. 새벽에 깨어있으면 잠을 적어도 6시간 이상 잤다고 가정할 때, 확실히 고요함이 주는 차분함과 추가적으로 느껴지는 여유가 있음을 느꼈다. 조삼모사겠지만, 기분 좋게 시작하면 마무리도 좋게 할 가능성이 높다. 갑자기 뜬금없지만, 활쏘기 할 때가 생각난다. 초시가 들어가면, 몰기할 수 있는 가능성을 얻는 것과 비슷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아침걷기는 전반적으로 약간 ..

아침걷기46 새벽

아침에 이른 시각에 일어나다 보면 자연스레 밤에 기절하듯 잠들게 된다. 잘 때가 된 것이다. 그거를 버티고 늦게까지 안 자려고 하다가 몸이 못 버티는 셈이다. 이걸 이제는 받아들여야겠다. 어제도 밤에 많이 졸린 듯해서 잠깐 쉬어야지 하고 누웠다가 오늘 4시 30분에 일어난 것이다. 그 덕에 밝게 해가 떠 있는 아침에는 볼 수 없었던 것도 경험하고 재밌었다. 어제도 느꼈지만, 아침걷기는 45분 정도가 적당한 것 같다. 그래야 어제 제목처럼 그 과정이 만족스럽게 이뤄지는 최소치인 것 같다. 오늘 눈을 뜨고 어둑해져 있길래 느낌이 싸했지만, 눈을 감을 때쯤에도 어둑해지는 시간이었기 때문에 설마 하면서 시간을 봤다. 4시 30분이었다. 어제 남아있던 할 일들이 싹 지나갔다. 급하게 달려들었어도 됐지만, 지금 당..

아침걷기45 걷기, 관찰, 감각, 호기심, 질문, 아이디어, 다음 단계

오랜만에 글을 쓴다. 일주일이나 지났을까? 마치 한 달 동안 글을 안 쓴 듯한 기분이다. 그만큼 나의 삶에 잘 침투하고 자리를 잡았던 것이구나 싶다.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게 하고 싶다. 어차피 내 마음대로 하는 것, 매일 하고 싶으면 매일 하면 되고, 뜨문뜨문이라도 하고 싶으면 그러면 된다. 그게 제일 중요하다. 거기서부터 시작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부제를 달아보라는 조언을 들었다. 색인 역할이 되어 다시 볼 때 유용하다는 점을 생각하고 부제를 달았다. 그러고 글을 쓰다 보니 내용과 흐름이 더 조리 있게 되는 것도 느껴서 장점은 확실했다. 다만, 내가 글싸기를 하고 있구나 하고 느꼈다. 그래서 이제는 아침걷기와 글싸기를 구분하고자 한다. 앞으로 아침걷기에서는 글싸기의 키워드 나열 정도 수준의 마중물 역..

아침걷기44 교육

오늘 아침도 푹 쉬고자 노력했다. 그동안 너무 몸을 혹사한 감이 있는 것 같아서 휴식을 취했다. 그리고 일정을 취소했다. 일정을 취소한 것은 다름이 아니라 나와 요새 계속 함께 했던 가족이 발목을 가볍지 않게 다치는 바람에 입원 얘기가 오갈 정도였던 상황 때문이었다. 그리고 가족이 병원을 들르고 일정을 잘 마칠 수 있게 도와주기 위해 하루를 함께 하기로 했다. 또한 계속 생각하고 있던 교육과 관련된 내용들을 지속하기도 하면서 오늘을 채워나가고 있다. 어젯밤에도 사실 집에 도착했을 때 데리러 갈까 했지만 타이밍을 미처 맞추지 못하게 돼서 집에 혼자 들어오게 두게 돼버렸다. 미안한 마음이 있었기도 하고, 나 또한 당황스러웠지만 최대한 스트레스받지 않게 하려고 신경 쓰려고 노력했다. 일단은 잠에 들었고, 아침..

아침걷기43 불만

너무 빡센 일정들을 보내서 그런가 어제 탈이 난 것 같은 상황이 생겼다. 아찔했고, 휴식을 취한다고 하면서 계속 체력적으로 무리를 하게 됐던 것 같다. 하고 싶은 게 많은 것을 감당하려면 체력부터 길러야 한다. 체력을 기르면서 동시에 정신력도 길러야 한다. 이제는 이 모든 작업들이 이해되고, 나만의 방식으로 해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계속해서 발전할 것이다. 내 몸은 그래도 나랑 잘 소통할 수 있는 것 같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예전엔 허약 체질인 것 같아 힘들다고 생각했었는데, 사진을 보니 초등학생 때만 해도 통통했더라. 달리 활동을 안하니 허약해질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지금은 수영을 꾸준히 해서 체력이 아주 많이 늘었다. 그래도 내가 무리하면 바로바로 신호를 주고, 나는 그 신호들을 무시하지 않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