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111

아침걷기19

전날 많이 피곤한 상태였다. 그래도 공부를 더 해보겠다고 시험기간인 것처럼 조금이라도 더 하다가 잠들었는데, 나쁘지 않았다. 이런 식으로 그동안 습관처럼 해오던 잘못된 방식들을 모조리 뒤집어서 해보고 싶다. 그래도 피곤한 건 어쩔 수 없다. 아침에 겨우 일어나서 늦지 않게 출발했다. 다행인 건 피곤하다고 잠들어버릴 만큼의 상태는 벗어난 것 같다. 의식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 내가 할 수 있다고 여기고, 내가 할 일이라고 여기는 것이 있으니 눈이 떠지고, 몸이 일으켜진다. 물론 오늘도 눈을 뜬 후에 1시간쯤 지나서야 몸을 일으킬 수 있긴 했지만, 아침걷기를 할 시간을 최소치라도 확보할 수 있었다. 오늘은 시간이 얼마 없어서 혼자 바로 나가려고 했는데 가족이 먼저 같이 가자고 얘기해 줬다. 먼저 출발하라고..

아침걷기18

올해 3월부터 다시 수영을 다니기 시작했고, 늦게 등록을 하는 바람에 자리가 없어서 남아있는 시간대로 등록을 하게 됐다. 새옹지마라고 해야 하나, 이전에는 계속 월수금 강습을 다녔던 것을 이번엔 화목 자유수영을 다니게 됐다. 근데 그 자유수영에서 뜻밖의 재밌는 요소를 발견하고 지금껏 탄력 있게 하고 있는 것이 있다. 1km 자유형을 끝내면 바로 마치고 나온다. 친구 시간표를 보다가 1km, 2km 수영이라고 써져 있는 것을 우연히 발견하고는 진짜 하고 있다는 것을 보고 나도 그냥 가볍게 한 번 해볼까 하는 마음으로 처음 시작을 했다. 신기하게도 그동안 운동을 해온 것이 남아있었는지 30분 만에 채웠다. 이 1km 자유형에서 얻는 성취감이 올해 나를 지속적인 자극을 주고 있다. 이번에는 약간 착오를 하는 ..

아침걷기17

이번에도 가족한테 같이 가는 거 물어봤는데 일찍 가야 한다고 해서 혼자 나왔다. 혼자 하는 것과 같이 하는 것도 장단점이 명확하다. 내가 분명히 다른 사람들이랑 뭔가를 같이 하는 것도 좋아하는데, 내가 호기심이 많아서 내 호기심에 따라 막 돌아다니는 것도 크다. 그래서 같이 하게 되면 내 호기심을 최소화한다. 혼자 할 땐 내 호기심이 드는 것을 마음대로 다 할 수 있어서 좋다. 이번에도 일어나는 게 조금은 힘들었다. 가능하면 폰을 눈 뜨자마자 보는 것을 피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폰 속에 있는 일들에 나의 에너지를 뺏기게 된 경우가 많아서 조절하려고 하는 중이다. 일어나기 힘든 날이면 폰을 더 보게 되는 경향이 아직 있다. 그래도 의식을 할 수 있어서 몸을 일으키기 어려웠지만 엎드려보고 뒤집어보고 하면서 ..

아침걷기15

오늘은 여느 때와 비슷했지만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마치 여행을 다녀온 기분이다. 느지막이 일어나도 늦게까지 잠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드물어졌다. 이 자체만으로도 만족감이 크다. 가능하면 연락이 왔는지도 안 보고 일어나 보려고 하는데 오늘은 보게 됐다. 빠르게 답장을 하고, 잠깐 눈을 감았다가 컨디션이 적당하길래 바로 일어날 수 있었다. 컨디션이 안 좋더라도 일어날 수 있길 원한다. 그럴 때일수록 몸을 일으키는 게 관건이라는 것은 이미 알고 있다. 일어나서 나가는데 가족이 같이 가겠냐고 물어봐줘서 고마웠다. 가벼운 문제가 생겨서 다음에 같이 하기로 했다. 그리고 나와서 호랑이를 보러 갔다. 최근 헌터x헌터를 다시 보게 됐다. 예전엔 못 봤던 부분들이 새로이 보게 되는 부분들이 많았고, 내가 관..

아침걷기14

오늘 호랑이 석상은 한 번 하이파이브를 해보고 싶었다. 석상이 표면이 거친데도 어떻게 맞닥뜨리면 정말 찰진 소리가 난다. 오늘도 든든한 호랑이다. 눈빛이 강렬한 것이 어떤 느낌이 전달이 되는 걸까. 강인한 눈빛에 나에게도 전달되는 느낌이 미세하게 있다. 참 신기하다. 바로 물을 보러 가는데 오늘도 포인트 쌓는 거랑 팔각정에 가는 거리 생각해서 따릉이를 빌렸다. 그냥 걸어갈까도 싶었지만, 자잘한 경험들이 쌓이는 것에서 나의 취향을 파악해 낼 수 있다는 점은 매력적이다. 이 점이 나를 새로운 도전에 끌리게 하는 가장 큰 원동력인 것 같다. 오늘도 따릉이를 타고 물을 보러 갔다. 다리 위에 멈춰 서서 물을 보고 있으면 기분이 참 묘하다. 오늘은 처음으로 물소리가 온전히 인지됐다. 물소리에 집중이 가길래 한 번..

아침걷기13

컨디션이 회복이 필요한 것 같아서 오늘은 8시까지 푹 잘 예정이었는데, 어째선지 눈이 떠져버렸다. 눈이 떠진 김에 얼른 걸으러 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꿈틀댔다. 누워있는 몸을 옆으로 돌려서 이불 같은 걸로 받침을 대서 등을 30도 정도 기울였다. 이렇게 했더니 신기하게도 훨씬 편했다. 누워있는 자세가 내 몸에 안 맞는 상태인 걸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괜찮은 느낌이길래 얼마 안 지나서 곧 90도로 등을 기울였다. 그러고 있으니 훨씬 몸이 편해지는 것이 아닌가! 일어나는 동작도 깬 상태에서 바로 일어나려고 하는 게 힘들 때가 있다. 그럴 땐 이런 식으로 일단 등을 기대 보고, 앉아 보고, 주변 돌아봐 보고 해도 신선한 느낌으로 일어날 수 있게 된다. 오늘도 아침걷기를 안 할 수 없다. 나올 때는..

아침걷기12

오늘은 가족과 함께 나갔다. 조금씩 같이 하는 게 생기는 느낌이라 기분이 좋다. 곧 잘 흔쾌히 수락해 주는 게 있으니 좋다. 가족끼리 이렇게 같이 하는 게 있는 게 정말 좋은 것 같다. 물 보러 갔다. 오늘은 다리 위에서 구경하다가 내려가서 좀 더 걷다 돌아왔다. 나는 오늘도 주변을 살피면서 걸었는데 다른 점은 가족한테 내가 보고 느끼는 것들을 말하고 있던 것이다. 요새 마치 애기 때로 돌아간 기분이다. 근데 내가 이렇게 애기같이 느끼는 것이 특별한 기분은 아니다. 호기심이 많아서 이것저것 기웃거리는 게 많고, 조잘조잘 떠들어 댈 때면 애기가 된 기분이 드는 건데, 사실 자주 그런다. 처음에는 호기심 많은 게 좋지 않은 경우들이 있었던 게 기억이 난다. 다른 이의 아픔을 아무렇지 않게 건드리게 되는 경험..

아침걷기11

오늘은 외부 일정이 없었음에도 수영을 다녀왔다. 이른 아침 출발해야 해서 일찍 일어난 직후에는 목표를 향해 걸었다. 여유 있는 걸음걸이를 여러 번 경험해보다 보니, 목표가 있을 때의 걸음걸이와 차이를 알 수 있게 됐다. 이런 식으로 비슷한 종류의 것을 다양하게 접해보는 것은 새로운 관점을 알려주는 맛이 있다. 수영을 다녀온 뒤에 어제와 비슷하게 물을 보러 갔다. 정말 신기하게도 오늘도 어제와 같이 기분이 좋았다. 뭔가 설명하기 어려운 감각인데, 아마 본능이랑 비슷하게 내재되어 있던 종류의 것이 아닐까 싶다. 물을 보러 도착한 순간의 그 느낌이 좋다. 오늘은 어제 못 봤던 호랑이 석상도 봐줬다. 내가 무슨 돌봐주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틀린 말은 또 아닌 것 같다. '돌'봐주고 있긴 하다. 여유..

아침걷기10

너무 쉬운 것도 너무 어려운 것도 아닌 자신에게 딱 살짝 고민해서 풀 수 있는 문제를 풀 때 가장 집중력이 커지는 것 같다. 철학에 대해서 잘은 모르지만, 문제를 명확하게 정의함으로써 풀 수 있는 문제로 만드는 것도 포함이 되지 않을까 싶다. 나의 인생 또한 문제 투성이일 텐데 이 문제들을 내가 조금 고민해서 풀 수 있는 문제들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너무 어려운 거 말고, 내가 풀 수 있는 문제이면서 너무 쉽지만 않은 것이면 다 될 것 같다. 그리고 지금 그런 문제들은 상당히 많다. 오늘은 왠지 상당히 일찍 일어났다고 느끼는데 벌써 해가 떠 있으니 약간은 서운한 느낌도 든다. 여름 해는 왜 이렇게 빨리 뜨는 거냐고 혼잣말을 해본다. 아침걷기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어제 일을 환기하는 시간이 생긴다. ..

아침걷기8

요 며칠 해야 할 일이 있어서 수면시간이 4~6시간이다. 수면시간을 줄이는 것이 좋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내가 이겨낼 의지가 분명하니 눈이 떠지고, 할 일을 되는 데까지 달려들어서 해내고 있다. 나에게 현재 가장 필요한 것은 생산성이다. 행동해야 하고,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 예전에는 나를 과잉보호하느라 결과를 내는 것에 있어서 두려워하고 피하고 있었다. 아무리 도전을 한다고 해도 결국 도망치는 수준으로 살고 있었고, 그 사실을 나만 모르고 있었다. 아니 뻔뻔하게 모른 체하며 살았다. 이제는 이러한 점을 받아들인다. 내가 원하는 모습을 얻고자 하는 욕구가 나의 과거를 붙들고 과잉보호하는 것을 내려놓게 할 수 있었다. 내가 멋지다고 생각하는 모습을 갖추고 싶었다. 하지만 그런 모습들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