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프/아침걷기

아침걷기11

가랑비 2023. 6. 15. 17:28

  오늘은 외부 일정이 없었음에도 수영을 다녀왔다. 이른 아침 출발해야 해서 일찍 일어난 직후에는 목표를 향해 걸었다. 여유 있는 걸음걸이를 여러 번 경험해보다 보니, 목표가 있을 때의 걸음걸이와 차이를 알 수 있게 됐다. 이런 식으로 비슷한 종류의 것을 다양하게 접해보는 것은 새로운 관점을 알려주는 맛이 있다. 수영을 다녀온 뒤에 어제와 비슷하게 물을 보러 갔다. 정말 신기하게도 오늘도 어제와 같이 기분이 좋았다. 뭔가 설명하기 어려운 감각인데, 아마 본능이랑 비슷하게 내재되어 있던 종류의 것이 아닐까 싶다. 물을 보러 도착한 순간의 그 느낌이 좋다. 오늘은 어제 못 봤던 호랑이 석상도 봐줬다. 내가 무슨 돌봐주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틀린 말은 또 아닌 것 같다. '돌'봐주고 있긴 하다. 

  여유가 있을 땐 주변을 더 꼼꼼하게 관찰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못 보던 귀엽고 예쁜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사진전을 여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이번에는 조그맣게 나온 연두색 빛깔의 잎들이 너무 귀엽다고 생각해서 사진을 찍었다. 오래전부터 좋아해 왔는데, 이번엔 플라타너스의 잎이 손톱만 한 게 나와서 유독 눈에 띄었다. 그리고 또 저 멀리에 있는 건물의 색과 형태가 내 눈을 끄는 것이 있으면 유심히 보게 되는데 그런 것은 고민하지 않고 일단 찍어두는 편이다. 

  어제는 집에 돌아와서 남은 시간을 어떻게 쓸까 하고 멈춰서 생각했다. 그리고 글로 기록을 남겼다. 고민 끝에 나의 일상의 힘을 길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장보기, 밥 먹기, 청소하기, 노래 듣기를 할 일로 설정하고, 만족스럽게 잘 지켰다. 이 경험을 지속적으로 쌓아서 이 삶이 당연하다고 여겨지는 시점까지 할 것이다. 내가 원하는 내가 되려면 필요한 사고방식과, 행동들이 있다. 그런 것들을 처음엔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포기할 건가? 그건 일단 아니다. 이쯤 되면 가볍게 결단을 내릴 때가 됐다. 나는 지금 훈련이 필요한 것이다. 앞으로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지속적으로 구체화하는 작업을 해나갈 것이다. 마음은 꺾여도 몸을 계속 움직이게 유지할 수 있다면, 마음도 다시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나를 아껴주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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