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프/아침걷기

아침걷기12

가랑비 2023. 6. 16. 10:20

  오늘은 가족과 함께 나갔다. 조금씩 같이 하는 게 생기는 느낌이라 기분이 좋다. 곧 잘 흔쾌히 수락해 주는 게 있으니 좋다. 가족끼리 이렇게 같이 하는 게 있는 게 정말 좋은 것 같다. 물 보러 갔다. 오늘은 다리 위에서 구경하다가 내려가서 좀 더 걷다 돌아왔다. 나는 오늘도 주변을 살피면서 걸었는데 다른 점은 가족한테 내가 보고 느끼는 것들을 말하고 있던 것이다. 요새 마치 애기 때로 돌아간 기분이다. 근데 내가 이렇게 애기같이 느끼는 것이 특별한 기분은 아니다. 호기심이 많아서 이것저것 기웃거리는 게 많고, 조잘조잘 떠들어 댈 때면 애기가 된 기분이 드는 건데, 사실 자주 그런다. 

  처음에는 호기심 많은 게 좋지 않은 경우들이 있었던 게 기억이 난다. 다른 이의 아픔을 아무렇지 않게 건드리게 되는 경험도 있었고, 단체 생활을 하는데 방해가 되는 호기심도 많았다. 이런 경험들 때문에 호기심을 죽였던 적도 있었다. 그랬더니 나의 삶의 다채로움이 사라졌다. 이건 아니다 싶어서 호기심을 다시 꺼내기 시작했다. 그래도 다른 사람들과 교류하는 과정에서 어떤 부분들은 민폐로 여겨질 수 있기 때문에 잘 살피고, 주의해서 하고 있다. 

  오늘은 다른 게 아니라 자연 생물들에게 눈길이 갔다. 그래서 맘 편히 즐겼다. 물 옆에 난 다양한 꽃들과 색이 예쁘고 알록달록해서 눈이 즐거웠다. 오늘은 또 의식은 했지만 별생각 없이 지나갔던 큰 버드나무를 봤다. 다시 보니 정말 컸다. 그리고 까치가 돌이랑 풀을 막 부리로 물고 가려는 것을 봤는데 신기했다. 그리고 낮게 나무가 있던 곳에 참새가 앉아있는 것을 내 키에 맞는 시선으로 보고 있는 것도 색다른 재미였다. 눈높이가 달라져도 새로운 느낌을 준다는 것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예전에도 느꼈지만, 영상은 그 흐름을 내 마음대로 하기 어렵지만 그림책은 그 속도를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차이가 정말 흥미로웠다. 이번엔 노래에서도 비슷한 것을 느꼈는데, 음악도 그 흐름대로 가게 되는구나 생각이 들었고, 악보를 보고 그 흐름을 내 마음 대로 할 수 있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글의 경우에는 정말이지 그 흐름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 이런 특징 때문인지 글을 읽을 때 창의력이 터져 나오는 것 같다. 물론, 그 글을 흐름대로 따라가는 경험도 중요하다. 다만, 영상이나 음악 같이 결과적으로 흐름이 정해져 있는 것과는 다르게 시간적인 요소가 없어서 그 흐름이 사용자 자율에 맡겨진다는 것이 매력이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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