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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자연을 보면 이유 모를 뭉클함을 느끼곤 한다. 내가 일상에서 접하지 못한 자연을 볼 때 신비로움을 느낀 경우가 많다. 특히 웅장함을 느낄만한 광활한 장면을 마주할 때 특히 그렇다. 그리고 미세한 세계를 사진으로 접하는 것에서도 그렇다. 보면 볼수록 자연은 유연함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대류현상, 물의 흐름으로 인한 강의 생성과 소멸 그리고 퇴적과 침식, 융기와 침강 등을 보면 오름이 있으면 내림이 있다. 사람의 호르몬 체계도 그렇다고 알려져 있다고 한다. 근데 유독 사람의 사고는 좀처럼 내림을 배우지 못하는 것 같다. 물을 사 먹는다는 것을 상상하지 못하던 시절이 있었다는 것을 생각해본다. 지금은 어쩌다가 물을 사 마시게 됐을까? 물이 오염돼서 식수로 쓸 수 있는 게 줄어든 걸까? 아니면 분업의 일종으..

내꺼내/글싸기 2021.01.29

털 연대기

최근 혼자 의도치 않게 부쩍 자라 자타의 시선이 가게 되는 것이 있다. 수염에다가, 남자인데 길게 자란 머리카락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성장의 한계가 궁금해지는 코털이다. 코털도 좀 눈썹처럼 보다 짧은 길이에서 멈췄으면 좋겠는데, 왜일까 아주 천천히지만 코 바깥으로 나올 정도로 길게 자라는 거 같다. 뽑고 있긴 한데 아프고 간지러워서 재채기 나오고 그런다. 뽑는 건 위험하다고 하니 다른 방법으로 바꿔야겠다. 어린 시절부터 수염이 나는 게 멋지다고 생각해서 얼른 수염 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중학생 때 내 턱 부근에서 혼자 길게 자란 털 하나를 보며 뽑았는데, 그랬던 내가 지금은 거의 덥수룩 난다. 수염도 굳이 따져보자면 '머리'카락이다. 잘 관리해준다면 다양한 연출을 해줄 수 있는 효과가 있어서 좋다. ..

내꺼내/글싸기 2021.01.28

상쾌한 아침

지금 행복하지 못하는 데 내일이라고 행복할까? 지금 기분이 좋지 못하는데 돈 많이 벌 미래를 생각한다고 내일 기분이 좋을까? 나도 잘 모른다. 다른 사람은 어떨지 몰라도 적어도 나는 내일이 기대되는 '오늘'을 지금 당장 살고 싶다. 마시멜로 따위 그냥 좀 먹으면 어떤가. 아침에 일어날 때 어둡고 우중충한 기분으로 일어나는 것만큼 끔찍한 게 없다. 오늘 하루를 잘 살아내면 자연스럽게 내일이 기대될 것이다. 오늘 하루를 어떻게 잘 살 수 있을까? 먼저 감정에 집중해보자. 내가 어떤 때에 기분이 좋고, 어떤 상황에서 기분이 안 좋은지를 알아보자. 그리고 그 기분을 적절히 활용해서 내 하루를 내 힘으로 내 취향껏 직접 꾸며나가 보자. 지금 주어져 있는 단 하루만으로, 내 의지로 내 삶을 바꿀 수 있다고 한다면 ..

내꺼내/글싸기 2021.01.27

우선순위

삶은 유한하다. 하루도 유한하며 길지 않다. 하고 싶은 일이 많을 수도 있고, 좋아하는 일이 많을 수도 있다. 누구든지 빠짐없이 가지고 있을 법한 공통점은 해야 할 일이 있다는 점이겠다. 해야만 하는 일만 해도 넘쳐나고, 거기에서 조금이라도 내가 좋아하는 거 하려고 하면 시간이 없는 거 같다. 이런 상황에 처한 우리는 일의 우선순위를 정하라는 말은 자주 들어봤을 것이다. 다만 어떻게 우선순위를 정해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일단 정했다 하더라도 실제로 해보면 그렇게 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나'와 '내가 처한 상황'을 아는 것이 우선순위를 정하는데 좋은 지표가 된다. 우리에겐 항상 해야 하는 일들이 있다. 계획해야 성공에 가까이 갈 수 있다. 우선순위와 비중을 정해야 뭔가 작은 거라도 이뤄내기 더 수월하다..

내꺼내/글싸기 2021.01.26

재도전

나는 꿈이 컸다. 이상이 높았다. 이상의 '날개'처럼 이상을 상상하면 날개가 돋는 듯 어딘가 간지러웠지만 나는 날 수 없으며, 그 밑은 낭떠러지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냥 가만히 있었다. 근데 지금은 이상의 소설 속 주인공 또한 낭떠러지로 떨어지고자 한 것이 아니라 재도약을 하겠다는 이상을 꿈꾸며 간지러움을 느꼈던 것이라 생각한다. 흥미진진하고 멋진 상상을 할 때 느끼는 저릿하고 짜릿한 그 감정이 신체에서 나타나는 현상은 간지러움도 있는 것 같다. 알고 보면 겨드랑이가 아니라 가슴팍 어딘가에서 느꼈을 것이다. 더 나은 세상을 꿈꿨다. 모든 사람이 다 행복할 수 있는 세상에 대해 고민했고 그만큼 나의 좌절은 컸다. 현실은 많이 심각하다고 생각했다. 현실이 그렇다는 사실보다 더 무서운 것은 나는 그걸..

내꺼내/글싸기 2021.01.25

나무 너무 좋아.

나도 가끔 눈물을 흘린다. 영화 보다가 나도 몰랐던 눈물샘을 발견하곤 했는데, 이제 와서 보니 뭔가, 영원함에 대한 것이나 기다림이나 사람의 순수함과 따듯함 등에 마음이 동하는 것 같다. 초등학생 때쯤 나는 나무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던 기억이 있다. 당시엔 왜 그러는지 스스로도 의아해했다. 중학생을 지나면서는 '무슨 그런 터무니없는 생각을 했지?'라고 넘기고 말았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다 이유가 있었던 것 같다. 너무 어린 나이에 혼란을 많이 겪고, 세상의 어지러움을 너무 일찍 알아버렸던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영원함이니 순수함이니 이런 것을 뭔가 사람에게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은 알지만, 영화로라도 그것을 접하게 되면 눈물이 왈칵 튀어나왔던 것 같다. 남들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나무는 묵묵히 자기 할 일을..

내꺼내/글싸기 2021.01.24

루틴

성공하는 사람들의 루틴이라는 말을 언젠가 들었던 것 같다. 나도 그게 알려진 후에 루틴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게 됐고 의미는 같은 동작을 반복하는 느낌이 강하다. 특히, 긴장감 도는 상황에서 루틴을 함으로써 평상시 나의 페이스를 찾는 경우에 많이 쓰인 것 같다. 규칙적인 행동을 통칭하게 되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어찌 됐건 루틴은 중요한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루틴은 뚝하고 딱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나에 의해서 형성되는 것에 가깝다는 생각이다. 마치 지구 내에 벌어지는 자연현상 중에 지층의 변화 같이 천천히 하지만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보인다. 다른 사람이 아니라, 바로 나에 의해서 말이다. 다른 사람들의 '루틴'을 갖다가 나한테 딱 적용하는 건 그 사람의 인생을 나도 살겠다는 말과 같은 규모..

내꺼내/글싸기 2021.01.23

개성과 모방

지금 나는 내가 누구인지 많이 알아가고 있다. 또, 내 마음을 인정해주는 것을 통해 내가 원하는 방향을 이끌어 내는 것을 경험했다. 내가 가고 싶은 길은 뭔지 윤곽이 보이는 것 같다. 이 과정에서 도구를 채택하게 된다면 빠르게 습득하는 과정, 모방을 통해 시작하면 되겠다는 생각이다. 계속해서 드는 느낌은 중심이 있어야 좋다는 점이다. 그 중심이 곧 개인의 것을 대표하는 것이기도 하다. 중학생 때, 수행평가로 그림을 그렸던 기억이 난다. 두 가지 기억이 있는데, 하나는 잉어 먹그림, 다른 하나는 동양화 호접도 중에 하나였다. 호접도를 그렸을 때가 모방의 적절한 예시다. 기분 좋았던 경험이었는데, 결과물이 전시회에 걸렸기 때문이었던 게 컸던 것 같다. 근데 거기서 끝이었다. 당시 내가 멍하게 지냈던 때였기도..

내꺼내/글싸기 2021.01.22

도움

도움도 필요한 사람에게 가야 적절한 효과를 볼 수 있다. 조언도 도움에 포함되는 내용이라고 보면 되겠다. 한 때는 도움 없이 내 힘으로 해보려는 시도를 했던 적이 있었다. 단순하게 나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것 같다. 겁 없이 도전하던 시기가 나한테도 있었다. 의지가 오래가지는 못했던 것 같다. 부딪혔을 때 뭔가 안 되는 게 있으면 일단 멈추게 됐는데, 그러면 다시 언제 그랬냐는 듯 아무 생각이 없이 지낸 시간이 많았던 것 같다. 근데 딱 하나는 못 놓겠던 것이 있었다. 다름 아니라 인생에 대한 고민들이었던 것 같다. 수학 문제를 풀면서 막힐 때, 초반에는 내 힘으로 해결해보려고 한 적이 있었다. 양이 많아지고 내용도 어려워지면서 시간을 투자하기 어려워지다 보니 그만두게 됐다. 이런 식으로 의지가 ..

내꺼내/글싸기 2021.01.21

불쌍함

나는 남을 불쌍하게 생각하는 것을 그만두기로 했다. 나는 상황을 최대한 정확히 파악하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는 걸 좋아한다. 그 길을 계속 걸어갈 것이고 가는 도중에 내게 도움을 구하는 사람이 있을 때 내가 부담이 되지 않는 선에서 도움을 줄 것이다. 누구든지 불쌍하게 생각할 것이 없다.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이미 귀하기 때문이다. 다만 아직 빛을 꺼내지 못하는 이에게는 빛이 나올 수 있게 외부에서 도와주는 것이 필요할 뿐일 것이다. 적어도, 자신만이라도 자신의 가치를 알아내려고 관심 가져줘야 한다. 장애인에 대한 생각도 지금은 어떤 사람에겐 이미 진부한 이야기겠지만 한 번 훑어볼 필요가 있겠다. 예전엔 장애인을 생각하면 불쌍하다고 여겼던 기억이 있다. 길에서 장애인 분들을 봤을 때, 무작정 안타까운 ..

내꺼내/글싸기 2021.0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