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꺼내/글싸기

루틴

가랑비 2021. 1. 23. 12:31

  성공하는 사람들의 루틴이라는 말을 언젠가 들었던 것 같다. 나도 그게 알려진 후에 루틴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게 됐고 의미는 같은 동작을 반복하는 느낌이 강하다. 특히, 긴장감 도는 상황에서 루틴을 함으로써 평상시 나의 페이스를 찾는 경우에 많이 쓰인 것 같다. 규칙적인 행동을 통칭하게 되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어찌 됐건 루틴은 중요한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루틴은 뚝하고 딱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나에 의해서 형성되는 것에 가깝다는 생각이다. 마치 지구 내에 벌어지는 자연현상 중에 지층의 변화 같이 천천히 하지만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보인다. 다른 사람이 아니라, 바로 나에 의해서 말이다. 다른 사람들의 '루틴'을 갖다가 나한테 딱 적용하는 건 그 사람의 인생을 나도 살겠다는 말과 같은 규모의 말인 것 같다.

 

  나는 대입 수험생활 때 즈음부터 규칙적인 삶에 대한 동경이 커졌던 것 같다. 뭔가 꾸준함에 멋짐을 느꼈던 모양이다. 규칙적으로 사는 사람이 대단해 보였다. 자연스럽게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부터 하루에 몇 시간은 공부, 몇 시간은 운동, 독서 등으로 채운 하루를 사는 삶에 부러움을 느끼기도 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렇게 잘 안 됐다. 그나마 가장 근접했던 삶이 재수생활 때여서 이렇게 살면 되겠다는 생각을 잠깐 하긴 했었다. 대학에 들어가면서 모든 게 내 의지로 이뤄진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뼛속 깊이 새기면서 그 삶에 대한 동경을 또다시 시작하게 됐다. 다행히 건강에 대한 위기를 체감하고 시작한 수영이 규칙적인 삶에 대한 첫발을 내딛는 경험이 되었다. 

  처음에 일단 시작했다. 그게 재미가 붙어서 오늘 한 게 너무 좋아서 내일도 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반복하게 되는 시간대가 생기고, 행동이 생긴다. 그렇게 정착하게 되는 단계가 생긴다. 하고 싶은 게 많은 데 그걸 하루에 여러 개를 하려다 보니 시간은 한정되어있으므로 자연스럽게 효율을 찾게 된다. 이런 식으로 만들어지는 게 루틴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루틴을 만들어야겠다고 색종이 오려서 갖다 붙이듯 내 삶에 붙여지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뭔가를 시작할 만한 적당한 계기, 단순한 호기심에서 시작할만한 수준의 것에서 가장 작은 일을 시작해본다. 최근에는 글쓰기와 달리기가 마침 나한테 딱 알맞은 형태로 다가왔던 것이다. 꾸준함은 결과라는 말에는 루틴도 포함이 되는 것이겠다. 꾸준히 뭔가 하다 보면 나한테 맞게 내가 스스로 수정해 나가는 과정이 필연적으로 생길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 과정에서 나의 호불호가 갈리게 되고, 내가 편한 게 뭐고 불편한 게 뭔지 알게 되고, 더 나한테 좋은 방향으로, 더 나한테 편한 방향으로 가게 되어있는 것이다. 여기에 적당량의 도전이 주어지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그 도전을 물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 눈에 띄는 성장을 일궈내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 것이다.

 

  내가 마음이 가는 것을 찾다 보면 스스로 그것을 잡기 가장 적합한 환경을 만들어 내게 되어있다. 물론 정보의 한계로 인해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할 때가 많기는 하겠지만, 그것을 필요로 구하는 사람이 나여야 한다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그게 자신이 아니게 된다면 길은 보이지 않을 것이다. 그것에 필요를 느끼고 계속 그것을 위해 고민하다 보면 어떤 부족한 점이 보이게 되고, 그 부족한 부분을 채울 것이다. 잘 되는 점이 있으면 좋아서 또 계속할 것이다. 그렇게 점점 수정되면서 정착하는 행동에 도달하는 지점이 바로 루틴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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