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꺼내/글싸기

인간관계

가랑비 2021. 1. 1. 01:26

  인간관계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대화라고 생각한다. 대화를 통해 서로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알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방법 중에 하나이기 때문이다. 종종 들리는 말을 보면 말하지 않아도 안다는 것은 이미 충분히 대화가 다 된 부분에 한해서 적용되는 것일 뿐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 점도 주의해야할 것은 사람은 새로운 경험을 통해 변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많다는 점이다. 물론 그만큼 새로운 경험이 없을 수록 사람이 그대로있다는 것일 수도 있다.

 

  대화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꽤 많다. 상대방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게 뭔지, 싫어하는 게 뭔지, 뭘 재밌어 하는지 등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나이가 어릴 수록 자신에 대해 모르거나 아직 확립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할 것이다.

  내가 선택할 수 없는 관계인 가족관계에서 대화는 최후의 연결고리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말하지 않으면 모르기 때문이다. 친구관계에서는 나와 비슷한 사람들과 친해지기도 할 것이고, 나와 다른 면이 더 많아 보이는데도 친해질 수 있을 것이다. 아주 같을 수는 없을 것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시선에 대해 배우게 되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애인관계에서는 같이 걸어 가며 가장 가까이서 도와주며 서로를 채워주는 기회가 될 것이다. 여기서 이 구분은 단지 관계의 형태가 다양하고 그에 따른 특징이 있다는 점을 상기시키기 위함일 뿐이다. 중요한 점은 공통된 부분, 모두 사람이라는 점이다.

  혼자살아도 괜찮은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여러 생각을 거친 끝에 사람들과 같이 사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 제일 크게 작용했던 점은 내가 이루고 싶은 것들이 많은데 그걸 해내기 위해서는 혼자 힘으로 어렵다는 점이었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사람들과 잘 지내는 것의 필요성을 느꼈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많은 것을 새로 배워가고 있다. 결국 사람들과 같이 지내면서 서로 도움이 되는 관계가 가장 이상적이라고 느꼈다.

  사람은 각자 다 다를 수 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에게 필요한 부분이 뭔지 그 사람에게 내가 받을 수 있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아는 것도 중요하다. 계산적이라고 생각될 수 있지만, 이런 부분은 일단 뒤로 해보자. 극단적으로 말해보자면, 사랑이라고 하는 것도 사실은 굉장히 다양한 형태로 오갈 수 밖에 없다. 두 사람 사이에서만 해도 한 사람이 사랑이라고 주고 싶어하는 점과 받고 싶어하는 점이 다 다르고, 상대방 또한 마찬가지로 다 다를 수 있다. 운 좋게도 비슷하고 잘 맞으면 그게 바로 운명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겠다. 안 맞는다고 해서 무작정 작별을 고해야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그 네 가지 형태가 다 다를 수 있다는 점과 그것이 어떤 형태로 나타나는 지 알고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보는 관점은 굉장히 매력적인 자원이 될 것이다. 

 

  관계를 유지하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양 방향으로 아끼는 마음인 것 같다. 아무리 티격태격하고 현실은 시궁창 같더라도 서로 마음이 조금이라도 남아있다면, 개선의 여지는 그것으로 충분하다. 다만 노력이 많이 필요할 뿐이다. 그 다음에는 문제 해결의 영역은 기술의 문제이다. 다들 잘 대화하고 서로를 위해 노력하는 것을 배우지 못해서 생기는 안타까운 문제들일 뿐이다. 상황에 따라서는 제 3자의 개입 혹은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할 것이다. 흔히 가족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요구되는 사항들이다. 여기서 흥미로운 내용은 그 가족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그 흔한 문제들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자녀는 가족을 선택할 여지가 없지만 부모의 경우 사회적 압박을 제외한다면(물론 꽤 큰 부분이겠지만) 서로를 선택하는 영역이다. 남따라 선택하는 일에는 예상치 못한 고통을 얻기 쉬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기가 하고 싶어서 했어도 예상치 못한 일로 어려움에 봉착하는 경우도 많은데, 내가 원하지도 않은 일로 남 눈치 보느라 선택한 일로 어렵기까지 하면 헤쳐나가기 정말 힘들 것 같다. 무엇보다 먼저 나를 알아가고 너를 알아가면서 우리가 같이 사는 법을 배워나가는 시간이 필요하다.

  서로 아끼는 마음을 가진 것을 알고 상대방이 느낄 수 있게 표현하며 서로에 대해 꾸준히 알아가는 것이 필요하다. 함께 지내면서 서로에 대한 일종의 설명서를 공유하는 것이다. 그 설명들을 참고해서 배려한다. 안 맞는 부분이 있어 충돌할 경우엔 서로 의견을 충분히 나누고 절충안을 만들어 지키는 것이다. 감정싸움으로 번지지 않도록 미리 미리 할 수록 좋다. 감정싸움이 되면 관계에 중요하다고 말했던 부분인 아끼는 마음이 왜곡 되어버리기 때문에 가장 치명적이라고 할 수 있다. 뭘 얘기 하더라도 가볍게 생각하지 않는 태도가 있다면 더 좋다. 강하게 표현하자면 자기 재단에 맞춰 무시하지 말라는 뜻이다. 내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사전에 없는 내용이거나 다른 정의를 상대방이 갖고 있다면 이해하기 위해 가능한 많은 대화로 내 사전에 등록하는 방법이 감정싸움이 없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한 방향으로만 된다면 그 관계는 별로 건강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사람이 사는 과정에 다른 사람과 어울리는 것은 거의 필수적이다. 그러므로 인간관계를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게 해주는 가장 좋은 방법이 대화이다. 내가 선택할 수 없던 관계라도 건강한 관계여야 유지할 수 있고,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관계라면 더더욱 건강한 관계가 좋을 것이다. 건강한 관계의 필수 조건은 대화가 꾸준히 잘 이루어지는지 , 서로 아끼는 마음이 있는지 다른 말로 서로가 쌍방향으로 맞춰 나갈 수 있는지 여부이다. 그것이 잘 이루어지기 위해서 각자가 먼저 스스로를 잘 아는 것이 준비가 되어 있으면 좋고, 아니더라도 잘 알아 보려는 노력이 있으면 된다. 여기서 놓치면 안되는 부분은 내가 나에게나 상대방에게나 잘 안다는 착각은 위험하다. 이 착각을 하지 않는 방법으로는 내 사전과 상대방의 사전은 삶을 살면서 계속 업데이트 될 것이라는 점을 기억하면 될 것이다. 

728x90

'내꺼내 > 글싸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선택  (0) 2021.01.04
휴식  (0) 2021.01.03
씨앗  (0) 2021.01.02
몸을 움직이자.  (0) 2020.12.31
안녕?  (0) 2020.1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