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꺼내/글싸기

선택

가랑비 2021. 1. 4. 12:31

  매트릭스의 빨간 약, 파란 약을 보며 바로 떠오른 것은 '선택'이었다. 그리고 그 선택의 기저에는 자신의 현재까지 살아온 가치관이 깔려있을 것이다. 그것의 다른 의미는 자신의 의지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나는 영화에서 나와서 한 번 더 선택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의미의 하나로 문화를 학습하는 부분이 있다. 자신이 속해있는 사회의 모습을 어릴 때는 무분별하게 습득한다. 그리고 그렇게 습득한 부분들은 다른 문화를 접하기 전에는 거의 의심을 사지 못하게 되어있다. 이렇게 습득된 것은 내 의지가 반영이 됐다고 생각하기는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나'라는 존재가 의식을 가진 후에 자신을 돌아보면서 이대로 살지, 다른 삶을 살지 '선택'하는 시기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책브리핑에 올해 무상교육을 고등학교까지 전면 실시한다는 내용이 나왔다. 이 말은 고등학교까지도 의무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개인적으로 의무교육의 의미가 자신의 삶을 선택하기 위한 경험의 평균화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태어나서는 눈 앞의 세상이 전부지만 성장하면서 더 많은 요소들이 세상을 이룬다는 것을 알기 시작한다. 이 과정을 막는 것이야 말로 성장을 제한하는 것이다. 또한 어떤 경우에는 자신에게 남은 선택지가 극단적인 선택뿐이라고 생각하게 될 수도 있다. 비범한 사람이 아니고서야, 자신의 세상 안에서 만난 선택지대로 살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교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대입 시험에서 객관식 또는 서술을 가장한 객관식에 절여지고 나면 더욱더 내 선택지 안에서 답을 내지 않고서는 두려울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의무교육을 실행하려면 대입을 위한 교육만 해서는 안 된다. 다행히도 그것을 뚫고 다른 선택지를 고른 비범하신 분들이 먼저 세상을 살아 보고 다른 선택지가 있더라는 목소리를 내주고 있기 때문에 희망이 있다고 생각한다. 

  누구는 현실을 직시하라고 말한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 본뜻을 들여다보면 '상황 파악해라'든지 '사회에 너를 맞춰 넣어라'는 말이다. 물론, 인생의 선배로서 깨달은 바를 알려주는 것은 굉장히 감사할 일이며, 배워야 할 점이 굉장히 많다. 그러나 이것을 '정답'이라고 말하는 것은 굉장한 오류가 있다는 것이다. 사람이라는 존재는 모순이 많으며, 각자의 답은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나에게는 현실을 직시하는 것을 나를 들여다보라는 것으로 이해한다.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길에는 다 이유가 있다. 사회를 구성하는 필수적인 요소일 비율이 높고, 많은 이점을 얻을 수 있다. 아무리 어려운 길이라 하더라도 어떻게 보면 '편한' 길이다. 먼저 그 길을 걸어간 사람들이 있고, 많은 사람들과 그 길을 함께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문제는 그 '편함' 때문에 맹목적으로 접근하게 되어버리는 것이다. 굳이 그 길을 가지 않아도 될 사람도 재능, 시간, 돈을 낭비하게 되며 심지어는 목숨마저 잃는 결과도 초래한다. 이는 결국 사회적으로 손해가 되는 것이다.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나의 선택이 중요하다. 그리고 그 선택을 존중하는 주변 사람들이 중요하다. 이것이 이뤄지려면 사람들이 인격을 존중할 줄 알아야 한다. 여기서 필요한 것이 바로 교육이다. 인격적으로 존중받는 사람이 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배워야 하는 것이 의무교육이 지향해야 할 바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길을 자신이 선택하고 책임지는 것이 이상적이다. 그 속에서 놓치지 말아야할 것은 자기가 자신의 인격을 존중하는 것이다.

 

  삶을 살아가면서 필요한 것들은 셀 수 없이 많다. 개인적으로 가장 필요성을 느끼는 부분은 내 삶을 선택으로 개척해 나가는 힘을 길러야 한다는 것이다. 아쉽게도 매트릭스의 네오에게 나타난 모피어스의 빨간 약과 파란 약 같은 선택지같이 명확한 것이 내 눈앞에 나타나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내 안을 잘 들여다보면 계속해서 내 안의 어떤 무언가가 계속해서 빨간 약과 파란 약을 내밀고 있을 수도 있다. 지금껏 그것을 무시해오지는 않았는지 한 번 생각해보면 좋겠다. 삶은 선택의 연속이라는 말이 있다. 앞서 언급했듯 의지가 담기지 않았다면 그것은 선택이라고 보기 어렵다. 타인에 의해 선택당한 삶은 아니었는지 재고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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