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꺼내/글싸기

같이 성장

가랑비 2021. 2. 1. 12:31

  나는 살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혼자 사는 것보단 같이 사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 처음엔 외로울 것 같아서, 그다음엔 이 세상은 사람이 만든 곳이고 이 세상을 살아가려면 사람들과 어울려 지내는 게 낫다고 판단했고, 또 그다음엔 대화 나누는 게 좋아서였다. 지금은 같이 성장하고 싶어서 같이 살고 싶다. 

 

  실천하는 연습이 부족했던 탓에 생각만 많이 하는 안타까운 상태로 오랜 세월 보내게 됐다. 제자리에 우두커니 선 채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이렇게 살다가는 나아질 게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도움을 받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뭔가 동아줄이 내게 와주는 것을 기다리게 됐던 것 같다. 그런 상태에서 외로움을 느끼게 된 것이 아닐까 추측해본다. 그렇게 나는 혼자 살 수 없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 외부 자극으로 인해 내가 성장하는 것을 계속해서 느꼈던 것 같다. 새로운 세상을 접하고 새로운 생각을 하게 되는 그 자체가 재밌기도 했다. 다른 사람의 관점을 통해 더 배울 수 있는 것도 정말 매력적이다.

  정말 동아줄이라고 생각될만한 이벤트들이 있었기도 했다. 난 힘껏 잡았다. 지금 생각해보니 계속 꽉 잡았어도 괜찮았을 것 같은데 참 의심도 많고 고집도 셌던 것 같다. 그래도 그 덕에 지금 내 모습이 됐다고 보면 불만은 없다. 나는 굉장히 폐쇄적인 사람이었구나 다시 한번 느낀다. 그럼에도 생각을 바꿔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얻어냈다는 점에서 내가 참 대견하다. 결과적으로 나에게 있어서만큼은 좋은 판단이었다. 

  그렇게 시작하게 된 다른 사람들과의 대화는 정말 기분이 좋았다. 다른 것에서 재미를 느끼는 것도 많긴 하지만, 내가 고민하고 생각한 것들을 떠들어 대면 내가 뭐라도 된 기분이 들어서 좋았던 것 같다. 그 말을 들어준 상대방이 칭찬해주면 그게 또 기분이 좋았던 것 같다. 물론 당시에는 "아니에요~"이러면서 속으로 좋아했다. 지금은 감사 인사와 함께 칭찬으로 들을 수 있게 됐다.

 

  생각을 거듭할수록 사람의 가치는 정말 엄청나다고 생각이 들게 된다. 존재 자체가 이미 가치 있다는 말에 동의하게 되는 중인 것 같다. 하나 아쉬운 점은 그것을 꺼낼 수 없다는 것이다. 꺼내는 방법을 모르고, 꺼내게 도와주는 사람도 없다는 점이다. 세상에 아이디어는 많지만 그것을 실제로 꺼내고, 실현시키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는 말과 비슷하다.

  인간관계에서 대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잘한 일이라고 칭찬해주고 싶다. 그 덕에 '공감'을 알게 됐고, '마음'을 알게 됐다. 그 가치는 이성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감정에서도 나온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었다. 이성이 중요한 것은 오래전부터 해왔기 때문에 아직도 배울 점은 수없이 많아도 꽤 많이 발전시켜왔다고 생각한다. 그에 비해 감정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하면서 대하는 태도는 굉장히 비루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러한 감정, '마음'에 대해서 언급하는 것을 부끄러워한다면 다시 한번 생각해보면 좋겠다. 우리는 지금 정말 재밌는 세상에 살고 있다. 돈이 없는 것을 부끄러워한다. 집이 없는 것을 창피해한다. 감정을 꺼내는 것을 민망해한다.

 

왜?

 

  다른 사람을 뭉개고 그 위로 올라가려는 행동을 부끄러워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남의 등쳐먹는 짓을 하는 행동을 창피해하는 것이 좋지 않나? 필요할 때만 연락하려는 것에 민망해하는 것이 낫지 않나? 애먼 것에 감정을 쓰고 있지 않았는지 질문을 살포시 던져본다. 물론 이렇게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수도 없이 많다. 이 얘기는 다음에 다루기로 한다.

  내가, 너가 그리고 우리가 마음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면 많은 것이 변화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미 지금 나는 나에게 마음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며 성장을 하는 것을 느끼고 있다. 에게 나만 알기 아깝기도 하고 다른 사람한테도 적용이 될 수 있는지 궁금하다. 그래서 대화를 시도한다. 마음에 대한 주제로 대화를 꺼낸다. 그렇게 나는 같이 성장하는 것을 체험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너무나도 당연한 것을 너무너무 너무 당연하게 무시하고 있었던 게 아닐까. 지금이라도 나는 이렇게 살아보려 한다. 같이 성장하는 게 얼마나 황홀한 일인지 직접 느꼈기 때문이다. 이것은 멈출 수 없다. 그렇게 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마련해 나가는 중이다. 사실 특별한 게 아니다. 대화면 된다. 공감이면 된다. 마음이면 된다. 그게 끝이다. 그냥 조금 그런 것들을 더 다루기 쉽게 해주는 기술을 연습하는 게 필요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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