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수히 많은 것들을 안다고 해도, 직접 감각해서 얻는 것과 100퍼센트 일치할 수 없다. 이게 인생의 참 묘미라고 생각한다. 도전하라는 얘기는 이것을 내포하는 말 같다. 견문을 넓히라는 말도 마찬가지다. 보고, 들은 것을 늘리라는 말로써, 감각이 포인트다. 생각만 하고 행동으로 옮기지 않으면 변화를 얻기가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 경험은 나의 사고를 깨어 더 넓힐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오늘 아침은 아쉽게도 조금 별로였다. 그렇다고 기분이 상하거나 그런 것은 아니고, 사실이 그렇다. 그래도 별 타격 없이 일어나서 할 일을 처리하고 걸으러 나갔다. 다시 생각해보면 내가 일어날 수 있는데 안 일어나서 얼른 일어날 수 있게 도와준 것 같기도 하다.
호랑이는 오늘 등쪽을 먼저 보게 됐는데 한 번쯤 올라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굉장히 재밌을 것 같다. 근데 그렇게 생각하고 보니 등이 굉장히 빈약해보이는 것이 아닌가. 머리와 다리만 봤을 땐, 아주 강력해보였는데 등이 아주 어려보이게 느껴졌다. 새로운 면이 보여서 또 흥미로웠다.
물을 보러 가는 길에는 오늘 마감을 신경써야하는 일이 없던 상태라 비교적 편안한 걸음으로 갈 수 있었다. 다음에도 과제를 받게 되면 그날 바로 돌입해야겠다. 이런 편안함이 유지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니 또 여기에 맞춰 행동하게 된다.
물은 오늘도 흐름을 보며 별 생각 없이 눈을 감았다. 호흡을 하고 눈을 뜨니 이번에도 흐릿하던 시야가 많은 자극이 한 번에 들어오는 느낌이었다. 이게 눈이 밝아지는 느낌이다. 돌아가면서 산을 보는 것을 또 깜박했다. 등운동은 슬슬 무게를 올리고 싶다는 욕구가 커지고 있다. 그래도 더 안정적인 상태가 될 때까진 참아보기로 하고 무게를 유지했다.
[오펜하이머] 영화 한 장면 중에서 인상 깊었던 내용 중에 하나가 이론으로는 틀림이 없다고 말한 것에서 실험으로 틀린 결과가 나오는 장면이다. 이것이 내가 언급한 것의 비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당대 최고의 과학자가 '완벽'한 이론을 펼쳤다하더라도 실험으로는 다른 사실이 밝혀지는 것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런데 평범한 사람이 일반적으로 '완벽'한 이론을 경험도 없이 가질 수 있는 가능성은 어느 정도나 될까?
그런데 그것을 따지는 것은 딱히 중요하지 않다. 그래서 어떻게 할 것이냐가 필요한 시점이다. 나는 이론을 펼치면서 동시에 실험을 하는 과학자의 시선으로 바라보기로 한다. 그러면 나의 호기심에서 시작된 일은 더욱 호기심을 자극하는 결과를 만들어 내고, 나의 원동력은 끝 없이 '발전'한다.
나의 에너지의 원천이 만들어질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다름 아닌 경험이었다. 내가 은연 중에 가졌던 생각과 느낌이 맞다고만 여기고 아무런 시도를 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나는 절대 있을 수 없다. 여기서 재밌는 것은 나도 딱히 대단히 뭔가 멋진 이유로 시작했던 것은 아니다. 내가 원하는 나를 얻기 위한 여정의 시작은 나의 욕구였다. 이것은 나중에 더 다뤄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