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은 원동력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 특히 시작할 때 영향을 많이 미친다. 반대로 결과로써 나타나는 감정도 있는데, 이것을 기대하고 행동을 할지말지를 결정하기도 한다. 그 사람이 갖고 있는 감정이 어떤 것들이 있느냐에 따라서도 그 사람을 정의할 수도 있다. 그래서 사람들이 흔히 말하길, 유머코드 또는 슬픔이나 분노하는 포인트가 같은 사람을 만나는 게 좋다는 것으로 봐도 된다.
오늘은 일상이 많이 밀린 하루였다. 다시 예전 모습으로 원상복귀되는 상황이었지만, 이제는 안다. 이런 날도 있을 뿐이고 나는 또 다시 내가 원하는 대로 살고 있을 것이라는 것을. 그렇기 때문에 스트레스는 크게 받지 않았다. 다만 내가 신경써야 할 부분은, 나도 안주하는 성향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실질적으로 변화가 이뤄지지 않았음에도, 상상만으로 내가 뭐라도 된 것처럼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고 있었구나 생각을 하게 됐다. 이것만큼은 지속적으로 경계해야겠다는 생각이다.
호랑이를 보러 나가는 길에 이미 해가 중천인데다가 햇살이 강해서 모자를 뒤집어 썼다. 햇살을 맞고 있으면 뜨거워지고 그늘에 있으면 쌀쌀해지는데, 땀나지 않을 수 있는 점은 아주 쾌적하다. 호랑이의 눈을 다시 보게 됐다. 여전히 한 곳을 올려다 보는 호랑이의 눈빛이 내게 또 알 수 없는 힘을 주는 느낌이다.
물을 보러 가는 길에 이번에도 발걸음이 너무 급한 것을 인지하고 속도를 편안하게 바꿨다. 훨씬 낫다는 것을 느끼긴 했지만, 해야할 일들이 생각이 나면서 발걸음이 마냥 편안하지만은 못한 것을 인지했다. 이게 쌓이면 만성피로가 될 수 있겠구나 싶었다.
물을 보는데, 오늘 날이 맑고 햇살이 좋아서 도토리말리는 것도 봤다. 물을 보는데 물도 맑아서 물결이 그림자가 지는 것을 봤다. 새삼스럽게 다시 보게 됐는데, 빛이 모이는 구간은 찰랑거리는 빛이 일어나는 것이 참 예쁘다. 적당히 보고 눈을 감았다. 더 편안하게 호흡을 했다. 오늘은 몇 번 더 했다. 그리고 천천히 눈을 뜨는데, 한 번 더 물결의 그림자를 볼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
돌아가면서는 등운동을 했다. 15키로로 워밍업하고, 그립을 다시 절반 정도 좁힌 다음, 가슴을 열고 20kg 15회 3세트를 했다. 확실히, 가슴 여는 동작만으로도 어깨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오늘은 큰산을 못 보고 갔다. 왜 그런가 생각해보니 신호등을 건널 때 산을 보는데, 그 때 생각에 잠겨 있었다. 그리고 우회전하는 버스가 횡단보도를 밀고 들어와서 놀라서 금방 가게 돼섲그런 것도 같다. 오늘 같이 맑은 날엔 산을 꼭 봐줘야한다.
나의 아침걷기는 온통 후자이다. 좋을 것을 기대하고 또 하게 되는 것이다. 하고 나면 좋을 것을 알기 때문에 하게 된다. 그것의 원동력은 다름 아닌, 내면의 보상체계이다. 이것을 했을 때 내가 얻는 이점이 이렇게 있고, 그것을 누릴 때 얻는 좋은 감정의 에너지가 나를 계속 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