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프/아침걷기

아침걷기99 피드백

가랑비 2023. 10. 5. 07:38

  사람에게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능력이 없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당장 떠오르는 것은 그다지 좋은 결말이 아니라는 점이다. 아기 때부터 성인이 된 이후에도 삶의 평생 동안 일종의 피드백이 이뤄진다. 그 피드백이 어떤 것이 어떻게 받아들여지느냐의 차이가 그 사람을 만드는 것일 수도 있겠다. 건강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건강하게 피드백을 수용하는 것에 적응이 되어 있어야 한다.

 

  호랑이를 볼 때 요새 계속해서 시각 정보만 가지고 보게 된다. 오늘 보니 초록빛이 사라졌다. 목욕 시켜주고 싶다는 생각은 초록빛 때문이었던 게 큰 것 같다. 그리고 여전히 침 흘린 자국이 있다. 이렇게 호랑이를 지나가는 전후로 날씨가 급격히 추워진 것을 어제 오늘 느꼈다. 기온을 확인하니 실제로 확 떨어졌다. 

  내내 덥다가 추위를 느껴서 그런지 옛날 기억, 감정이 떠오르는 듯 했다. 이 시기 때 쯤엔 쌀쌀했을 때 겪은 기억이 회상이 되는 모양이다. 근데 이건 쌀쌀할 때만 그러는 것이 아니다. 어떤 감각이든 반복된 경험에서는 회상될 기억이 남아있기 마련이다.

  물을 보러 가는 길에 따릉이를 데리고 가고 싶었지만 근처에 정말 하나도 없었다. 물을 보고 눈을 감고 호흡을 했다. 비교적 일찍 자서 그런지 아침걷기 하는 동안에는 피로감이 덜 했다. 근데 글을 쓰는 지금 조금 피로감이 있다. 다시 돌아와서 큰산을 한 번 봐주고, 등운동을 했다. 15키로에서 워밍업을 하고, 20키로로 했다. 3세트 마지막쯤에 자극이 들어온다. 조만간 올려도 되겠다.

 

  나에게 가장 중요한 피드백은 임펄스가 얼마나 반복되었냐는 것이다. 역치를 넘기지 못하는 피드백은 의미를 갖지 못한다. 그래서 한 번에 큰 세기로 느끼게 되던지, 여러번 반복되어 느낄 수 있게 되던지가 필요했다. 그렇게 된 것은 나에게 각인되어 나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기틀이 됐다. 

  이것을 피드백이라고 한 이유는 나는 결국 나를 찾는 여행, 탐험을 하는 중이며 세상에게 질문을 던지는 중이었기 때문이다. 나의 깨달음이라 하는 것은 모두 그 과정에서 되돌아 오는 자극이었다. 앞서 언급했던 반복되는 감각에서처럼 피드백이 '기억'이라는 것으로 남아 '학습'의 최소 조건을 지킬 수 있다. 

 

  달리 말하면 피드백이 결국 학습의 핵심이다. 피드백이 의미가 있으려면 무작위가 아니어야한다. 일종의 규칙성이 확실할 수록 좋다. 또한 가시화가 잘 될 수록 좋다. 감각하기에 좋고, 인지하기에 좋아야 한다. 제일 중요한 것은 결국 방향이다. 일련의 모든 것들이 학습되기 위해 피드백이 의미가 있으려면 방향이 명확할 수록 좋다. 방향이 있어야 피드백이 피드백이 되는 것이다. 특정 방향에 적응이 되어 있는 사람은 아마 평생에 걸쳐 그 방향에 맞는 자극, 감각만 피드백으로 수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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