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프/아침걷기

아침걷기92 소통

가랑비 2023. 9. 28. 18:37

  올해에도 역시 수많은 깨달음들을 얻고 있다. 이런 깨달음은 의도하거나, 계획하여 얻은 것은 아니다. 발견해내는 것이기도 한데, 어쩌면 발견 당하는 것에 가깝다. 허준이 교수가 어느 인터뷰에서 말했던 것처럼 사람이 의식하고 있지 않은 영역에서 일이 벌어지는 게 훨씬 더 많다는 얘기가 공감이 된다. 최근 굵직한 흐름이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인간관계에서, 다른 하나는 학업에서이다. 하지만 역시 하나로 이어지는 것은 다름 아닌 '소통'이었다. 성장에는 소통이 필수적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새기는 순간이다. 

 

  오랜만에 알람을 맞추지 않고 잤다. 신기하게도 8시간만에 눈을 뜬다. 이럴 때면 아침부터 짜릿하다. 몸이 많이 지쳐있다 하더라도 이렇게 일어나면 깨운하진 않더라도 기분이 이미 좋게 시작한다. 이유가 뭘까. 아직은 잘 모르겠다. 일단 명확한 것은 알람을 맞추지 않고 잤더라도 적절한 시간을 자고 일어날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는 점이다. 그렇게 일어나서 15분 정도 더 쉬다가 일어나서 나갔다. 예전에는 조금이라도 더 누워있었다가는 다시 잠에 들어버려서 곤란한 상황에 처했던 기억이 많은데, 요새는 비교적 체력도 좋아졌고, 아침걷기를 해야한다(하고싶다)는 생각에 웬만해서는 다시 잠에 들지 않는다. 참 신기하다. 

  호랑이를 보고 물을 보고 오늘은 물의 표면에 있는 흐름을 더 유심히 봤다. 지난번에 봤던 것보다 더 다양한 흐름이 겹쳐있는 것을 봤다. 최근 푸리에 변환 같은 내용을 보다 보니 그런지 물결파에 눈길이 더 오래 남아있는다. 눈을 감고 호흡을 한다. 최근 눈이 피로한 일이 많은데, 인터넷 강의를 보기도 하고, 전자책을 보기도 하고, 영어 공부한답시고 영화를 보는 것 등 때문에 피로감이 많이 쌓인다. 그래도 아침마다 이런 회복 시간을 짧게라도 가져주니 그 날의 일정을 잘 버틸 수 있게 해주는 것 같아서 좋다. 

  돌아와서 등운동을 해줬다. 20kg 15번 3세트를 했는데, 여전히 왼쪽 어깨가 많이 불안하다. 15kg에서는 한 달 정도 있었는데, 여기서는 두 달 정도 생각하고 있어야 할 것 같다. 내 허리가 많이 틀려있기도 하고 큰 차이는 아니지만, 오른팔을 더 많이 쓰는 것 같다. 최근에 자극이 오른쪽에 몰리는 것을 느껴서 왼쪽으로 자극이 갈 수 있도록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이 작업이 효과가 있어서 내 몸의 균형이 잘 맞게 되면 좋겠다. 

 

  대장금을 보면서 깨달은 것들이 굉장히 많다. 명작이라고 부르며 다시 보기를 하게 되고, 다시 보면서 또 새롭게 보이는 부분을 통해 더 큰 깨달음을 얻게 되니 더욱 명작이라 부를 수밖에 없다. 의녀로 다시 커리어를 시작하는 시점에서 역시 엄청난 노력으로 기반을 처음부터 다시 쌓는 것과 이전 커리어에서 쌓은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더욱 큰 응용력을 만들어 내는 것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의술의 스승으로 나오는 장덕의 가르침에는 명료한 표현이 담겨 있었다. 책을 한가득 던져주며 다 읽으라고 한다. 책을 많이 읽기로 다져진 장금이 또한 놀랄 정도의 양이면 정말 많은 것일테다.

  장금이가 놀라니, 장덕은 당연하다는 듯이 얘기가 통해야지 가르칠 수 있다면서 다 읽으라고 다시 말한다. 여기서 나는 소통이란 그런 것이구나. 학업에서의 소통이란 이런 것이구나 깨달았다. 그동안의 나는 여전히 떠먹여주는 수저를 내어주기를 바라는 어린아이에 불과했구나 생각하게 됐다. 진작에 뗐다고 생각했던 어린 모습이 아직까지 나의 발목을 잡고 있었구나 생각했다. 암기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희미하게라도 이미 알고는 있었지만, 행으로 옮기지는 못하고 있었던 것 같다. 장덕과 장금은 그런 나에게 불을 지펴줬고, 마침 나는 학업에 집중하고자 하는 시기에 있다. 수업을 듣는 과정에서 교수님께서는 질문을 많이 하신다. 그것의 대답을 이제는 종종 맞추기도 하는데 어쩔 때는 불과 몇 분 전에 얘기 해주신 내용도 있었다. 그런 것 조차 대답이 돌아오지 않는 것을 내가 겪었다면, 나는 아마 진즉에 복장이 터져서 수업을 때려칠 생각을 했을지도 모르겠다. 물론 진짜 그러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내가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앎'이 필요하다. 행동을 해야하는데, 그 행동을 하기 위해서는 그 행동을 하게끔 만드는 것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억지로 시켜서 하는 것은 그것이 효과적이고 본인에게 좋고 실질적으로 '옳은' 것이기 까지 하더라도 역효과가 나기 쉽다. 그렇게라도 해서 역효과가 나지 않는다면 그것을 해낸 것이 대단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학업에서 소통이 이뤄지는 것이야 말로 학업에서 성장에 굉장한 시너지가 되는 것은 사실이었다. 그러나 내가 간과한 것은 소통할 수 있는 단계가 되기 위해서는 수많은 지식들을 손쉽게 꺼낼 수 있는 수준이 되어야 하고, 그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 수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암기'와 '앎'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소통을 원한다면, 그것을 위해 내가 갈고 닦아야 하는 것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다음에는 인간관계에서의 소통을 다뤄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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