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눈을 떠보니 4시간 밖에 안 잤길래 더 잠을 잤다. 빛이 밝으면 다시 잠에 안 들게 되는 것 같다. 안대를 끼고 눈을 감았더니 잠에 들었다. 8시간을 채워서 잤다. 확실히 잠을 충분히 자니 회복이 확 느껴진다. 잠을 자는 것이 회복에 굉장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간과하지 않고 꼭 채워서 자보려고 한다. 어떻게 보면 이것은 내가 건강이 나빠지는 것을 느끼니 위기를 느껴 행동하니 압박으로 여길 수도 있다. 하지만 건강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내가 직접 선택해서 하고 있다고도 여길 수 있다. 또한 이 흐름이 잘 나아갈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방법도 있다. 물을 보러 가는 길에 내가 서 있는 곳에는 항상 유독 바람이 잘 분다. 그 위치에 바람길이 열려있는 듯하다. 그 길을 지나가는 바람들은 그 길을 선택해서 간 길은 아니겠지만, 그 길을 지나도록 환경을 조성해 주면 그 길로 지나갈 수 있다.
오늘도 같은 루트로 돌아다녔다. 이번엔 아침부터 특이한 하루였다. 집 부근에서 종종 사마귀를 보는 경우가 있었는데, 이번엔 문 바로 뒤에 다 죽어 가는 사마귀를 발견했다. 더워서 그런가 하는 의견에 따라 물을 줘 봤지만 역시나 반응이 없었다. 안타깝지만 아마 이미 죽은 상태였을 것 같다. 근데 호랑이를 보고 물을 보러 가는 길에는 사마귀의 허물을 발견했다. 사마귀도 허물을 벗는구나, 처음 보는 거라 신기했다. 이번 호랑이는 달리 보인 점은 없었고, 완전 정면에서 바라봤다. 이 모습이 가장 늠름해 보이는 모습이기도 하다. 물을 보러 가서는 이번에도 바람을 많이 느꼈다. 오늘은 더욱 바람이 많이 부는 것 같아 선풍기 강풍을 바로 앞에서 쬐는 듯했다. 매번 이 위치에 설 때마다 바람이 부는 것이 참 신기하다. 오리도 보고 물이 얕아 헤엄쳐 가는 길 도중에 걷는 뒷모습도 봤는데 뒤뚱거리는 것이 참 귀엽다. 이번엔 무슨 일로 참새들이 물가에 왔다. 하나가 긴 풀 위에 앉아서 풀이 고개가 많이 내려갔다가 다시 날아가니 돌아오는 것도 봤다. 눈 감고 호흡을 했는데 햇빛이 강해서 바람이 불어도 좀 덥길래 금방 나왔다. 돌아가서는 희고 작고 고운 들꽃도 보고 등운동을 하러 갔다. 이번에도 낮은 무게로 3세트를 했는데, 이 상태가 아주 아무런 느낌이 안 날 때쯤 무게를 늘릴 생각이다.
지금 나의 아침걷기 또한 물을 보는 위치에서 느낄 수 있는 바람길과 비슷한 것 같다. 나의 선택으로 결정한 것이지만, 마치 이미 정해져 있는 길인 것처럼 나는 그 길을 반복해서 걷는다. 내 선택이 됐던 이유는 마음에 들기 때문이었다. 스스로 선택해서 지속적으로 반복하는 것의 힘은 상당하다. 참 흥미로운 대목은 그게 비록 외압으로 정해진 길이라 하더라도 스스로 선택했다고 여긴다면 마찰은 없을 것이다. 나에게 주어진 바람길은 어떤 길이며, 내가 조성한 환경을 통해 생기는 바람길은 어떤 그림일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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