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프/아침걷기

아침걷기56 만족

가랑비 2023. 8. 11. 23:54

  오늘은 아침 일찍부터 바삐 움직였다. 해야할 일이 있었고, 아직은 익숙한 작업이 아닌 것들이 좀 있다보니 여유 시간을 많이 두고, 빠릿하게 움직이는 게 필요한 시점이다. 그 와중에 그래도 몇 번 해봤다고 여유가 조금 생겨서 주변을 좀 챙기면서 집을 나왔다. 별 생각 없이 했던 행동이었는데, 좋은 피드백이 돌아오니 매우 기분이 좋다. 기대는 낮았던 것이 큰 기쁨을 주게 되면 자극이 더 큰 느낌이다. 오늘은 익숙하지 않은 인물과 소통해야하는 상황이 여럿 있었다. 계획이나 인식 범위에 없었던 인물들과 상황이 몇몇 있었다. 그럼에도 큰 부담 없이 마무리를 짓고 가족과 함께 저녁을 먹게 됐다. 오늘 있었던 모든 일들이 내가 기대하는 범위 내에 있었던 것 같다.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가는데 큰 무리가 없었고, 그 와중에 크고 작은 많은 일들을 처리해냈다는 사실에 뿌듯하다. 

 

  내가 이제껏 이렇게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움직였던 때가 있었나 싶은 생각이 든다. 이것을 해야겠다 하면 바로 행동에 옮기고, 해내는 하루였다. 단순히 어떤 작업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인간관계에서도 무리없이 무난하게 또는, 꽤 괜찮은 형태 등으로 마무리가 됐다. 이걸 하기 위해 저기로 가고, 저걸 하기 위해 여기로 가고, 여러번 이동을 하면서 특정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준비를 하고, 실행에 옮기고 비교적 무난하게 만족스러운, 사실상 내가 제일 원하는 마무리를 만들었다. 

  지나가는 길에 아침에 계속 비가 내렸다. 계단으로 오르며 보니 바닥에 특이하게 생긴 벌레가 죽어 있었다. 나중에 돌아와서 볼 때 꽃에서 신기하게 생긴 벌레 같은 친구가 벌새처럼 비행을 하며 꿀을 먹고 있더라. 덩치가 꽤 커보였던 것으로 봐서는 아마 같은 종류이지 않았을까 싶다. 비가 점점 그친 덕에 우산을 들 수 없는 상황이었음에도 무사히 이동을 마무리 했다. 이후에는 하던대로 했다. 사람이 달라지기도 했고, 그 사람이 직결된 연결고리가 있다고 느끼게 된 상황이었다. 달라진 점이 작지 않은 영향이 있었을 거라 생각이 들지만, 에너지 소모가 그다지 크진 않았다. 평상시 해오던 것들이 하나라도 있으면 그래도 나머지는 헤쳐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도 있다. 

 

  일, 인간관계 그 둘이 완벽한 조화를 이룬 날이었다. 이제껏 살면서라는 조건을 추가해야하지만, 이 만족의 감각을 충분히 누리고 싶다. 글을 작성하는 순간이 거의 기절 직전의 상태라 글이 아주 볼만 할 것 같다. 하고 싶은 것은 많고 한계는 많다. 그랬던 사람이 원했던 것들에서 내가 바라던 모습들을 하루에 여러번에 걸쳐서 보게 됐다면 기분이 어떨까? 나는 지금 아마 며칠이나 지나서 다시 생각해보면서 아 맞다 그랬지 할만한 순간들을 나는 오늘 만족을 느끼고 싶어졌다. 오늘의 만족을 굳이 미룰 이유가 있을까? 그렇다고 막 나가라는 얘기는 절대 아니다. 어린아이와 함께 하루의 절반 정도를 같이 있어서 영향을 받았는지 호기심이 강해진 느낌이다. 흥미로운 얘기들을 당사자에게 직접 듣게 되니 예상 외로 매우 좋았다. 아침 눈 뜨고 일어날 순간부터 이 글을 늦게라도 쓰고 있는 이 순간까지 모든 순간들이 만족을 느낀 포인트들이었다. 기억하고 싶은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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