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알람을 맞추긴 했지만, 알람 한 참 이전에 눈이 떠졌다. 원하는 시간에 일어난 것은 좋았지만, 잠이 부족했던 것은 좀 더 신경써야 할 것 같다. 신체적으로 문제가 나타나기 전에 미리 경각심을 가지고 잘 챙기는 게 좋겠다. 아침에 여유를 갖는 것은 달려 들기 전에 한 발자국 뒤에서 보는 것을 할 수 있게 해준다. 한 걸음 앞으로 가는 것도 중요하다. 그런데 이제는 정신 없는 한 걸음 보단, 여유 있는 한 걸음이 더 좋은 것 같다. 최근 점점 스스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에너지를 쏟는 시간이 많아지고 있다보니 그런지 샛길로 빠지는 것이 줄어든 느낌이다. 샛길로 빠지는 시간을 마련 하기 위해 아침걷기를 하는 느낌이었는데, 약간의 조정은 필요한 것 같다. 한 걸음 뒤로 물러 서는 시간을 아침마다 가질 수 있다면 꽤 괜찮은 장치일 것이다.
정신은 들었는데 꽤 피곤한 느낌이라 조금 더 누워 있었다. 눈을 감고 떠오르는 기억, 생각들을 따라갔다. 그리고 이후에 일정이 있었고, 그 일정 전에 아침걷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에 몸을 일으킬 수 있었다. 천천히 나와서 호랑이를 보러 갔다. 익숙하던 모습이다. 이번엔 유독 발톱이 날카로워 보이고 멋졌다. 최근 호랑이를 볼 때 자주 정면에서 보고 있었는데, 이번엔 진짜 얼굴 정면이 궁금했다. 꽤 높이 있어서 볼 수 없었는데, 카메라로 찍어서 봤다. 정면으로 봐도 꽤 근사한 호랑이였다.
물을 보러 가는 길에도 꾹꾹 걸음으로 갔다. 꾹꾹 걸음은 유독 횡단 보도를 건널 때 더 그러는데, 신호등을 급하게 건너지 않으려는 생각도 있고, 우회전 차량이 자꾸 침범하려는 걸 막고 싶은 생각에 그러는 것도 있다. 여유있는 시간대이거나, 여유있는 거리여서 그런지 막 들이 미는 차량은 많지 않긴 하다. 가끔 냅다 들이미려는 차량을 보면 사진 찍고 신고하고 싶어질 정도이다. 그래도 안전거리는 유지하면서 다니니 위험요소는 없는 상태를 유지한다.
이번에도 물을 보러 가서 그 위치에 섰다. 오늘도 바람이 잘 불었다. 버드나무를 보니 바람이 안 부는지 고요하다. 어제만해도 잎들이 다 떨어질 것처럼 바람이 불어서 걱정했는데, 꽤 멀쩡하게 잎들이 있었고 고요히 있었다. 그리고 또 폭포처럼 만들어졌던 물 떨어지는 곳은 훨씬 더 고요해진 느낌이었다. 태풍이 지나간 자리는 역시 꽤 맑고 고요한 느낌이 남는다.
이번엔 깔짝이 아니라 운동 같은 느낌으로 하게 됐다. 다음에는 조금 더 운동 같은 느낌으로 해볼까 싶다. 무게를 늘리는 것은 운동처럼 하는 게 익숙해지면 늘릴 생각이다. 최근 한 달 정신 없이 지내다보니 수영을 안 갔는데, 체력이 유지는 됐지만, 늘지 않는 느낌이 들어 조만간 다시 수영을 가야겠다 생각이 들었다. 수영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가야겠다.
최근 집 청소부터 일, 인간관계 등 대부분의 것들이 조사하고 준비하고, 실행하고, 피드백을 거치는 느낌이다. 그런데 그럴 수록 내가 원하는 그림이 더 잘 그려진다는 것을 느낀다. 이게 가능하기 위해서는 조사하고 준비하는 단계가 필수적인 것 같다. 그것을 아주 작게 쪼개면 한 걸음 뒤에 서서 잠시 보는 것이다. 이 한 걸음의 차이가 그 결과를 거의 반대로 뒤집을 수도 있다는 경험들을 갖게 되니 마냥 가볍게 보이지 않는다. 꾹꾹 걸음도 사실은 겉으로 볼 땐 그냥 걸음이지만, 내가 그렇게 느끼니 꾹꾹 눌러 담는다고 생각되는 것처럼 이 한 걸음은 마치 중량 스쿼트 할 때 최소 봉 무게 정도는 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