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프/아침걷기

아침걷기40 강요와 수용 그리고 이해

가랑비 2023. 7. 14. 11:39

  어렸을 때부터 강요받는 것을 극도로 싫어했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사람들은 아마 대부분 그럴 것이다. 왜 그게 그렇게 싫었을까? 나의 경우는 납득되지 않는 것에 대한 행동을 하는 것이 죽기만큼 싫었던 모양이다. 그러면 이번엔 납득되지 않는 것을 하기 싫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나에게 어떤 방식으로든 도움이 되는 게 없다고 느끼면 하기가 싫었던 것 같다. 여기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포인트는 당시의 내가 그렇게 여겼다는 말이지 실제로 이점이 없다는 얘기는 절대 아니다. 천만다행으로 나는 더 멋진 사람이고 싶다는 욕구가 깊은 구석 조그맣게 사라지지 않고 불씨를 잃어버리지 않았다. 그 덕에 나는 개선이라는 키워드로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고 무작정 받아들이는 것은 싫고, 내가 납득을 하려 들기 시작했다. 과정이 꽤 거칠고 깜깜하고 만신창이가 되는 일이 많았지만, 개인적으로 그리고 결과적으로 효과는 굉장했다.

 

  최근에는 내면에서 그리고 동시에 외부에서 수용하는 것을 나름의 방식대로 훈련하는 중이다. 자타에 피해를 입히지 않는 것에 한해서, 당장 납득이 가지 않는 것에 대해 하지 않으려 드는 태도를 바꿔 보려고 하고 있다는 말이다. 내면에서는 이해력이 높아졌다고 표현을 하는데,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이해할 수 있는 범위가 굉장히 넓어졌다. 어떤 일이든 안 좋은 감정이 들지 않은 상태를 유지하면서 비교적 수월하게 대처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그리고 외부에서 예상치 못한 방향에서 수용을 '강요' 받는 상황에 노출이 됐는데 처음엔 굉장히 당혹스러웠지만 이를 새로운 기회로 보기로 했다. 나는 강요로 여긴 것을 '내사'한 사람의 입장을 가까이서 접할 수 있는 점이 생긴 것이다. 이것이 틀렸다든지 잘못됐다든지 그런 생각은 없다. 단지 나와 다를 뿐이다. 하나의 문제가 있다면 단순히, 아직까지도 내가 좀 불편해할 뿐이라는 점이다. 그런데 관점을 달리하면 처음엔 극도로 싫어했던 것을 조금 불편한 것으로 바꿔낸 것이 아닌가! 심지어 '수용'하려고까지 하는 중이다. 이러한 점으로 봤을 때 나의 세계관과 내가 시도해 온 접근 방식은 효과가 있다. 

 

  이번에는 휴식이라는 이름으로 하던 아침걷기를 할 수 있었지만 잠시 놓고 그냥 놀고 쉬었다. 대신 가족과 짧은 대화를 나눴는데 좋은 인사이트가 오간 것 같아서 기뻤다. 여유를 내 일상에 접목했던 것이 나의 인생을 스멀스멀 바꿔가는 것을 느낀다. 세상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더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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