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프/아침걷기

아침걷기39 시험

가랑비 2023. 7. 13. 08:20

  이번 한 주 계속 느끼는 것은 아침걷기를 통해 얻은 점은 여유를 조금이나마 알게 됐다는 것이다. 아침걷기를 하는 그 시간 동안에 발견한 여유에서 오는 좋은 에너지를 아침걷기가 아닌 다른 일상에 적용을 해보니 비슷한 효과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 아침걷기가 확장되는 순간이었다. 이러한 것을 여유라고는 거리가 멀어보이는 '시험'까지 넓혀 보려고 하고 있다.

 

  지난번에 본 활쏘기 시험에서 세 번째 낙방을 하며 깨달은 것이 다름 아닌 시험의 목적이었다. 나는 이제껏 활쏘기는 그 자체로 나의 활력이었다. 전적으로 즐기는 것의 대상이었다. 활쏘기의 매력에 젖어드는 시간을 가지는 것은 어지러운 현대사회를 잠시나마 정신적으로 차단하고 나와 활쏘기 뿐인 세상으로 만들어 준다. 그렇게 시간을 갖다보니 자연스럽게 다른 이들을 이끌게 됐고, 이끄는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나의 '실력'과 '자격'에 대한 문제의식이 생겼다. 그렇게 더 열심히 활을 내게 된 것도 있다. 그 과정에서 실제로 비약적인 성장을 했다. 그럼에도 즐기는 것의 확장이 됐을 뿐, 시험을 보기 위해 필요한 작업을 하진 못한 것 같다.

  시험을 통과하려면 잘 맞춰야 한다. 지금까지 나는 잘 맞추려고 하는 것을 포기했었다. 단순히 나의 자세, 나의 마음을 바른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데만 집중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많은 효과가 있었다. 오랫동안 즐길 수 있는 힘을 얻었다. 문제는 별 것 아니라고 여겨왔던 것에서 나타났다. 나의 자세, 나의 마음에만 집중을 하다 보니 과녁을 조준하고 살을 내는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말이 된다고 생각하나? 활을 내는데 과녁을 조준하지 않았다니. 그런데 진짜 그랬다. 두 번째 시험에서 깨닫고 세 번째 시험에 적용이 됐으나 연습이 터무니 없이 부족했다. 이 때 느낀 것은 다행히 잘못된 습관이 리셋됐다는 것이다.

  이와 비슷하게 지금 보러 가는 시험 또한 여전히 마찬가지였다. 시험을 치르는 것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시스템이고, 그것에 스스로 참여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제껏 거부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지금 언급하는 내용들을 내가 모르고 있던 바는 아니지만 요 며칠 사이만큼 와닿은 적이 없었다. 시험이 중요한 프로그램에 참여했다면 그 목적에 맞는 것을 최선을 다해 따라가 보고자 한다. 그렇다고 해서 나의 기존의 가치관을 바꾼다는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앞서 언급했듯, 내가 즐기는 것의 확장이다. 시험까지도 내가 즐기면서 해낼 수 있다면 내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영역에 도달하는 셈이다.

 

  중학생 때 깨달았으면 좋았겠지 싶은 것들을 이 나이가 되어서야 느낀다. 특히 공부에 해당하는 요소들이 더욱 그렇다. 예전에는 한탄도 많이 했다. 왜 교육 시스템이 이 모양인지 불만이 많았다. 불만이 사라진 것은 아니나, 내가 할 수 있는 영역이면 개선을 하고, 내가 할 수 없는 영역이면 잠시 다른 더 중요한 일에 에너지를 쏟고자 했다. 내가 느꼈던 불만에 대한 점을 이끌어 줄 사람이 드물었다고 생각하게 된지 오래다. 또한, 적극적으로 이끌어 준 것은 아니지만 내가 나의 길을 걸을 수 있게끔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준 선생님들, 선배님들이 많이 계셨다. 이제는 내가 느꼈던 불만이 할 수 없었던 영역에서 내가 해낼 수 있는 영역이 됐다. 시험까지 즐기면서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게 끝까지 가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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