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프/아침걷기

아침걷기38 변화

가랑비 2023. 7. 12. 10:04

  의도치 않게 비슷한 제목을 쓰게 됐는데, 내용은 비슷한 듯 다르다. 지금 듣고 있는 수업이 변화를 직간접적으로 다루고 있는데, 이 점이 정말 나에게 굉장한 흥미를 유발한다. 모든 복잡해 보이는 내용들이 하나를 관통하는 내용이었다는 것에 놀랍고, 이렇게 단순한 내용을 이제야 와닿게 됐다는 것이 안타깝고 기쁘다. 미적분과, 미분방정식의 이름을 들으면 느낌이 어떤지 묻고 싶다. 나는 '아 무언가 새로운 지식이 있구나'하는 무심한 생각으로 나오고 있는 것에 안심하는 단계에 머물고 있었다. 이것조차 감사하게 생각했던 이유는 나를 괴롭혔던 것들이라고 내 마음 한구석에서 여겨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격변이 일어나 버렸다. 이 변화는 나에게 새로운 관점을 주었다. 변화를 감지하고 그것을 통해 원래의 것을 알아내는 것, 그것이 미적분, 미분방정식의 효과라고 이해하고 있다. 

 

  이번에도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됐다. 아침걷기는 가볍게 혼자 다녀왔다. 그런데 8시에 출발하려고 했던 것을 가족이 몇 분 더 일찍 나가보지 않겠냐고 했다. 처음엔 50분이었다가 55분으로 미루긴 했지만, 그 차이가 나가는 길의 여유를 만들었다. 그전까진 계속해서 쉬고 싶은데, 준비는 해야 하고 시간이 미뤄지면서 지각하기 직전까지 출발이 늦춰져서 달려가게 됐다. 그런데 그 10분이었던 5분의 차이가 엄청 큰 여유를 만들었고 편안하게 지하철을 타러 갔다. 다시 한번 느꼈지만, 아침걷기에서 얻은 여유의 중요성이 나의 일상에 적용이 되면서 큰 깨달음을 준다. 가족과 있으면 공통의 관심사가 많은 편이라 대화가 잘 통하는 편인 것 같다. 가족이 내 얘기를 잘 들어주는 것도 한몫한다. 짧은 시간에도 여러 가지 얘기가 오가는데, 여유롭게 걷게 된 덕에 변화에 대한 얘기를 또 한 번 더 꺼내게 됐다. 그리고 현재 내가 천천히 이동시간에 읽고 있는 마음의 작동법에 대한 얘기도 나왔다. 

  변화를 통해서 원래의 것을 알아내는 것, 그리고 그것이 데카르트가 수학에 집중했던 이유로 의심의 여지가 없는 방식으로 파악해 낸다. 소름을 돋게 한다. 정확히 왜 내가 소름이 돋는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어렴풋하게는 세상에 대한 이해와 적용을 통한 발전이라는 것이 몸소 와닿았기 때문인 것 같다. 이것이 내가 지금껏 계속 지향해 왔던 것이어서 그런 것 같다. 그동안 수학과, 공학을 접하면서도 그것의 가치를 몰라봐준 내가 미안하다. 내가 많이 부족했다. 내가 필요한 것은 마음의 영역이었다고 얘기를 해왔지만, 지금 시점에서 더 이상 그 말은 의미가 없어졌다. 자연에서 눈에 보이는 영역을 넘어 눈에 보이지 않는 영역까지 다루게 된 지는 한참 됐다. 마음 또한 이러한 의심의 여지가 없는 방식으로 풀이가 될 것이라고 자연스럽게 생각된다. 마음에서 벌어지는 변화를 통해 그 원래의 것을 파악하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심리학 서적을 접하면서 새로운 단어들을 접하게 되는데, 머릿속에서 어렴풋하게 생겨난 개념이 단어로 정리되는 것을 경험한다. 명쾌해진다. 지금 읽고 있는 책이 내용만으로 봤을 때 그다지 새로운 느낌은 아니지만, 이러한 경험이 나에게 큰 발전을 주고 있다. 나는 지금 이해력은 높아졌지만, 전문성이 부족하다.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필요한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마찬가지로 지금 듣고 있는 수업 또한 나에게 전문성을 길러주는 좋은 훈련이 되고 있다. 가족과 이 책에 대한 내용을 얘기하면서도 새로 등장한 단어와 그것의 의미, 그리고 그 주제가 말하고자 하는 것에 대해 얘기하게 됐는데, 이 과정이 굉장히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꽤 논리적으로 좋은 접근이었던 것 같다. 

 

  내가 가지고 있는 목적의식, 문제의식이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하고 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내가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명확해진다. 또 자연히 그것을 직접 행동으로 부딪히게 되고, 거기에서 얻는 점들을 통해 나의 시야를 넓히고 관점을 다양하게 갖게 된다. 처음에는 중구난방이었던 것이 이제는 좁혀진 방향으로 모두 모이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그러면서 동시에 점점 더 힘 있게 나아가게 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큰 만족을 느끼게 된다. 안주하는 만족이 아닌 '이대로 가면 되겠다'는 믿음에서 나오는 당당한 걸음걸이이다. 힘들다가도 힘들지가 않게 되는 것을 경험하게 되는데, 더 나아갈 희망이 있고, 그것을 해낼 수 있겠다는 이 감각이 정말 좋다. 언젠가 나도 이 변화에서 원래의 것을 의심의 여지없는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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