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없던 며칠을 보내고 다시 월요일이 되니 루틴을 찾는 느낌이 들었다. 오랜만에 가족과 함께 아침걷기를 다녀왔다. 나가기 전에 비가 한참 쏟아졌다고 하는 모양이다. 비 온 뒤 젖어있는 풀과 나무들 사이를 걷다 보면 기분이 진짜 좋다. 그 시원하고 상쾌한 향기가 나를 이끈다. 돌아오는 길에 헬스기구도 깔짝거려 줬다. 힘찬 하루를 위해 도움이 되는 작업들이다. 오늘은 생각에 잠기지 않고, 내가 하고 있는 생각들을 말하게 됐다. 가족이 잘 들어줘서 얘기를 좀 더 하게 된 것 같은데, 평소보다 비교적 간결하게 할 수 있었던 거 같아서 다행인 것 같다. 가족과는 비슷한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보니 대화가 다른 사람들 보다 훨씬 수월하게 전달이 되는 편이어서 정말 좋다. 같은 경험을 공유하거나, 공감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관계에 있어서 좋은 영향이다.
어제는 활쏘기 시험을 봤다. 전반적으로 많이 안정적이게 됐지만, 시수는 제일 안 좋아서 말 그대로 광탈을 해버렸다. 신기한 경험이어서 돈이 아깝거나 그러진 않았다. 벌써 세번째인데 세 번째 희망은 있다고만 외치고 있다. 다음 시험 땐 희망이 눈에 보이길 바란다. 다른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랑 활쏘기 관련한 경험을 공유하게 됐는데, 신기하게 다들 같은 경험을 갖고 있는 게 아닌가. 나만 겪는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았지만, 몰랐던 것을 알게 되니 신기한 느낌이다. 가볍게 말하기는 이렇게 새로운 경험을 손쉽게 가져다준다. 물론 고인물들이 오는 자리인 느낌이 크기 때문에 같은 경험을 공유한다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었을 수도 있지만, 이것을 직접 체험했다는 것은 정말 다른 얘기였다는 것을 확실히 느꼈다.
같은 경험을 공유하는 사람들과의 대화는 그 자체로 위로, 감동, 응원, 행복 등의 다양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다. 그것을 가볍게 말하기만으로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면서도 신기하다. 이런 대화라면 얼마든지 하고 싶다. 다른 사람들과 대화하는 과정에서 어떤 대화가 더 좋은지 알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그동안 나는 너무 나 혼자만의 것을 떠들어대는 것의 분량이 너무 넘치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동안 들어주신 분들께 더욱 감사한 마음이 든다. 앞으로는 질문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