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프/아침걷기

아침걷기16

가랑비 2023. 6. 20. 07:37

  가족이랑 같이 나갈 수 있을 것 같아서 시도했는데, 다음에 다시 시도해야겠다. 시간이 아깝진 않았다. 어제 공부를 하며 느낀 것이 참 웃겼다. 공부가 가장 중요할 사람이 왜 공부하는 데 시간을 쓰는 것을 아까워하고 있는 걸까. 내가 공부하는 것에 시간 쓰기를 아까워한다고 생각한 이유를 보면 공부 못하는 사람의 특징이 있다. 결국 안 한다는 것이다. 

  1. 공부를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까 고민한다. 안타깝게도 내가 지금까지 갖고 있는 특징 상, 고민으로 탁월한 방법을 낼 수 없다. 결국 고민만 하다가 시간을 다 보내는 셈이 된다. 그리고 2. 얼른 끝내고 싶어한다. 다행히 지금은 아니지만 옛날엔 문제가 조금이라도 길어지는 듯 싶으면 마음이 급해지고 글씨를 빠르게 쓰게 되면서 다신 읽을 수 없는 글씨로 가다가 결국 펜을 놓게 됐다. 둘을 놓고 보니, 공부하는 데 시간 쓰기를 아까워하기 때문에 빨리 끝내고 싶어하고, 들인 시간 대비 높은 결과를 얻고 싶어 하고 그게 안되는 것 같으면 공부를 중단하는 짓을 반복한 것 같다.

  여기서 호기심이 발동한다. 왜? 나는 공부하는 데 시간 쓰는 걸 아까워하는가?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지 않는 것이다. 물론 중요하게 인식하고는 있지만 공부보다 지금 내 삶의 만족도가 떨어지는 것이 더 중요하게 여긴 것이다. 공부를 통해서 내 삶의 만족도를 높일 수 없을 것이라 단정지었던 것 같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실제로 다른 방식으로 나의 삶의 만족도를 높였다. 신기하게도 나는 다시 공부에 도전하고 있으며, 공부라는 '수단'은 나에게 매우 중요한 것이 됐다. 물론 지금 껏 언급한 공부는 흔히 먹고 살기 위해 하는 공부를 의미하는 것이고, 수단으로써 말한 공부는 내용이 중요하지 않다. 

  먹고 살기 위해서 하는 공부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 다시 말하면 나의 삶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수단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부를 하는 사람이면 참 멋졌겠다. 지금은 생각이 다르지만 행동으로까지 옮기는 데는 약간의 시간이 더 필요한 것 같다. 그런데 이제는 혁신의 필요성을 느낀다.

  지금껏 나의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 직결되는 것을 파악해냈고, 문제를 풀었다. 신기하게도 이 과정에서 나는 성장했고 그전에는 닿지 못했던 곳까지 내 시야가 뻗었다. 에너지가 생기며,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내가 감당할 수 있는 것들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여전히 나는 부족하다. 여전히 나는 도달할 곳이 남아있다는 것을 보고 있다. 이제 내가 가져야할 혁신이자 풀어야 할 문제는 시간 단축이다.

  나는 여기서 모순을 발견했다. 앞서 말한 두 내용이 상충한다. 나는 결론적으로 공부에 시간을 쓰지 않았다.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데 시간을 포함한 모든 에너지 자원을 사용했다. 10년이 넘는 시간을 써온 셈이다. 이제서야 시간 단축을 할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물론 시간이 아까워서라기 보다는 혁신하고자 하는 것이다. 어찌됐건 시간을 단축하고 효율적으로 쓰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삶의 질을 높이는 것과 먹고 살기 위해 하는 공부, 이 둘이 성격이 다를 순 있어도 내 관점에서는 일정 부분 같다. 10년을 들여 한 작업에 이제서야 시간 단축을 보고 있는데, 공부에는 시간을 쓸 의지가 전혀 없이 시간을 단축하려고 하고 있었다니 웃기다. 

 

  새로운 관점을 갖는다는 것은 새로운 출발을 의미한다. 문제 정의를 달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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