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프/아침걷기

아침걷기6

가랑비 2023. 6. 10. 09:15

  오늘은 조금 여유 있게 일어날 수 있었다. 정신적 피로도는 이제 몸을 움직이는데 큰 부담이 아니다. 몸이 멀쩡하다고 생각이 들면 뇌가 덜 깼어도 몸을 일으키는 게 가능해졌다. 확실히 이 작업이 가능할 정도로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많이 줄었다는 의미일 것이다. 물론, 오늘도 30분 간격 2개의 알람을 끄고 일어난 것이긴 하다. 아침 걷기 후에도 피로감이 있어서 낮에 잠깐 눈 좀 붙여야겠다. 역시 아무래도 일찍 자야 할 것 같다. 10시~ 12시 사이에 자는 게 내가 원하는 잠드는 시간이다. 

 

  이번에도 자연스럽게 도서관, 호랑이 석상 보러 가는 루트로 갔다. 도서관은 오늘도 9시 오픈이라고 했다. 더 이른 시간에 와서 들어갈 수는 없었지만, 조만간 이용해 볼 예정이다. 지나쳐서 호랑이 석상을 봤다. 오늘도 별생각 없이 스윽 보고 있었는데, 문득 목이 정말 두껍다는 것이 눈에 띄었다. 웹툰 호랑이형님의 영향인지 막 덩치가 크거나 두껍다거나 그런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목이 이렇게 두껍구나 싶었다. 이게 석상을 만드는 과정에서 필연적이었던 것인지, 원래 호랑이의 목이 그렇게 두꺼운 건지 궁금해졌다. 아마 후자일 것 같다. 검색해서 이미지를 살펴보니 진짜 비슷하다. 후자가 맞다. 사람의 목은 정말 얇구나 싶다. 생각해 보니 머리 감을 때조차 숙이지 말고 하라는 말이 있는 판에, 호랑이 같이 4족 보행인 동물들은 목 근육이 엄청 튼튼해야겠구나 싶다. 

  이제 물을 보러 간다. 가는 길에 또 재밌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최근 행동, 욕구라는 키워드를 갖고 지속적으로 보려고 하는 중이다. 여기서 모순이라는 단어가 끼어들게 됐다. 현재 나의 행동과 나의 욕구 사이의 모순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행동은 눈에 쉽게 보이는 편이다. 욕구는 보다 알기 어렵지만, 본인의 행동을 바꾸기 위해서는 본인의 욕구를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욕구를 파악하고 그 과정을 이해하고 나서 나의 행동을 다시 보면 어이없을 수도 있다. 말 그대로 딴짓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물을 보러 가는 길이 오늘은 좀 길게 느껴졌다. 가는 길에 콩 석상은 멀리서 머리통만 봤다. 그리고 까치 두 마리가 도로 앞으로 와서 서로 대화를 나누는 것 같길래 그 앞에 잠시 멈춰서 대화에 껴보려고 시도했다. 안 껴주고 다시 걸어서 숲 쪽으로 가더라. 물을 보러 갔다. 다리 위에서 물을 내려다보는데, 정말 좋다. 아쉬운 점은 자연과 함께하는 시간을 즐기고자 하는데 바로 뒤 차가 있어서 경적소리를 듣게 된다. 어쩔 수 없지 생각한다. 돌아오는 길에 이 생각들, 이 경험들 잊지 않고 기록하려고 다른 생각에 빠질 때마다 되새기길 2~3번 했다. 이런저런 생각이 많으니 뭔가 기억하려고 하기보다 이런 식으로 빨리 기록하려고 하는 중이다. 물론, 나에게 핵심이 될 것은 기억하게 돼있기 때문에 걱정은 없다. 

    지난 아침걷기를 하는 동안 웃음을 띤 적이 없었는데 오늘 문득 아침걷기를 하러 갈 생각에 기분이 좋았는지 웃음이 스윽 나오려고 하길래 얼른 나오라고 씨익 미소를 띠어봤다. 이후에도 걸으면서 더 기분 좋게 더 웃음을 띠어보려고 입꼬리를 살짝 위로 말았다. 보다 더 상쾌하고 보다 더 기분 좋은 아침을 만들 수 있게 됐다. 하나 더 달랐던 점은 노래가 하나 자꾸 머릿속에서 자동재생 됐다. 예전에 이럴 땐 보통 내가 좋아하는 노래니까 흥얼거리게 두는데, 이게 오늘은 유독 멈춰줬으면 했다. 내가 이 노래를 좋아하고 싫어하고를 떠나서 아침 걷기를 하면서 기대하는 것은 은근하게 터져 나오는 발상들이었나 보다. 노래가 자동재생되니 그런 발상들이 나올 시간을 줄인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그래도 자연히 내버려 두었다. 그게 장기적인 관점에서 훨씬 이점이 많기 때문이다.

  내일이면 벌써 7일 차가 된다. 작년부터 올해 계속 느끼지만, 시간은 결국 지나가고, 나의 과거가 쌓인다. 오늘 무엇을 하는지가 내일의 나를 만든다. 그래서 꾸준히 할 무언가를 계속 찾았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멀리 있지 않았다. 걷고(운동), 밥을 먹고,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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