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 해야 할 일이 있어서 수면시간이 4~6시간이다. 수면시간을 줄이는 것이 좋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내가 이겨낼 의지가 분명하니 눈이 떠지고, 할 일을 되는 데까지 달려들어서 해내고 있다. 나에게 현재 가장 필요한 것은 생산성이다. 행동해야 하고,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 예전에는 나를 과잉보호하느라 결과를 내는 것에 있어서 두려워하고 피하고 있었다. 아무리 도전을 한다고 해도 결국 도망치는 수준으로 살고 있었고, 그 사실을 나만 모르고 있었다. 아니 뻔뻔하게 모른 체하며 살았다. 이제는 이러한 점을 받아들인다. 내가 원하는 모습을 얻고자 하는 욕구가 나의 과거를 붙들고 과잉보호하는 것을 내려놓게 할 수 있었다.
내가 멋지다고 생각하는 모습을 갖추고 싶었다. 하지만 그런 모습들은 나에게 보이지 않았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몰랐다. 그럼에도 의심이 많고, 고집도 세서 따라 할 생각조차 없었다. '어떻게 하는 건데!' 하며 불만은 가졌지만, 불만을 표출한다고 바뀌는 게 없다는 것을 깨닫는 시점이 있었다. 이후로는 불만 표출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 '어떻게 하는 건데!' 하는 생각은 남았다. 물론 의식적으로 한 행동들이라고 보기는 어려웠지만, 나는 나의 아버지인 것처럼 나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실제로 그렇게 하기로 마음먹었다. 내가 원하는 신의 상이 있었던 것처럼, 내가 원하는 부모의 상이 있었고, 내가 그런 사람이 되기로 한 것이다.
0에서 시작했다. 수학 공부 같은 것도 답을 보는 것을 무시해 왔다. 그런데 수학은 답을 의심할 필요가 없었다. 그런 답이 바로 옆에 있으니 참고하려고 받아들였다. 그런데 인생은 본인이 답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넘쳐났다. 혼란스러웠다. 믿고 따라갈 사람을 찾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내가 원하는 신의 상, 부모의 상, 이상적인 멘토의 모습을 갖춘 사람이, 나의 무엇을 보고 나를 이끌어주고 있었을까. 결국 필요한 일이라고 보이는 것에 하는 사람이 없으면 나섰던 것처럼 아무도 나서지 않아 내가 나선 셈이다. 0에서 올라간 수치만큼 나는 그 과정을 설명할 수 있었고, 단순히 나에게만 적용되는 것에서 넘어서서 다른 사람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을만한 내용들을 갖추기 시작했다.
그런 내용들을 단순히 '이해'했다고 해서 바로 내 것이 되기는 어려웠다. 결과적으로 나는 그것들을 내 것으로 만드는 데 성공해내고 있다. 시간은 오래 걸렸지만, 온전한 나의 자산으로 만들어 낸 것이다. 물고기를 주기보다 물고기를 잡는 법을 가르치라고 하는 말처럼 내가 멋진 사람이 되는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필요한 방법들을 터득하는 것이다.
지금 나는 어떤 중요한 관문에 놓여있다. 계속해서 문제라고 인식은 해왔지만, 할 수 없었던 영역으로 남아있던 것을 지금 뚫는 첫 발을 디디는 중이다. 행동, 생산성을 늘리기 위해 지금 나는 하나가 필요하다. 딱, 하나에 집중하는 것이다. 그동안 너무 이상적으로 생각해 온 것 중에 여전히 버리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 이렇게 간단히 놓게 될 줄은 몰랐다.
내 인생을 바칠 수 있는 일이면서 동시에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일을 찾고 있었다. 그러니 뭘 할 수가 있겠나. 너무 큰 꿈은 방향으로 남겨 놓고, 내 눈앞에 있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는 연습을 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서 행동할수록 내가 할 수 있는 영역이 넓어졌다. 시야도 넓어졌다. 점차 넓어지더니 결국 어떤 임계점에 도달한 것 같다. 그 너무 큰 꿈이 드디어 내 머릿속 시야에 들어온 느낌이다. 방법을 '이해'했다. 이해를 체득해야 그 꿈에 도달할 수 있음을 지금은 너무나도 잘 안다. 그게 생산성을 늘리기 위한 방법들 중 하나인 정말 중요한 것만 남기고 하나에 집중행동하는 것이다. 공부가 됐든, 내 꿈을 향한 도전을 하든, 이번 상반기 동안 또 해내지 못했던 것인 하나에만 집중하는 것을 하반기에는 무조건 해내겠다. 나는 지금 이것을 해내야만 한다.
사실상 글싸기가 되어버렸는데, 아침걷기에 넣는 것은 아침 걷기 후에 글을 쓰기 때문이고, 이후에 글싸기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그때는 글싸기에 쓸 것이다. 오늘도 호랑이 석상 앞에 갔고, 그 우직하게 서 있는 느낌을 주는 다리 근육들이 정말 멋지다고 생각했다. 물을 보러 갔다. 물을 보며 흐름이 하나가 아닌 것을 표면의 파장으로 확인하게 됐다. 물 분자를 생각하게 됐고, 생물에서 배우는 수소결합을 떠올리게 됐고, 수소결합이 이 세상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겠다 싶었다. 만약 수소결합 역할을 하는 또 다른 것이 있다면 어떻게 될까를 잠깐 떠올려봤다.
오늘은 바삐 움직여도 모자랄 판인데도 평소와 같이 일찍 일어나 여유를 부렸다. 나의 호기심을 채우고, 나의 신체적 건강과 정신적 건강을 확보하고, 나의 아이디어들을 만나는 시간을 뺏기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런 감각을 나가는 길에 확실히 느꼈고, 돌아오는 길에 확실히 새기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