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국궁

나의 활쏘기

가랑비 2023. 6. 1. 17:30

  7월에 있는 입단대회를 참가하게 되면 세 번째 참가다. 호기심을 자극했고, 호기롭게 참가를 했다. 막무가내였던 것 같다. 통과하진 못했지만, 재밌고 얻는 점이 많았다고 생각하니 비용이 아깝지는 않았다. 그래도 아쉬운 점은 있는 법, 앞으로는 준비를 해서 충분히 통과하겠다고 판단이 설 때 참가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달리 말하면 지금보다 더 안정적이게 활을 내는 법을 알아낸 것 같다는 희망 덕분이다. 신기하게도 이런 희망이 나를 의욕을 주고, 몸을 움직이게 만든다. 평소에는 연습을 안 하는 편이었는데, 알 것 같은 부분이 생기니까 활을 내러 가고 싶어 진다. 물론 이런 것이 없었다 하더라도 정기적으로 가면 좋겠지만, 핑곗거리가 많아서 자주 가진 않는다.

  처음 입단 대회 때는 새로운 줌통에 적응한다고 했으면, 두 번째 입단 대회 때는 조준하는 것과 관련해서 크게 깨달았다. 정말 신기하게도 이 두 번의 입단 대회를 거치며 내가 느낀 것은 그동안 나의 활쏘기는 정말로, 맞추기 위한 활쏘기가 아니었다는 것을 크게 느꼈다. 특히 두 번째 입단 대회 때 활을 내면서 초반에 느낀 것은 분명 첫 입단 대회 때 피드백이 잘 적용이 됐다고 생각했다. 쏘면 쏠 수록 이상한 것을 알아차리기는 쉬웠는데, 웃기게도 과녁에 조준하고 있지 않았다. 단순히 줌손이 보는 대로 감각에 의존해서 내고 있었던 것이다. 짧은 살이 상당히 많았는데, 촉바람이 아주 강했던 것을 생각하면 촉바람만 없었으면 통과했겠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것에 특별한 감정이 생기지는 않았다. 과녁을 조준하고 있지 않았는데 살을 쏘는 나에게 너무 충격을 먹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조준하고 내는 것을 고치면 통과하고, 아니면 통과하지 못한다고 결단을 내리고 고치고자 끝까지 생각을 했지만, 이미 나의 몸은 말을 듣지 않았다. 

  이후 살을 내는데도 바로 바뀌지 않는 것을 보고 약간은 시간이 걸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행히도 지금은 좀 더 희망이 생겼는데, 현재 문제점으로 보고 있는 것은 근력도 포함이다. 근력은 수영을 하면서 등근육과 삼두 쪽을 조금씩 보충하고 있다. 그리고 조준하는 것을 신경 쓰고 있던 중에, TAC를 가게 됐다. 8m 거리에서 작은 과녁을 맞히는 게임을 할 수 있는 실내 전통활쏘기클럽이다. 여기서 랭킹전이라는 시스템으로 게임을 운영하는데, 이 게임을 하면서 처음엔 중구난방으로 살이 나가서 감이 잘 안 왔는데, 처음엔 깍짓손 때문에 튀는구나 하고 깍짓손을 가능하면 뒤로만 빼보려고 했다. 그랬더니 좀 괜찮아진 느낌이었으나 여전히 튀는 살이 많았다. 왜 그럴까 생각하다 보니 줌손에 변화가 많나 보다 하고 줌손을 봤다. 줌손이 확실히 많이 흔들리는 것을 느꼈고, 줌손을 짜보자니 뒤 나고, 풀자니 앞나니, 애매하다 생각하던 차에, 줌통을 받히는 반바닥의 위치를 아래로 내려봤다. 그렇게 하니 딱, 알맞게 짜진 상태로 고정이 딱 되는 것 아닌가! 일단 이것 덕분에 살이 많이 모이게 돼서 랭킹을 많이 올릴 수 있었다. 이렇게 쏘니 살이 많이 몰리긴 했으나 문제는 과도하게 꺾어서 그런지 자뼈(?) 부근에 부담이 가는 모양이었다. 이 점만 잘 케어할 수 있으면 줌손을 안정적으로 만드는 것에 상당히 수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장력이 15파운드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높은 파운드로 하게 되면 차이가 생길까 싶어 45파운드로 주살을 내봤는데, 우려했던 것처럼 자극이 더 세지거나 그런 것은 없었던 것 같다. 또한, 알맞게 줌손이 짜지고, 고정이 잘 됐다. 지금까지는 만족스러운 상황인 것 같아 이대로 살을 내보고 싶은 욕구가 솟는다. 

  현재 나의 활쏘기가 과녁을 보지 않고 쏘는 것에 변화가 왔다기보다, 활쏘기의 목표가 잠시 하나 생겼을 뿐인 것 같다. 잘 맞춰보자는 목표가 생겨서 거기에 맞게 필요한 작업이 이뤄질 뿐이다. 활쏘기는 그 자체로 여전히 재밌으며 매력이 넘친다. 다음에도 또 주살을 내고, 습사를 한 뒤에 일지도 쓰고 그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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