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프리다이빙

프리다이빙(free diving)

가랑비 2021. 7. 11. 13:38

프리다이빙을 알게 되다.

  나는 새로운 경험을 할 때 상쾌함을 얻고, 관심을 가졌던 것에 직접 몸을 담가 보는 시간이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 준다. 아직 이렇다 할 수익이 없는 나로서는 제약이 많다. 관심사는 많은 것에 비해 돈은 여유가 없다 보니 기회를 만나면 놓칠 수 없다. 지인 분의 소개로 알게 된 프리다이빙의 기회! 만타 크루라는 다이빙 단체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프리다이빙을 만나게 된 것이다.

  스쿠버 다이빙을 지속적으로 해오면서 한 켠에 올라오는 것은 왠지 모르게 아쉬움이었다. 아마 카메라를 들거나, 텍 다이빙을 도전하거나 등의 추가적인 작업을 한다면 채워졌을 수도 있겠다. 한 편으로는 내가 평소에도 몸에 뭔가 많이 걸치는 것을 별로 안 좋아하는 것도 있는 것 같다. 그리고 해녀가 물질하는 것을 영상으로 보게 될 때마다 끌림을 느끼기도 했다. 이런 시기에 프리다이빙이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는데 묘한 기분이었다. 스쿠버는 스쿠버만의 매력이 있지만, 새로운 도전에 끌림을 느끼게 됐다. 

 

내가 만난 프리다이빙

  프리다이빙은 기록 스포츠라고 한다. 숨참기나 수심 깊이가 주된 내용이다. 사람에게 너무나 필수적이고, 가장 근원적이어서 그만큼이나 당연시되는 것이 호흡이다. 이런 호흡을 멈춘 채로 물속을 내려간다는 것은 내가 스쿠버를 하면서 올라오던 아쉬움을 채워주기에 딱 들어맞게 생겼다. 광활한 자연을 바라보면 나라는 존재가 작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런 자연의 나도 일부로서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은 신비한 에너지를 얻는 기분을 들게 한다. 마찬가지로 숨을 참고 물속으로 들어가는 것 또한 그런 경험을 준다. 나는 숨 몇 분 못 쉬면 세상을 하직하는 정말 약한 존재라는 것을 깨달음과 동시에, 세상의 모든 것을 내려놓은 채 자연과 연결되는 강렬한 경험이 된다. 

  숨참기와 수심 깊이가 주된 내용이라고 했지만 이들의 더 본질에 있는 것은 이완이었다. relax(이하 릴랙스)는 명상에서나 쓰일 줄 알았는데 여기서 접해서 신기했다. 내가 스쿠버를 배운 환경은 꽤 긴장감이 있어서 부담을 느끼지만 바다에 들어가 새로운 세계를 만나게 하는 경험이 그 긴장을 조금이나마 풀게 해 줬던 것 같다. 이런 기억 때문에 시작하기도 전에 일찌감치 긴장하고 있는 나는 이 릴랙스에 처음엔 당황했다. 그래도 너무 바랐던 상황이었어서 금세 적응하게 됐다. 편안해야 기록 경신이 가능하다는 것을 중점적으로 배우는 스포츠가 프리다이빙 말고 또 있을까 싶다. 

 

프리다이빙을 배우다.

  이론교육과 실습을 통해 프리다이빙을 익힌다. 이론 시간 간략하게 프리다이빙에 필요한 기초 지식을 접한다. 이퀄라이징, 포유류 다이빙 반사작용(MDR), 호흡법 등이 있다. 실습에서 호흡법을 실제로 써보면 그냥 막 숨을 참는다는 느낌이 아니라 체계적으로 한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 또한 숨을 과도하게 참는 경우 발생하는 블랙아웃(BO)의 조치는 혼자 할 수 없어서 버디 시스템은 더욱 중요해 보인다. 그래서 그런지 스쿠버와 달리 초기 단계에서부터 레스큐를 배운다.

  종목에는 스태틱(STA), 다이나믹(DYN), 프리 이멀젼(FIM), 콘스탄트 웨이트(CWT) 이렇게 네 가지에 대해 알게 됐다 스태틱은 숨 참기, 다이나믹은 잠영으로 수평거리 기록, 프리 이멀젼은 줄을 잡고 수직거리 기록, 콘스탄트 웨이트는 줄을 건드리지 않고 수직거리 기록이다. 이미 알았겠지만, 모든 종목에 숨 참기가 포함되어있는 셈이다. 숨 참기는 릴랙스와 호흡법을 배우고 하면 무작정 하는 것에 비해 2~3배의 기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나도 무작정 했을 때 3분은 굉장히 버겁게 어쩌다가 한 번 겨우 도달하는 기록이었지만, 배운 대로 하니 3분 30초가 부담스럽지 않게 됐다. 그리고 나머지 내용에 대해서는 맛보기만 한 셈이긴 하다. 그중에서 10m 수심 찍기를 시도한 게 역시나 가장 인상 깊었다. 줄을 잡는 것을 처음 먼저 했는데 확실히 뭔가 의지할 것이 있다는 것은 큰 안정감을 준다. 줄을 잡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10m를 내려다보는 거리의 압박을 줄여준다. 그다음으로 줄을 건드리지 않고 덕 다이빙으로 입수하고 핀 질로 내려갔다 올라오는 것은 좀 더 부담이 있었다. 그래도 한 번 찍고 나서 '흥, 별거 아니네!' 한 번 속으로 외쳐주면 부담감은 금방 귀가시킬 수 있게 된다. 

 

자주 만나자 프리다이빙!

  프리다이빙을 배우며 만난 릴랙스, 호흡법, 10m 수심 찍기와 기타 등등은 나에게 꽤나 소중한 경험이 되었다. 특히 모든 것의 근간이라고 했던 릴랙스와 호흡법의 체험은 일상생활에서도 긴장 도는 때에 이완해주는 기술로써 굉장한 자원으로 쓰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명상은 도움이 된다는 얘기는 널리 알려져 있다. 내가 느낀 프리다이빙은 색다른 명상법과도 같았다. 여건이 안돼서 프리다이빙을 못 가더라도, 그 기억을 되살려 사무실, 학교 등 앉은자리에서 그 감각을 기억하면서 릴랙스와 호흡을 해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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