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프/아침걷기

아침걷기129 도움과 필요성

가랑비 2026. 1. 29. 11:44

  오래된 의문이 하나 있다.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말을 많이 했다. 조언으로 규정될 그런 말들이다. 그게 얼핏 보면 조언의 형태로 보이기 쉽지만, 내 입장에서 보면 그렇지만은 않았던 것 같다. 내가 관심을 가진 영역에서 두각을 나타냈다고 여겨지는 것이 특정 문제를 해결한 경험이 대다수였다. 단순히 이런 결과물을 뽐내고 싶어 했던 것일 수도 있다. 인정받고 싶어서 그랬을 수도 있다. 하나 더 눈여겨 볼만한 점은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지를 서두에 꼭 등장시켰던 것 같다. 이것도 마찬가지 흐름일 수 있겠지만, 그 출발은 다른 것 같다. 똑같은 일을 해냈다고 하더라도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지에 대한 이해를 바란 것이다. 과연 누가 도움이 필요했을까?

  누구보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은 나였을 수도 있다. 내가 해왔던 조언으로 보이는 말들은 모두 내가 중요하게 여길 뿐인 말들이었다. 달리 보면 내게 되뇌는 말이었다. 그리고 또 한 가지가 이어서 등장하는데, 내가 누군가와 함께하는 걸 좋아한다는 것 속에 담긴 한 부분이다. 은연중에 나타나는 기대감. 상대방이 이끌어주길 바라는 것이다. 이 속에 담긴 의미를 추측해 볼 때 아주 부끄러운 요소들이 보인다. 나는 하고 싶은데 할 수는 없으니 할 수 있게 도와달라는 말이 된다. 이 말을 인식해 버린 순간 이 말을 실질적으로 하게 되기는 어렵다. 이걸 인식하게 된 시점에는 이미 내가 무얼 하고 싶은지, 그중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뭐가 있는지를 이미 얼추 알고 있는 상태가 되었기 때문이다.

  일방적으로 받는 조언은 대다수가 필요 없는 상태에 놓여 있어 허공에 흩날린다. 도움이 필요한 건 나였다. 그래서 도움을 구한다. 일련의 생각들 모두 이미 한 두 번 해봤던 것들이 아니다. 그럼에도 변화를 얻기에는 쉽지 않아서 오랜 시간 발효됐다. 중간중간에 부패하지는 않았나 살폈던 과정이겠거니, 이제 드디어 시식해 볼 때가 온 것이다. 그동안 모아 왔던 점들이 연결되는 순간을 맞이한다. 아침걷기-글싸기-밥 해 먹기-운동-만족감 얻기 등으로 연결되고 내 하루로 형성된다. 이 속에 담긴 수많은 의미와 재미들이 소금처럼 내 몸이 물인양 소금물이 되듯 투명하게 녹아들어 있다. 

  내가 원하는 모습들을 발견하고 파헤치고 부딪히고 나만의 것으로 재생산해내고 있는 나를 만나게 될 때 그 만족감이 정말 크구나.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첨예하게 연마하는 게 나에게 정말 필요한 작업이다. 그것이 되었을 때에야 비로소 나에게도, 주는 상대방에게도 의미 있는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점차 선명해지고 있다. 이는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면서 드러나는 것이 크다. 계속해서 행동하자. 행동할수록 선명해진다. 물론 기록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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