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프/아침걷기

아침걷기126 발길 닿는대로

가랑비 2026. 1. 22. 10:49

  요새 당근 앱에서 보물상자 까서 포인트 얻는 재미가 있다. 앱들 중에서 예전엔 토스도 괜찮게 줬었는데, 지금은 노원구민 대상 걷기 어플, 당근 이 두 개가 아주 쏠쏠하다. 그래서 걸을 때 겸사겸사 당근 보물상자를 켜곤 하는데, 사실 가치를 느끼는 게 덜 해질 때가 있기도 하고 최근 한파로 인해 폰이 빨리 죽어서 안 키게 되기도 한다. 그런데 아침걷기, 산책을 할 때는 가능하면 폰을 멀리하고 싶어 한다. 왜냐하면 앱과 함께 걷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산책에서 기대하는 바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앱 사용은 다른 때에도 충분히 할 수 있다. 아침걷기는 아침걷기 때에만 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기 때문에 이러한 필요성을 점차 인식하게 되니 그렇다.

  오늘 이러저러한 이유로 폰을 걸음수만 체크하도록 하고자 챙겨가기만 했다. 그러다가 문득 가던 길이 아니라 옆으로 사알짝 꺾어 걸어갔다. 그러다가 문득 스마트도서관이 보이고 다시 책에 대한 생각이 떠올랐다. 몇 걸음 더 가니, 평생학습관이 눈에 들어왔다. 정말 신기하게도 항상 걸어 다니던 길 몇 걸음 옆이었는데, 없는 존재처럼 인식하지 못하고 있던 건물이었다! 정말 떡하니 옆에 있었는데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는 게 신기하다. 마치 닥터후에서 등장하는 존재감을 없애주는 기능을 한 물건을 차고 있었던 것처럼 말이다.

  오늘도 어떠한 거리낌 없이 건물 안으로 들어가게 되었고, 호기심 가득해서 건물 구석구석 돌아다녔다. 평생학습관이 최근에 리모델링을 마쳐서 그런 것일까? 1기 프로그램들이 신청공고가 여러 개 붙어있었다. 그림 그리기, 바이브 코딩으로 게임 만들기, 블로그 콘텐츠 만들기 등 흥미를 이끄는 프로그램들이 많았는데, 신청기한이 남아있는 건 바이브 코딩 하나뿐이었다. 호기심이 든다. 독서모임의 존재도 알게 되었다. 현재 독서에 좀 더 관심을 갖고 싶어서 독서모임 문의를... 머뭇거리다가 '아, 언제까지 내가 이런 걸로 이렇게 머뭇머뭇해야 하나'하고 답답해져서 냅다 전화 걸었다. 역시 내가 머뭇거리는 건 나만의 영역이다. 담당자분들께서는 정말 친절하게 구체적으로 잘 설명해 주셨고, 내가 원하는 것에 대해 확실히 얻을 수 있었다. 그렇게 해서 바로 신청을 넣고자 대기 중인 상태가 되었다.

  정보를 더 얻어서 찾아보니 오픈되어 있는 독서모임은 세 곳이었고, 그중에 한 곳이 이름도 '사유와 공감'이고 책들도 내가 읽었거나 갖고 있거나 하는 것들이 눈에 보여서 관심이 더욱 가게 되었다 보니 막 바로 신청할 마음이 생겼기도 하다. 독서모임을 통해 내가 얻고 싶은 것은, 독서에 더 익숙해지고 싶고, 대학원 스터디도 좋지만 보다 내가 관심이 가는 책들을 더 읽고 싶은 것도 있다. 그동안 계속 혼자 책을 읽어왔는데 나중에 독서모임을 운영해보고 싶기도 하고 해서 다양한 관점에서 더 훈련하고 배우고자 한다.

  유튜브 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지만, 문제가 있다면 쉼 없이 연달아서 보게 된다는 것이다. 유튜브도 점차 퀄리티가 타 프로그램을 압도할 만큼 좋아지고 있다. 나의 입장에서는 배움의 욕구가 더 크다 보니 심리나 철학 쪽에 더 관심을 갖고 보게 되는 것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쉼이 있어야 한다. 사유의 틈이 필요하다. 그런데 쇼츠나 유튜브들은 소비적이다. 사유를 생산할 틈을 주지 않는다. 나는 이것을 경계한다. 그러다 보니 차라리 영화 하나를 진득하게 보고 싶고, 영화를 보면, 배우들의 표정이 어떤 의미를 담았는지를 보고 싶다. 그게 아니라면 차라리 소설을 읽고 싶어진다. 최근 민음사 유튭에서 도서 소개 영상을 몇 개 봤더니 좋았다. 덕분에 책 읽고 싶은 호기심이 더 생기기도 했다. 독서하고 있는 나를 원하기 때문에 여기에 도움이 되는 쪽으로 일상의 틀을 갖추고 싶다. 

  이번 글 유독 손길 닿는 대로 썼다. 예전에는 두서없이 말하는 것이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점 때문에 개선하고 싶었다. 그런데 지금은 일종의 산책과 같은 글쓰기라는 생각이 들어서 오히려 좋다. 이 안에 내가 원하는 것들이 담겨있고, 내가 지향하는 게 담겨 있고,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을 발견할 수 있으면 그만이다. 오늘 이 글 덕에 내가 바라는 특징을 하나 더 발견하게 되어 기쁘다. 또한 그것을 구체적으로 내가 즉각적인 행동으로 환산해 낼 수 있는 법도 더욱 구체화된 것 같아서 좋다. 역시 산책과 글쓰기는 내게 이롭다. 흥미로운 건 루소라는 사람이 내가 하던 것과 유사한 컨텐츠를 언급했었던 모양인데, 다음에 소개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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