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아침 산책 다시 했다. 시각은 12시였지만, 몸 상태는 분명 못 일어날 것만 같았다. 그런데 문득 산책했을 때의 감각이 다시 올라오면서 몸이 자연히 일으켜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확실히 한 번 해두면 몸이 그걸 잊지 않는 게 있다. 예전에 산책을 시작했을 때보다 훨씬 빠르게 다시 익숙해질 것이 예상되는 순간이었다. 남에게 나의 인생을 맡겨둔 것처럼 구는 것은 꽤 비참할 것 같다. 최근 들어 생각해 보면 나의 몸 안에 하나의 무언가가 앵커가 된 상태에서 다른 많은 것들이 형성된 것 같아 보이는 게 발견됐는데, 이와 관련이 있다. 앞으로도 그러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다. 산책과 같이 나는 자유로이 할 수 있음에도 안 하는 것들이 너무 많은데 이것에서부터 시작한다. 나는 분명할 수 있는 것들이 정말 많다. 나는 못 해내는 사람이 아니며, 내가 원하는 모습은 타인에게 도움이 되는 쪽을 더 바란다. 내가 더 할 수 있는 영역을 넓히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 도움을 받는 것이 의미가 있게 연결이 된다.
나는 못할 것이다. 그러니 도망친다. 그리고 깊은 무의식에서 타인에게 나를 이끌어 주길 바란다. 그러나 나는 내가 원하는 게 확고하고 고집이 있어서 아무나 따라가지도 않았다. 아쉽게도 내가 원하는 게 뭔지 알아내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을 뿐이다. 그 간극에서 발생한 것이 바로 내가 하고 싶어 하는 것을 타인이 함께 해주길 바라는 것일 수도 있겠다. 내가 연결고리를 이렇게 찾아봤는데 지금껏 내 인생에서 가장 그럴듯한 연결고리였다. 여기에서 한 가지 문제가 있다면, 내가 하기 싫어하면서 남이 먼저 해주길 바라는 형태였는데 이건 갈등을 부르기 때문에 제거했다. 다행히도 제거가 되었다. 여전히 남은 지점이 함께 해주길 바라는 마음까지는 좋은데, 내가 원하는 걸 먼저 내게 제안해 주길 바라는 마음이라는 것을 생각해 보니 내가 바라는 형태가 아니다. 이 시점에 문득 드는 생각이 그냥 내가 하자. 이렇게 되는 상태가 찾아왔다. 내가 원하는 순간을 맞이하는 아주 작은 장면이 되었다. 매 순간 이런 순간을 맞이하며 하루를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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