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프/아침걷기

아침걷기121 말하기

가랑비 2023. 11. 2. 07:22

  지금 시점에서는 행동이 다채로워졌지만 나의 행동의 시작은 말하기였다. 상상 속에 갇혀지내던 내가 특정한 욕구로 인해 이를 해소하고자 하는 이유가 컸던 행동은 다름 아닌 말하기였다. 말하기를 통해 큰 만족을 얻을 수 있게 되니 더 하고 싶어졌다. 말하기가 듣기로 이어지는 작업이 꽤 긴 시간이 걸렸다. 이는 달리 생각하면 말하기를 충분히 했기 때문에 들을 수 있는 귀가 생긴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이번 아침은 수영을 가는 날이다. 한동안 계속 원하는 시각에 일어나지 못해 마지노선에 간당간당하게 출발했다. 오늘은 예상 시각보다 더 일찍 출발하게 되는 기적이 일어났다. 두번째 알람만에 일어나서 옷을 챙겨입고 준비물들을 챙겼다. 예상치 못하게 10분이나 여유가 생겨버려서 어벙하게 시간을 보내다가 출발했다. 

 

  최근 지속적으로 회복이 더딘 느낌, 뇌가 뿌연 느낌, 만성피로가 있다면 그런 느낌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정말 딱 옛날의 나의 디폴트 상태 같았다. 어제 저녁부터 컨디션이 뭔가 돌아온 기분이다. 여기에는 재밌게도 나를 살게 했던 것은 높은 확률로 말하기일 것이다. 

  욕구는 이해받고 싶은 욕구였고, 무의식적으로 나를 이해해줄 수 있는 사람을 찾아 말하고 다녔던 것이다. 심할 때는 사람을 앉혀놓고 2시간 내리를 떠들다가, 끝날 때 쯤에서야 아차 겨우 정신을 차린 적도 있었다. 감사하게도 내 얘기에 흥미를 가져준 분들 덕에 내가 살았다. 

 

  많은 일들이 있고 난 뒤에 작년, 올해 들어 이런 욕구가 굉장히 줄어들어서 정상 범주 내로 유지가 된다는 것을 봤다. 듣기가 가능해진 것이다. 근데 이번에 하게 된 작업(?)은 내가 얼마나 말하기를 하지 않아도 되는지 테스트해본 셈이 됐던 모양이다. 내 관심사를 조금 진득하게 얘기를 했고, 그를 이해해주는 마음이 편한 사람을 만나니 정신이 맑아진다. 어쨌든 적절하게 말하고 다니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던 경험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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