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프/아침걷기

아침걷기104 보상

가랑비 2023. 10. 10. 07:44

  어느 시점부터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외적 보상에 대해 움직이는 것이 줄고 내적 보상 위주로 움직이는 삶을 살게 된지 꽤 오래됐다. 보상이라는 단어 자체가 아주 약간은 거부 반응이 있는 것으로 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게 분명하다. 너무 이상적인 사고를 갖고 사는 내가, 이 외적 보상이라는 의미로 주로 받아들여지는 보상이라는 단어에 폐해를 본 것이다. 그런데 최근 보상이라는 단어가 결국은 인간에게 있어서 필수불가결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이제서야 의식적으로 조금은 수용하게 되고 있다. 

 

  최근 들어 계속 수면시간이 원하는 시각보다 늦다. 마찬가지로 원하는 시각보다 늦게 일어난다. 가족이 강추한 [why we sleep]이라는 책을 받게 됐다. 뜬금 없는 영어라고 생각했을 수 있지만 영어 원서다. 이 책을 받고 나니 내용을 다 읽지 않고 행동강령 12가지를 훑었는데 이미 익히 알고 있는 내용들 뿐이고 꽤 잘 지키고 있는 편이구나 했다. 그러다보니 더 잘 지켜보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 조만간 원하는 시각에 맞춰 집에 돌아와 보고자한다. 

  어느새 알람을 듣고 깼지만 더 자는 것을 반복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실제로 여유시간이 좀 더 있던 날 알람 없이 잤던 경험 덕에 그 차이를 알게 됐다. 실제로 알람 없이 자고 8시간을 자고 일어난 날에 무엇이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은 감각이 흐릿하게나마 있었다. 정신차려보니 6시간 간당간당하게 채우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그래서 결국 오늘 반복하던 아침걷기는 등운동만 해주는 것으로 마무리를 지었다. 오늘 보니 가슴을 여는 작업을 의식적으로 더 신경써야한다는 것을 느꼈다. 또한 며칠 전에 아팠던 것이라는 걸 깨달았다. 배가 자주 안 좋다보니 정상이 아닌 것을 일상이 돼서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래서 신경써서 좀 더 쉬어가기로 결정했다. 신호로 나타났던 증상들이 다양했다. 집중이 전혀되지 않고 졸리고, 걸을 때 허벅다리가 무겁게 느껴지고, 등운동을 할 때 자세가 무너지고 근육이 힘이 안들어가는 것 등이 있었다. 다음에 이런 신호를 잘 캐치해서 아파도 제 때 대처를 할 수 있게 대비를 하겠다.

 

  인간의 뇌에서 일어나는 보상 시스템이 있다. 이게 피드백이다. Weighted sum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이것이 어느 경험에서나 작동한다는 점인데, 감각할 수 있는 내용일 수록 더 잘 피드백이 될 수밖에 없다. 특히 시각 감각이 큰 자극이 된다. 가시화의 중요성이 여기에 있다. 그런데 의식은 물론 무의식에서도 보상시스템이 작동한다. 무의식적인 행동을 보면 알 수 있다. 

 

  위에서 수면에 관한 내용에서는 더 잘해보고 싶어서, 몸이 아픈 것을 관리할 때는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 등 특정 방향이 설정이 되고, 그 길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만든다. 반복이 이뤄지다보면 다시 말해 훈련이 되면 특정 행동을 반복할 때 보상이 이뤄진다.

  내 몸이 그렇게 만들도록 하게 되는 시점이 있다. 이 시스템은 실질적으로 인간의 옳고 그름과 관계 없이 작동한다. 이게 가장 무서운 점이다. 사회에게 위협이 되는 것은 다른 게 아니라 바로 이러한 점이다. 이것을 잘 알고 운용할 줄 아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현대사회를 건강하고 평화를 수호하며 살 수 있는 중요한 스킬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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