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프/아침걷기

아침걷기102 대처

가랑비 2023. 10. 8. 09:54

  지금까지의 나의 삶은 예측이라는 게 없었다. 있었다해도 효과가 없다고 생각하거나 쉽게 좌절되어 금새 사라졌을 것이다. 예측하는 것이 불가능하니 닥쳐서 하는 수밖에 없었다. 일단 시도를 해야했고 소소하게 들이댔다. 그래도 학습을 통해 기억할 수 있는 내용들이 많아지면서 점점 예측 비스무리한 것을 시작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여전히 대처하느라 급급한 상태이긴하다.어쩌면 예측할 수 있게 되는 것이 적응일 수도 있겠다.

 

  호랑이를 보고 별 생각 없이 가려다가 한 번 쓱 둘러봤다. 호랑이 발 밑 쪽에 난 같은 것이 하나 그려져있는데 마치 어떤 문양 같은 느낌을 주는 그림이어서 약간 신비로움을 주는 듯 했다. 물을 보러 가며 따릉이를 데리고 갔다. 잠깐의 해프닝을 겪고 다시 돌아와서 물을 보고, 눈을 감고 호흡해주고, 큰산을 보고, 등운동을 했다.

  걷기를 하는 길에 아주 재밌는 일을 겪었다. 급하게 화장실을 찾게 됐고 아주 강력한 녀석이었다. 자고 일어난 직후여서 전조증상을 느낀 것이 아주 미미했는데, 간과한 것들이 몇 가지가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런 생각들을 하며 빠르게 공중화장실을 찾았으나 실패했다. 아찔했지만, 정신을 꽉 붙잡고 달렸다. 따릉이가 있었기에 살았다. 사회적 죽음을 모면했다.

 

  내 인생과 같았다는 생각이 스쳐지나간다. 마치 아무 일도 없을 것처럼 지내다가 일이 터진 뒤에서야 아차. 그래도 수습이 가능한 범위라면 어떻게든 하려고 들었다. 그 범위를 넘는 상황이 생기면 자연스럽게 내려놨던 것 같다. 정말 다행히도 이런 일들이 반복됐음에도 지금껏 스트레스가 그리 크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내가 할 수 있는 아이템을 골라서 했기 때문이다.

 

  대처만으로도 성장이 가능했던 영역을 나름 잘 찾았던 것이 나의 유일한 길이었다. 그 덕에 일련의 사고의 확장과 스킬들의 단련을 통해 그릇을 넓혔다고 할 수 있겠다. 넓어진 그릇으로 지금 다시 도전하고있다. 그동안 수습이 어려웠던 영역에 와서 뚫어보려고 이것 저것 시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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