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프/아침걷기

아침걷기31

가랑비 2023. 7. 5. 08:56

  어제 밤에 가족이 내일 아침은 청소를 해보는 것은 어떻냐는 말에 좋은 아이디어라는 생각이 들었고 의식적으로 더 그렇게 생각했다. 한 번 생각을 꺼내게 된 시점을 가볍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눈을 뜨고 시험 때문이라며 미루고 있던 청소를 일어나서 조금이라도 건드렸다. 최근 꽤 자주 느끼지만 청소하는 게 귀찮지 않고 오히려 하면 좋다. 깔끔해지는 것이 기분이 좋다는 것을 느낀다. 더해서 스스로 직접 깔끔해지게 만든 것이니 뿌듯하다. 

 

  비가 오니 오늘은 자연스럽게 여유롭게 걷게 됐다. 포인트에 정신을 뺏겨 여유로운 걷기를 만끽하지 못했던 기억과 달리 오늘은 생각에 빠져 포인트를 잊었다. 나로서는 상당히 재밌고 만족스러운 경험이다. 최근에는 걱정거리로 인해 생각에 잠긴 적은 많지 않다. 있다하더라도 걱정이 아니라 문제로 보고 풀고자 한다. 풀려고 하는 과정에서 생각을 한 단계, 한 단계 나아가는 작업을 필연적으로 하게 되는데, 여기에서 실질적 변화가 발생할 힘이 생긴다. 

  물을 보러 갔다. 어제였나? 웅덩이에 잠겨 있던 샤프가 물 밖에 꺼내져 있었다. 약간 놀랐다. 그리고 무궁화꽃 봉오리가 닫혀있는 것이 내가 무궁화보다 일찍 일어났다는 생각이 들게 돼서 피식 웃었다. 지나가는 길목에 까치가 내려 앉아 깡, 총, 깡, 총 하고 걷는데 꽤 귀여웠다. 까치라는 이름이 초성이 같다는 것을 인지하고 혹시 연관이 있을까 하고 생각해봤지만 딱히 떠오르는 것은 없었다. 

  동네 공원에 헬스 기구가 있는데 상체 운동 기구를 오늘까지 네 번째 이용했다. 어제까지만 해도 멀쩡했는데 오늘 보니 약간의 문제가 있어 마음껏 이용하진 못했지만 목표는 달성했다. 어제 운동기구를 쓰면서 느낀 만족감에 오늘 문 밖으로 나오면서 이 생각부터 났다. 여유있는 걷기에서 발산이 이뤄지고, 그 발산 덕에 찾은 재밌고 좋은 점을 발견하니 거기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이런 방식은 디자인띵킹이라고 이름 붙여진 디자인툴에서 처음 정리된 내용을 접했는데 상당히 강력한 방법인 것 같다.

 

  해내면 된다. 생각했으면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생각했는데 그것을 어떤 식으로든 꺼내지 않는 경우가 많아질 수록 병(?)에 걸리기 쉽다. (항상 언급하지만, 피해를 유발하는 생각과 행동은 제외 대상이다.)

728x90

'나만프 > 아침걷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침걷기33 휴식  (0) 2023.07.07
아침걷기32  (0) 2023.07.06
아침걷기30  (0) 2023.07.04
아침걷기29  (0) 2023.07.03
아침걷기28  (0) 2023.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