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프/아침걷기

아침걷기30

가랑비 2023. 7. 4. 22:38

  대망의 시험 날이었다. 시험 날이어도 나의 하루는 지키고 싶었다. 그래서 아침걷기, 아침식사, 책 읽기까지는 무사히 마쳤다. 뒤늦게 글을 쓴다. 내 인생의 공부가 이렇게 가까웠던 날이 언제였을까 아득했던 과거들이 슬며시 떠올랐다. 시험이 기다려지는 것이 가능한 거였구나. 물론 완벽하진 않았다. 완벽을 기대한 것은 아니고, 내가 생각하는 최선의 준비 상태에 도달하지 못한 것은 큰 아쉬움이었다. 이렇게 된 것도 내가 생각한 것을 실행에 옮긴 정도가 많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시험은 평소 수업시간과 달리 2시간 늦게 있었지만, 똑같이 출발해서 열람실로 직행해서 어제 하던 공부를 마저 했다. 어제 공부를 멈추고 나올 때와 오늘 열람실로 들어갈 때만 해도 의식적으로 미소를 띠어보려고 했다. 의도적으로 미소를 띠면 실제로 몸이 반응하는 단계에 도달해서 성공률을 높이는 관점을 바꿔내는 것에 효과가 나타나는 수준이 됐다. 시험을 보러 맞춰놨던 시간보다 더 일찍 나왔다. 급하게 가면 뛰어야 하고 더운 날이니 열을 식히는 데 또 시간이 걸릴 것을 생각하면 일찍 천천히 미리 가 있는 게 낫다는 것을 이제는 조금 알게 됐다. 만일의 상황을 대비하고, 여유 있게 걸어 가는 것의 장점을 알기 때문에 했던 행동 덕분에 미리 화장실도 다녀올 수 있었고 돌발 상황 없이 시험을 볼 수 있었다. 

  시험이 어렵지 않다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 이제서야 깨달았다. 100점을 맞았다는 말이 아니라 알지 못해서 풀지 못한 문제가 없었다는 것이다. 교수님의 말을 열심히 따라가려고 하니 이해가 되고, 시험이 문제를 푸는 것이기 때문에 문제를 풀었더니 풀 수 있는 문제가 늘었다. 중간 보단, 기말이 더 어렵기 때문에 기말에서 많이 갈린다고 하신 말씀을 가볍게 생각하지 말아야겠다. 다시 한번 느끼지만, 귀를 닫고, 눈을 닫고, 손 내밀기를 부끄러워하고, 마음을 닫고, 행동이 없는데, 이것들을 인식하지 못한 채로 성장하려는 생각을 했던 내가 정말 대견하다. 많이 힘들었을 나에게 삼삼한 위로를 전한다.

 

  이제 걱정할 것이 없다. 단순하게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해서 집중하는 것만이 필요하다. 그것이 어떤 것이 됐든 중요하지 않다.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것만이 내게 진짜로 좋은 길을 만들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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