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프/아침걷기

아침걷기25

가랑비 2023. 6. 29. 07:55

  일찍 잔다고 했는데 이것저것 한다고 하다 보면 시간이 금방 가버린다. 이번에도 역시 정신 차리고 보니 공부하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지금은 살짝 위기를 느껴야 할 시간이 된 것 같다. 기출을 건드려봐야겠다. 뭔가 분명 엊그제 아침걷기 네 번째 글을 썼던 것 같은 느낌인데 벌써 24 번째 글을 지나왔다는 게 새삼 의식이 됐다. 매일 꾸준히 뭔가를 하고 글을 쓰는 것에는 이렇게 쌓여가는 것을 확인하는 게 가능하다는 점이 큰 장점인 것 같다. 누적이 된 내용들을 쓱 눈으로 볼 수 있게 되면 패턴이 보여서 나의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또한 내가 원하는 미래를 고려해서 행동을 수정하는 데 꽤 큰 원동력을 줄 수 있게 된다. 스스로 직접 보고 판단하고 예상해서 행동하는 것에는 힘이 있다. 

 

  날이 지나가거나 말거나 나는 이 여유를 갖는 시간이 아침에 있는 게 좋다. 나의 삶을 내가 컨트롤하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계속하고 싶다. 다행히 어제보다 좀 더 일찍 일어났고, 아침을 먹을 걸 생각해서 어제 준비를 해놓고 잤더니 아주 편하고 곧바로 아침을 먹을 수 있었다. 오늘도 걸으면서 가는 길 도중에 있는 포인트만 받고 지나갔다. 오늘은 약간 고민이었다. 호랑이 못 간지 꽤 돼서 보러 갈까 하다가 그냥 물로 바로 갔다. 물을 보니 또 팔각정이 가고 싶었다. 집 가서 아침 먹고 글도 쓰고 출발하려면 시간이 얼마가 될까 하는 생각에 선뜻 발이 안 떨어졌다. 이렇게 고민이 되는 건 오랜만이었다. 팔각정으로 가려고 발을 뗐다가 천천히 돌아가는 게 좋겠다고 생각이 들어서 다시 돌아갔다. 그래도 물을 보는 건 역시 좋았다. 

  최근 느끼는 것 중에 하나가 모든 것을 멈추고 생각하는 것이다. 현대사회는 정보가 너무 많다는 것이 달리 말하면 스스로 생각할 시간을 충분히 얻지 못하게 된다는 말과 같은 것 같다. 지식을 흡수하든, 스킬을 배우든 내가 직접 경험해 보는 것이 있는 게 학습에 훨씬 큰 효과를 준다는 생각이다. 더 나아가서 스스로의 가치관과 삶을 살아가는 것 사이의 모순을 줄일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이다. 멈추고 생각하고, 직접 행동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이에 더하여 글로도 기록을 하면 더 좋을 것이다. 

  돌아오는 길에 있는 공원 헬스장을 들렀다. 팔각정 안 가고 일찍 돌아오길 잘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등운동 기구를 잡고 가벼운 무게로 깔짝 거리다가 일어났다. 처음엔 뭐든 깔짝거리는 게 재밌다. 흥미로웠던 것은 어르신 분들이 여럿 계셨고 그중에는 찐도 있는 느낌이었다.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약간의 자극을 받았다. 어제 수영을 하고 나서 근육이 느껴지는 게 기분이 좋다고 생각했는데, 여기서 근력운동도 하면 딱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나가면서 생김새가 못 보던 버섯이 자란 게 있어서 사진을 찍었다. 생각해 보니 요즘 러브버그가 난리였다고 하는데, 물 쪽에서도 보게 돼서 잠깐 보니 참 신기하게 생겼다. 어떻게 둘이 그렇게 앞뒤로 합체가 돼서 앞으로 가는 녀석이 걸을 때, 뒤에 있는 녀석은 발을 반대로 걷고 있었다! 세상에 이런 식으로 뒤로 걷기를 마스터하는 생물이 또 있을까 싶었다. 괜히 궁금해지는 게 여러 가지 있었는데, 그중 하나는 누가 앞으로 걸을지 어떤 기준으로 어떻게 결정하는지 의문이 있었다. 

 

  호기심이 인생에 있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호기심이 가득해서 질문을 잘하는 사람을 보면 멋지다고 생각한다. 최근 들어 주변에 그런 분들을 종종 접하게 되는 것 같아서 내심 친밀함을 느낀다. 호기심 가득한 사람들과 더 가까이하고 싶다. 그리고 그 사람들이 어떤 것들에 호기심을 갖게 되고, 왜 생기는 지도 너무 궁금하다. 나는 가만 보니 새로운 점을 발견했을 때 호기심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수업에서 배운 것이 정말 각인이 되는 내용이 있었는데, 세상의 변화를 관찰해서 원래의 것을 파악한다는 말이었다. 얼마나 간단하고 강력한 방법인가 놀랐다. 듣고 나를 생각해 보게 됐는데 나도 비슷한 작업을 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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