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꺼내/글따기

초집중2

가랑비 2023. 6. 7. 15:26

23년의 가랑비에게 최고의 관심을 받고 있는 책

  8장에서 다뤄지는 내용 중 관심이 가는 부분은 '중요한 건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면서도 자책감이란 독소는 빨아들이지 않는 것이다.'라는 문장이다. 이 부분도 굉장히 와닿았다. 내가 나만프케어하는 과정에서 만난 분들에게 자주 언급하던 표현인데, 자기객관화와 자책을 구분해야 한다. 자기객관화라는 가면을 쓰고 자책하느라 정신을 못 차리는 경우가 있다. 자책은 확장해서 보면 자해와 다를 게 없다. 자해는 아무리 좋게 포장해도 이점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생각이 맞고 틀리고를 떠나서, 분명한 것은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자책이 아니라, 자기객관화이다. 이를 명확히 구분하고 자기객관화를 통해 성장에 에너지를 써야 한다. 내가 지금 사용하는 방법은, 나의 상황을 마주하고, 이를 나와 감정적으로 동일시하여 아파하지 않고, 조금 거리를 두고 본다고 하면 될 것 같다. 거리를 두고 나의 상황을 보고, 이 상황에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생각한다. 그리고 내가 원하는 것에 가까이 가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찾는다. 아직 경험이 부족하거나, 아직 미숙한 경우엔 방법을 찾지 못하고 막막해서 다시 자책으로 빠지게 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는데, 이런 시점에 놓인 사람은 외부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물론 도움 요청하는 것도 어려울 수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음에 다뤄보겠다. 지금은 그나마 방법이라고 보이는 것을 찾은 사람을 다뤄보자면, 그 방법은 무엇보다 내가, 지금, 바로 할 수 있는 것일수록 좋다. 거기서부터 시작이다. 그것부터 행동에 옮긴다. 이 과정이 바로 자책에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고, 나의 성장에 에너지를 쓰는 것이다. 

  추가로 더 연구해 볼 필요가 있는 부분이 남아있다. [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라는 책을 통해 감정의 작동원리를 접했다. 여기서 말하는 내용이 효과가 있는 부분이 있다고 믿었고, 실제로 적용해 봤을 때 유의미하게 좋은 효과를 보여주는 것을 경험했다. 이 작업을 통해 나는 감정이 현대사회에 들어서 외부 환경의 많은 변화를 겪는 과정에서 오작동하는 것으로 봤다. 따라서 감정의 원래 목적을 파악해서 현재 겪고 있는 그 감정의 목적의 이해도를 높이고 적절히 활용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2부에서는 본짓을 위한 시간을 확보하는 것의 중요성을 다룬다. 이의 시작인 9장에서는 '본짓은 당신이 인생에서 원하는 것에 다가가게 하고 딴짓은 멀어지게 한다.'라는 이 말이 이 책을 도서관에서 대여할 때 자기계발서 서가에 있지 않고 철학 서가에 있는 것을 신기하게 여겼던 나를 납득하게 한 몇 번의 문장 중 하나이다. 한 문장으로 모호한 문제를 명쾌하게 정의 내려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로 만들어버리는 느낌이다. 

  그리고 이후에 두 가지 문장을 인용하는데, 둘 다 내가 너무 관심을 가지고 있던 내용과 연관성이 높아서 나도 인용하겠다. 하나는 '요한 볼프강 폰 괴테는 사람의 미래를 예측하려면 딱 하나만 보면 된다고 했다. "그 사람이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지 알면 어떤 사람이 될지 알 수 있다."이고, 다른 하나는 '스토아학파 철학자 히에로클레스는 우리 삶이 상호연결돼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 의무의 서열을 나타낸 동심원을 만들었다.'는 문장이다. 전자는 내 삶을 돌아보는데 내가 어디에 시간을 써왔는지를 보는 것이 나의 앞으로의 삶을 내가 원하는 삶으로 만들기 위해 필요한 작업임을 강하게 인지하게 만들어준다. 후자는 충격으로 다가오는데, 키워드는 나, 관계, 일 이렇게 세 단어였다. 내가 나만프케어를 주로 했던 6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의 데이터로 정리하게 된 키워드가, 바로 사람의 구성요소로 일과 인간관계를 꼽았던 것이다. 그런데 이 철학자가 만든 동심원은 '나'를 중심으로 관계, 일로 확장되는 동심원을 말하고 있다. 곱씹다 보니 키워드는 같았지만, 내가 접근했던 다이아그램은 약간 달랐는데, 나는 '나'라는 큰 원 안에, 일과 인간관계가 교집합을 이루는 그림으로 설명하고 있었다. 이 차이가 어떤 의미나 효과를 가지는지 아직 알 수는 없지만, 나로서는 굉장히 재밌는 발견을 한 셈이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