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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생크 탈출(1994)

가랑비 2023. 6. 3. 02:32

영화 쇼생크 탈출(1994)

쓴 글이 있었는데, 저장이 안 된 채 날아가버려서 기억에 남는 부분만이라도 적는다.

 

  탈출이라는 극적인 요소가 부각됐지만 이번에 다시 보니 희망이 더욱 극적인 요소라고 느꼈다. 탈출은 눈에 보이는 극적인 소재지만, 희망이 있기에 가능했다는 점에서 희망이 없었다면 탈출도 못했다. 그 희망이 실제로 탈출까지 이어지는 데까지는 어떤 것이 중요한 역할을 한 걸까 생각해 보면, 행동이다.

  희망이 있어도, 행동하지 않는 것은 끔찍한 고통을 안길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행동할 수 없는 것이 일반적으로는 맞다. 그렇기 때문에 레드는 그 끔찍한 것을 겪게 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앤디에게 희망을 버리라는 조언을 한 것이다. 그런데, 앤디는 영화 초에도 내레이션으로 나온 것처럼 초연한 태도를 가진 사람이었다. 마치 감옥에 갇힌 사람이 아닌 공원을 산책하는 사람처럼 걷는다고 한 것처럼 상황에 갇힌 사고와 행동을 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예전에 봤을 때 내가 같은 것을 느꼈다면 상상하지 못했을 비범함이라고만 여겼을 것 같다. 그런데 지금 보고 느낀 것은 사뭇 다르다. 꼭 앤디만이 해낼 수 있는 일은 아니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첫째로는 희망이다. 희망을 향해 천천히 묵직하게 걸어간다. 아이디어를 행동으로 바로 옮긴다. 

  둘째로는 앤디는 본인이 가진 역량을, 다시 말해 본인이 할 수 있는 것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했을 뿐이다. 이러한 점에서 봤을 때,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한다면, 사실 못할 것 없다. 내레이션에서 강조하듯 감옥에 있으면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한다는 말이 힘을 실어준다.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하는 일이 사람마다 다른데, 앤디는 돌을 조각해 예술작품을 만들고 있었다. 이것조차 남다름을 보여주는 요소로 정말 적합하다는 생각이다. 남다름이지만, 불가능한 요소는 아니다. 앤디가 잘 나가는 은행출신으로 빠삭하게 시스템을 잘 아는 것 이외에는 충분히 가능한 영역이라고 생각된다. 딱 하나만 지킬 수 있다면 말이다. 바로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다. 끈질기게 우편을 보내 6년 만에 기금과 잡다한 물건을 받았고, 이것을 보고 두 배로 우편을 보내 매년 기금을 받아낸 것은 정말 기가 막힌 얘기다. 탈출이 극적인 요소이다 보니, 탈출할 수 있었던 굴을 파는 것이 극적인 요소로 조명받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나, 이와 맞먹는 스토리는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셋째로는 누구와도 거래를 잘한다. 거래를 잘하는데 필요한 요소는 신뢰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신뢰는 사실, 아이러니하게도 눈에 보이지 않는 것으로는 믿을 수 없다. 보여줄수록 신뢰도가 커지는 것이 사실이다. 달리 말하면 보여주는 것도 잘한다는 말이 되겠다. 

  마지막으로는 판을 짜는 것을 잘한다. 본인의 위치를 잘 파악하고, 상대가 누구든지 자신을 도움을 주는 사람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것을 잘한다. 

  본인이 '희망'하는 것에 적합한 거래를 함으로써 얻어내거나, 본인이 할 수 있는 일을 지속적으로 함으로써 얻는다는 것이 어쩌면 성공의 지름길이 아닐까. 

 

  기존에 쓴 글을 날려버리는 바람에 생각이 터지는 대로 막 꺼냈다 보니 비문이 너무 많다. 아쉬움이 크다. 일단 쓰고, 다음에 수정하면서 다시 쓰기로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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