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프/건강

아침 걷기

가랑비 2023. 6. 4. 10:00

  오늘도 별 거부반응 없이 잘 일어나 졌다. 눈을 뜨고, 나가서, 걷자. 아무 목적 없어 보이고, 누군가는 귀찮아할 수도 있을 것이겠지만, 나는 이 활동을 하는 것이 몇 번 하지도 않았는데도 소중해진다. 물론 내가 달리기를 6개월 1주일에 평균 2회씩 해보고, 수영도 새벽 수영 2년, 코로나 끝난 이후 다시 시작한 아침수영 3개월째 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무런 경험이 없는 사람이랑은 큰 차이가 있을 수도 있긴 하다. 그런데 그것은 딱 하나, 아침에 햇살 받는 것과, 걷기가 사람의 육체와 정신에 굉장히 큰 이점이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 이번에는 아침에 나가게 된 계기가 하나 추가됐었다. 어제 걷다 보니 걷는 것만으로도 배가 고파진다는 것을 느꼈다. 그렇게 되면 나는 자연스레 밥을 챙겨 먹게 되니 좋은 신호라고 생각했고, 오늘 일어나서 걷다가 배가 고파지는 것을 또 느끼고 싶었다. 재밌게도 막 돌아다니다가 중간부터 계속 배고픔을 느끼게 됐고, 원했던 대로 되니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오늘이 세번째 아침 걷기였는데, 그동안에는 집 앞에 있는 콩 석상 앞에 가보고, 근처 천에 가서 물의 흐름과 풀들을 구경했다. 오늘도 어제와 같이 석상에 갔다. 어제 느꼈을 때 석상이 그냥 그런 느낌이었다. 그래서 아쉬움을 남기고 물을 보러 갔었다. 오늘 다시 보는데 갑자기 좀 더 가면 호랑이 석상이 있었던 게 있어서 차라리 그걸 보러 가보자 했다. 갔서 보니 뭔가 보다 만족스러웠다. 지금은 호랑이의 열정이 더 당기는 모양이다. 그리고 또 돌아오는 길에 어제 지나가다 본 카페, 도서관 등이 생각이 나서 스윽 둘러보고 돌아왔다. 새로운 공간을 탐색하는 느낌이 들었는데 뭔가 새 출발을 하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들어서 재밌었다. 이런 모습을 보니 확실히 나는 내가 보다 원하는 게 있는 것 같고, 그게 명확하게 존재하는 것 같다. 허상을 좇는 사람은 아닌 것 같아서 스스로 안심을 하는 것 같다. 

  아침 걷기에 상당한 매력을 느낀다. 일어나서 무작정 걷는 느낌으로 시작하지만, 천천히 걷다보면 장기하의 노래도 떠오르기도 하고, 나의 걸음걸이에 대해 다시 뜯어보고 바른 자세로 걷기도 해보고, 평소에는 무심코 지나쳤던 것들을 찬찬히 살펴보게 된다. 어쩌면 전시회의 구성이 특별한 이유는 그것이 '특별하시오' 하고 받들기 때문은 아닐지하는 생각도 든다. 나에게는 전시회 같은 특별한 것도 일상에서 벗어나는 특수한 것도 좋지만, 역시 나는 일상이 평화로이 지켜지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 일상이 편안하고 든든하고 단단하지 않는다면 특별한 것을 하는 것이 불안정하다고 느낄 것 같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일상을 내가 원하는 대로 가꾸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온갖 방법을 동원해서 가꿔나가려고 애쓰는 것 같다. 지금 시점에서 돌아보길, 내가 그렇게 일상을 가꾸기 위해 노력했던 것이 절대 헛되지 않았음을 나만의 보상으로 톡톡히 받고 있다.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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