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4

아침걷기95 나3

아무리 머리로 깨달음을 얻었다고는 해도 '습'과 '득'이 되지 않으면 매우 안타까운 시점이다. 그래도 무의미하지는 않다. 이게 과도기에 있다면 이 점을 감안하여 믿고 기다려주는 시간이 필요할 뿐이다. 문제가 하나 있다면, 일반적으로는 흔히 이런 것들을 기다려 줄만한 여유를 가진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호랑이를 봤다. 바람이 꽤 불고 건조한 것을 느낀다. 호랑이가 춥진 않을까 걱정까지 한다. 짧은 시간에 스쳐지나가는 생각들을 금방 흘리고, 물을 보러 간다. 오늘은 꼭 열람실에 가야하겠기에 시간을 아낄 겸 따릉이를 데리고 갔다. 은행나무 열매가 많이 떨어져 있어서 길을 피하기 위해 따릉이에 업힌다. 다시 내려서 걷는다. 물을 보니 비슷한 물의 흐름이다. 문득 드는 생각은 주가 같이 지금 이 순간만을 보..

아침걷기94 인생의 수학자

수학적인 추측인 것을 증명해내는 직업이라고 한다. 어쩌면 사람들은 특히 고집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겠지만, 자신의 인생에서만큼은 수학자가 아닐까. 본인이 내린 정의를 통해 세상을 본다. 그 정의에 기반하여 알맞는 논리들을 찾아내서 적용하고 알맞게 보이는 것들을 모은다. 그러나 수학에서는 증명이 되는 것은 있지만 모든 것을 아우를 수 있는 단 하나의 정답이 있는 것도 아닐 것이다. 더 나아가서는 인생에는 정답이 없다! 그러니 모든 사람은 자신이 생각하기에 가장 아름다운 공식을 찾고 그 공식대로 살아가려는 것뿐이지 않나 싶다. 오늘 호랑이를 보는데, 얘가 갑자기 새삼 석상이라는 게 체감이 됐다. 그 바닥에 네 발과 꼬리가 맞닿아 있는데, 그 바닥과 호랑이가 하나로 묵직하게 있는 게 괜히 돋보였다. 묵직함에 뭔가..

아침걷기54 선택

인생은 결국 선택의 집합이다. 자신이 볼 수 있는 선택지가 한계가 있을 뿐이다. 교육을 통해서 선택지를 늘려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오마이뉴스의 대표와 대면해서 얘기를 들은 기억이 선명하다. 중학생 때 꿈이라고 가졌던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쭉 걸어왔는데, 어느 순간 생각해 보니 다른 선택지도 가능했겠다는 식으로 말했다. 중학생이 세상을 경험했다면 얼마나 경험했겠나. 다른 것보다 꿈이라고 말할 수 있는 선택지가 과연 몇 개나 되냐는 것이다. 이번 아침은 알람을 맞추고 일어났다. 조금은 찌뿌둥한 감이 있었지만, 비교적 괜찮은 편에 속했다. 약간의 걱정은 있었지만 이 정도는 아침걷기를 하고 나면 괜찮아질 것이라 생각하고 조금 쉬다가 일처리도 하나 하고 아침걷기를 다녀왔다. 역시 괜찮아졌다. 드디어 조..

구운몽

학교 수업시간에 집중하는 시간이 많은 사람이 얼마나 될까? 다 각자의 사연이 있을 것이다. 나는 수업에 집중하진 못 했지만 문학작품은 나를 끌어들이는 힘이 있었다. 신선함과 충격을 가져다 준 작품이 여럿 있었는데 구운몽이 그 중 하나이다. 어린 나이에 왜 이런 것에 관심이 있었을까에 대한 답은 아직 확실하진 않다. 아마 부귀영화를 좇는 것만이 답은 아니라고 믿고 싶었던 것 같다. 내가 성진이 된 것처럼 나는 동양풍 그림 속에 절과 산에 걸친 구름 위와 절을 드나들었다. 꽤나 생생해서 내가 직접 겪은 경험같이 잊지 못할 기억이 되었다. 또한 그를 통해 나는 한 가치를 마음에 새기게 됐다. 이런 식으로 내가 삶을 살아가면서 간접 경험이 가져다 주는 것이 직접 겪는 것 만큼의 수준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국어..

내꺼내/글싸기 2021.0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