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꺼내/글싸기

생각

가랑비 2026. 2. 7. 11:26

  생각이 사람 잡는다. 최근 사소한 경험 속에서 내 머리에서 자동적으로 드는 생각에 놀란다. 예전에는 이런 생각을 구분 없이 곧이곧대로 받았었다니 역시 아찔하다. 지금에서라도 이런 구분법을 배웠기에 천만다행이다. 생각이 어떤지에 따라 감정이 바뀐다는 것에 반박하는 의견도 있는 것 같던데, 개인적으로는 맞고 자시고가 중요한 게 아니다. 실질적으로 어떠한 효과가 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 생각이 이럴 땐 화가 나지만, 달리 생각해 보면 아무렇지 않을 수 있다. 이는 내게 명백한 사실로써 작동한다. 사례가 쌓인 것만 과장 보태서 수만 가지다. 오늘도 다뤄보고 싶은 사례 역시 최근 계속 초점을 두고 있는 나의 하루이다. 

  나에서 시작되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 하루를 보내고 있다. 정말 다행히도 강력히 효과를 보이는 방법을 하나 발견한 덕에 한 주를 만족스럽게 지나오고 있다. 점차 모멘텀이 생기는지 특별한 에너지의 소모 없이 자연스럽게 내가 원했던 행동들을 보이고 있다. 최근 내가 한 발언 중에 새삼 놀라운 말이 "저한테 추위는 중요하지 않아요."가 있다. 새삼 정말 그렇다. 이 발언 후에 다시 생각해 보니 더 강화된 듯하다. 마치 내 정체성으로 삼은 듯이 말이다. 그 일환인 것 같은데, 추워지면서 가까운 거리도 버스를 타고 다니다가, 최근 자체 긴축 경제를 도입하고 아낄 수 있는 부분을 아껴보자 생각하다가 따릉이로 다시 대체했다. 최근 헬스장에서 싸이클을 하니 그런지 타던 버스랑 같은 루트로 가서 버스를 지나쳐서 집에 간다(물론 버스가 신호등에 많이 걸린다.). 허벅지에 자극도 빡 와서 뿌듯하다. 오늘도 영하 10도였는데 아무 생각 없이 따릉이를 타고 이동했고 '어 좀 피부가 많이 차가워하는 게 신경이 쓰이네' 정도였다. 

  포인트는 여기다. 그리고 잠깐 어디 들른 뒤에 볼 일을 보러 다시 나왔는데, 이 과정에서 중간 휴식이 따로 없었고, 특별한 소모의 느낌이 거의 없었다. 우선 체력이 많이 올라온 게 가장 큰 영향이 뒷받침되는 게 확실하다. 또한 내가 하고자 하는 것을 행동으로 옮기자는 것도 훈련이 되고 있는 과정이다. 한 주 동안 책과 함께하는 시간을 점차 늘려갈 수 있었다. 그런데 문득 압박감이 몰려온다. 마감일까지 해야 할 게 있네, 이 자극이 흐름에 균열을 일으킨다. 다시 흔들린다. 이것도 결국 특정 생각이었고, 이 생각이 나를 쥐고 흔들고 있는 것이다. 이 생각을 마주하기 위해 현재 상담을 하고 있었던 것이나 다름없다. 

  올 것이 오고 있다. 이젠 정말 해낼 수 있다고 본다. 도움이 필요할 땐 주변에 적극 도움을 요청하도록 해야겠다. 이렇게 생각하지만, 정작 도움이 필요할 땐 못한다. 구체적인 행동 요령을 마련하는 게 필요하다. 그동안 내게 도움이 되어왔던 것은 모두 그런 방식으로 작동했다. 주변 사람들에게 어려운 상황과 고민을 털어놓는 게 도움이 될 것 같다. 상황이 악화되기 전에 전단지를 돌리듯이라도 전화를 돌리는 게 차라리 낫겠다. 내 삶을 내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나를 흔들어대는 것의 정체를 이제 밝혀내고 휘둘리지 않고 싶다. 그간 지난 세월의 경험은 정말 끔찍하다. 이 생각도 하면 막 우울감이 느껴진다. 

  어찌 되든 다시 균형으로 돌아온다. 좋고 나쁨을 떠나서 보는 것을 선호했었는데, 거기엔 뭔가 딱 맞는 느낌은 없었다. 그런데 최근 지속적으로 살펴보게 되는 균형이라는 표현은 딱 맞는 느낌이 온다. 좋은 것만 있을 수가 없다. 그렇다고 나쁜 것만 있을 수도 없다. 생각도 마찬가지로 균형을 맞춰 보기로 한다. 특히, 이전까지 안 좋은 것들에 너무 몰려 있었기 때문에 좋은 쪽을 계속 보려고 했을 뿐이다. 실제로 좋지 않은 것조차 억지로 좋게 끼워 맞춰 보려는 게 아니다. 균형을 맞추는 행위로 보면 된다. 줄타기를 할 때는 균형이 맞춰진 상태여야 한 걸음을 디디든 말든 한다. 그냥 그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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