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선택에 대한 내용을 써봤다. 사람은 완벽할 수 없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선택은 후회를 동반하기 마련이다. 선택은 내 의지대로 할 수 있는 편이라고 하면 후회는 그렇지 않다. 이미 지나간 과거로, 바꿀 수 없는 부분임에도 안타까워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내 인생의 첫 터닝포인트가 됐던 날이 바로 이 '후회'라는 것을 다뤘을 때였다.
나는 크고 작은 후회를 몇 번 경험한 뒤로 그 찝찝하고 불쾌한 경험을 다시 겪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커졌다. 천천히 생각해봤다. 작게는 누구와 한바탕 다투고 나서야 '아~ 그때 이렇게 말할 걸!', 크게는 수능을 망치고 아찔해진 뒤에야 '아~ 공부 좀 제대로 해볼 걸...' 등의 후회 경험이 있다. 이전까지는 이러고 금방 까먹었었지만, 이 부분은 예방할 수 있어 보였다. 습관적으로 '다음에도 이런 상황이 된다면 꼭 이렇게 해야지.' 하는 다짐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다음에도 똑같은 상황이 나타난 적은 드물었다. 하지만 이것이 바로 해결의 실마리였다.
먼저, 후회를 부르는 요소를 생각해보자. 몰랐던 것, 알아도 그렇게 하지 못한 것,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지만 그렇게 돼버린 것 등 정말 많다. 내가 원하는 게 있을 때 끝내 얻지 못한 경우 등에도 후회가 올라오는 것 같다. 그리고 타인이나 환경의 개입이 후회에 차지하는 비율이 생각보다 꽤 크다는 것을 알게 됐다. 다음으로는, 후회하는 것은 기분이 썩 좋지 않다. 다시 느끼고 싶지 않은 기분이다. 과거를 상대로 이기려 드는 것만큼 좌절감을 크게 느낄 수 있는 게 더 있을까 싶다. 마지막으로, 스피드 퀴즈를 보면 모르겠는 문제는 빠르게 패스한다. 시험에서도 내가 풀 수 있는 문제만 풀면 된다고 생각한다. 모르는 내용은 더 준비해서 잘 맞춰나가면 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실제 지금 내 삶에서 내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는 빠르게 패스해본다. 그리고 해결할 수 있는 부분들을 건드려본다.
사람은 왜 후회를 할까? 후회의 가장 큰 부분은 과거라는 점이다. 과거는 바꿀 수 없다. 따라서 후회하는 것은 결국 미래를 위한 일이다. 앞으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면 된다. 후회는 다시 그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일종의 다짐으로 가는 길이다. 그게 최선이다. 내가 과거에 그렇게 했던 행동 또한 그 당시에는 그것이 최선이었다. 여러 선택지를 두고 후회했다면 얘기가 조금 다르겠지만, 그 선택지를 고를 때에도 최대한 내가 고민을 많이 해야 하는 이유이다. 고민해야 하는 내용으로는 진짜 내가 원하는 게 뭔지 알아내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자원을 고려해볼 필요도 있다. 이런 일련의 사고 과정을 거쳐 한 문장으로 정리됐고, 그게 바로 내 첫 좌우명이 되었다. '어떤 것을 보고 안 하면 후회하겠다 싶으면 무조건 하자'였다. 그렇게 지내다 보니 자연스럽게 내 삶의 주도권을 조금씩 잡아나가기 시작했다. 나를 변화시키는 강력한 열쇠는 바로 내 손에 있었다. 남 탓은 줄었다. 남 탓은 마냥 후회하는 것보다 중독성이 강하다. 지금 당장 나의 안 좋은 모습을 가리기에 최적화되어 있는 도구이다. 그렇다고 내 탓이라며 자기 파괴로 가라는 말이 아니다. 내 의지대로 선택을 할수록 후회가 적어진다.
사람은 현재에 살면서 과거에서 배우고 미래를 생각한다. 마치 역사를 배우듯 과거의 나를 통해 그렇게 살지 않겠다는 것을 배우고, 대신 어떻게 살겠다는 씨앗을 심어보자. 사람의 삶은 귀납적으로 접근하는 방법이 가장 편하다. 하지만 사람은 모순덩어리. 항상 반례가 생기고 만들어진다. 유튜브나 웹툰 그리고 영화 등을 보면 어디선가 계속 갑자기 새로운 사람이 나타나 인기를 끄는 것을 목격할 수 있다. 수학에서는 그렇게 찾기 어려운 반례지만, 인생에 있어서 반례 찾는 건 의외로 쉽다. 나의 삶에 내가 반례를 만들어보자. 이 과정이 강할수록 내가 원하는 미래는 앞당겨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