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꺼내/글싸기

중도

가랑비 2023. 6. 8. 15:18

  중도가 뭔지도 모르고 떠들면 누군가 혼내진 않을지 걱정부터 들지만, 이건 글싸기이니 그러려니 하면 그만이다. 또한, 중도라는 표현을 잘못 이해하고 있다 하더라도, 내가 이해하는 어떤 내용이 있고 이에 더 적합한 표현이 있다면 수정하겠다. 조만간 중도에 대해서도 탐구해 보도록 하겠다. 일단 먼저 글을 좀 싸보겠다.

  중도란, 한쪽으로 쭉 갔다가 반대편도 쭉 가보고 그러면서 가운데 지점을 찾는 거라는 식의 얘기를 듣고 내가 아주 틀리게 이해하고 있는 건 아니었겠구나 싶었다. 너무 한 편만을 보고 사는 것의 부작용을 고려해서 항상 반대편도 인식하려고 신경 쓴다. 그 과정에서 내가 이해하는 선에서 최선의 선택지를 내려왔던 것 같다. 나도 한 때는 자기중심적 사고에서 허우적대며 세상을 불만스럽게 보고 원망하는 시간도 있었다. 이제는 조금씩 나를 내려놓고 상대방 쪽으로도 가보려고 한다. 

  문득 그런 그림이 떠올랐다. 흥부와 놀부에서 등장하는 박을 톱질하는 장면을 생각해 보자. 흥부와 놀부 대신, 나와 타인이라고 생각하고 그 둘이 박을 톱질하는 상황이다. 웃긴 생각이겠지만, 딱 이렇게만 봐보자. 내가 이 박을 뜯어서 내가 다 갖겠다고 난리를 치며 내 쪽으로 당긴 톱을 놓지를 않는 것이다. 당연하게도 톱은 고정된 채로 톱은 톱대로 톱의 역할을 못한 채 멈춰 있고, 상대방은 상대방대로 답답해 미칠 노릇일 것 같다. 이 상황에서 박을 뜯어서 내용물을 얻으려면 톱질이 이뤄져야 한다. 톱질이 이뤄지려면 톱이 내쪽으로도 왔다가, 상대방 쪽으로도 갔다가 해야 한다.

  이전에는 중도라는 것이 어떤 특정한 타협점, 솔루션이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어쩌면 주고받는 것 또한 일종의 중도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일종의 거래라는 말이다. 합의점에 도달하는 거래의 의미에 더 가깝진 않을까 싶다. 이렇게 생각하다가 두 문장을 다시 보면 욕구가 하나가 될 수 있다면 특정한 타협점으로 나타나고, 욕구가 하나가 아니라 더 많이 있다면 거래가 되는 것이라고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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