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거지 2

아침걷기118 바닥의 확장

기억력이 안 좋은 것에 대한 장점은 굉장한 이점을 갖고 있다. 사람은 기억의 축적으로 만들어진다. 그러한 것이 시간이 지나면서 희미해지는데, 동일한 기억을 다시 떠올림으로써 처음같은 상태로 되돌려놓는 것이다. 기억력이라는 말이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에 따라 조금 다를 수 있긴 하지만, 지금 언급하려는 것은 과거 그 자체에 대한 기억이다. 미래에 시선이 가있다보면 과거를 잊곤 한다. 기억력이 안 좋은 나는 유독 더 그렇다고 여기는 것이다. 그래서 좋았던 기억은 다시 복구한다. 대신 내가 원하지 않는, 후회하는 나는 과거로 묻는다. 그리고 개선을 끝마친 뒤에야 그 과거를 다시 떠올리게 되는데, 완전히 달라진 상태에서 마주하는 흑역사는 타격이 없다. 오늘 아침걷기는 다른 것들을 챙기느라 아쉽지만 패스하게 됐다...

아침걷기53 투정

어둑할 때 알람 없이 눈을 뜨는 것은 꽤 기분이 좋다. 일어나서 떠오르는 생각들을 내버려 둔다. 그리고 최근 마루는 강쥐라는 웹툰을 접하게 됐다. 마루라는 캐릭터로, 데리고 있는 입장에서는 굉장히 말썽을 피우지만, 귀엽고, 때로는 예상치 못하게 문제를 해결하기도 하고 우리라는 언니의 외로움도 자연스럽게 충족시켜주기도 하는 등의 신비로운 생명체가 있다. 그동안 내가 너무 '어른'스러워지려고 했던 것은 아닐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는 계기를 줬다. 걸으러 나가는데 폰이 배터리가 없길래 충전기를 꽂아뒀다. 그러다가 해가 더 뜨기 전에 나가야겠다는 생각에 후딱 나왔다. 눈이 조금 흐린 느낌이었긴 한데, 하늘이 맑고 햇빛이 따스하게 내려와 있는 것을 보며 눈이 풀어졌다. 호랑이(석상)에게 가서야 폰을 두고 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