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3

아침걷기12

오늘은 가족과 함께 나갔다. 조금씩 같이 하는 게 생기는 느낌이라 기분이 좋다. 곧 잘 흔쾌히 수락해 주는 게 있으니 좋다. 가족끼리 이렇게 같이 하는 게 있는 게 정말 좋은 것 같다. 물 보러 갔다. 오늘은 다리 위에서 구경하다가 내려가서 좀 더 걷다 돌아왔다. 나는 오늘도 주변을 살피면서 걸었는데 다른 점은 가족한테 내가 보고 느끼는 것들을 말하고 있던 것이다. 요새 마치 애기 때로 돌아간 기분이다. 근데 내가 이렇게 애기같이 느끼는 것이 특별한 기분은 아니다. 호기심이 많아서 이것저것 기웃거리는 게 많고, 조잘조잘 떠들어 댈 때면 애기가 된 기분이 드는 건데, 사실 자주 그런다. 처음에는 호기심 많은 게 좋지 않은 경우들이 있었던 게 기억이 난다. 다른 이의 아픔을 아무렇지 않게 건드리게 되는 경험..

한 달 간 뻗은 번개

산란 시기가 된 연어가 된 마냥 근원을 찾아서 보이지 않는 몸부림을 쳤다. 나도 알지 못하는 새에 몸부림을 쳐왔던 것이다. 우연히 시작한 글쓰기가 물꼬를 트자 모든 제약을 부숴버리고 뻗어 나갈 수 있는 기회가 됐다. 내게는 힘이 있어 펄떡이고 있던 것이다. 다만 근원에 도달하기 위한 도구가 필요했던 모양이다. 그렇게 근원에 닿았다고 생각이 들만큼 크고 작은 많은 일들이 내 안에서 일었다. 그리고 그렇게 되게 되어있다는 듯 급격하게 뻗어나갔다. 번개가 치는 모양이 유사하지만 같을 수 없고 모두 다르다. 나는 그런 번개 중에 하나가 된 것처럼 뻗어나갔다. 그렇게 또 뻗어나가 나중에는 나무가 되는 것 같기도 하다. 좋아하는 사람과 같이 스터디를 시작하게 됐다.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시작했다. 하지만 이전에..

내꺼내/글싸기 2021.01.31

나무 너무 좋아.

나도 가끔 눈물을 흘린다. 영화 보다가 나도 몰랐던 눈물샘을 발견하곤 했는데, 이제 와서 보니 뭔가, 영원함에 대한 것이나 기다림이나 사람의 순수함과 따듯함 등에 마음이 동하는 것 같다. 초등학생 때쯤 나는 나무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던 기억이 있다. 당시엔 왜 그러는지 스스로도 의아해했다. 중학생을 지나면서는 '무슨 그런 터무니없는 생각을 했지?'라고 넘기고 말았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다 이유가 있었던 것 같다. 너무 어린 나이에 혼란을 많이 겪고, 세상의 어지러움을 너무 일찍 알아버렸던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영원함이니 순수함이니 이런 것을 뭔가 사람에게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은 알지만, 영화로라도 그것을 접하게 되면 눈물이 왈칵 튀어나왔던 것 같다. 남들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나무는 묵묵히 자기 할 일을..

내꺼내/글싸기 2021.0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