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프

보람

가랑비 2026. 5. 11. 12:57

  소비와 생산,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 취미와 일 많은 표현들에서 나타나는 것 중에서 항상 간과되는 게 사람이다. 이 많은 표현들을 관통할 수 있는 영역이 바로 보람을 느낄 수 있는가에 있는 것은 아닐까? 사람이 가진 기본 전제를 무엇으로 두느냐에 따라 그 길이 갈라진다. 지금의 주변 모습에서 보이는 것은 소비의 즐거움을 누리는 형태가 크다. 그리고 그 소비를 충당하기 위해 수입을 늘리는 방향으로 이어진다. 지금 세상이 작동하고 있는 모습에서 크게 돋보이는 것 같다. 한편 생산의 즐거움을 아는 사람은 대체로 작은 가게를 운영하는 형태로도 보인다. 여기서 보람이라는 에너지가 있기 때문에 지속가능해지는 것이다. 

  좋아하는 것을 말할 때를 보면 이 둘이 갈린다는 것을 극명하게 볼 수 있다. 소비의 형태를 띠는 것을 하는 사람은 그 소비를 채우기 위해 돈을 더 벌고자 하게 된다. 생산의 형태를 띠게 되면 그 생산물을 어떠한 방향으로든 나누게 된다. 이 나눔에서 보람이 나타난다. 게다가 이 나눔의 과정에서 사회 속에서 자신의 위치가 입증이 된다. 그 나눔을 통해 자신은 '어떠한 것을 나누는 사람'으로 보일 수 있게 된다. 경제적인 면이나 겉으로 볼 때 이 둘의 차이가 크게 나지는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인간이라는 특성으로 살펴볼 때 이 차이는 서로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이 된다. 언어가 달라진다는 의미이다. 물론 이 경계를 구분하는 게 의미가 없게 다가오는 사람도 분명히 존재하겠지만, 이 구분이 나름의 의미가 있을 것이다. 

  중요한 점은, 소비력을 감당하기 위해 수입을 늘리는 사람에게서 나타나는 간극이 있는데, 나의 경우 이 간극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그 대안을 찾다가 발견한 게 바로 '보람'이다. 내면에서 소모되는 것을 감당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번아웃이라는 게 바로 이 '보람'이라고 할만한 것에 구멍이 생기기 때문이라고 해석해 볼 수도 있다. 분명 남에게 이로운 작업을 해서 타인에게 인정을 받아 열심히 살고 있다고 한다 하더라도 본인의 에너지가 말하는 형태가 아니게 될 때 발생한다. 고꾸라지기 전에 자신만의 에너지를 찾아야 하는 순간이 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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