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 주의(가능하면 영화를 먼저 감상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다른 게 끼지 않은 그대로의 감동을 누렸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건 내 이야기이며, 날 위해 희생한 내 아버지의 이야기다. 이것이 아버지가 내게 남긴 선물이다."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는 위와 같은 짤막한 내레이션으로 마무리된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생각으로, 영화의 제목을 떠올린다. 영화의 제목은 그게 곧 선물의 정체였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해 준다. 혼자 감상했다면 놓쳤을 지점이었는데, 고맙게도 제목의 의미를 되짚는 질문을 받게 되면서 생각이 도달할 수 있게 되었다. 바로 눈물 버튼 제대로 눌려서 세상 이렇게 눈물을 흘릴 수 있었다는 것에 스스로 놀랐고, 함께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니 웃기고 재미있었다. 이 영화를 보고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있는 이가 없을 거라 감히 말해 본다. 그래도 이 눈물의 의미는 무엇일까 생각해 본다.
사람들은 살면서 맞서 싸우기도 하고, 순응하기도 하고, 일조하기도 하고 다양한 선택지가 있다. 그중에서도 그럴 듯 해 보이는 게 하나 있다. '세상은 원래 불공평한 것' 같은 말을 받아들임으로써 부조리에 대처하려고 한다. 정말 간편한 방법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일부 동의하면서도 끝내 찝찝함을 지우지 못했다. 그러나 이 영화를 통해 나의 찝찝함은 온전히 해소됨을 느낀다. 누구는 영화일 뿐이라고 할 것이다.
내가 그렇게 보기도 했다. 스토리 자체만 두고 볼 때는 개연성이라고는 잘 심어둔 떡밥을 적절한 장소, 적절한 타이밍에 그럴듯하게 써먹는 각본 정도에 불과해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죠수에의 존재 자체가 개연성이었을까? 아니, 귀도의 유머, 엄밀히는 상대방의 존재감을 충만하게 하는 사랑의 한 형태가 개연성이었을지도 모른다. 혹은 망가진 개연성을 아버지의 죽음으로 메꾼 것일 수도 있다. 충격적일 만큼 허무하게, 충격적일 만큼 적나라하게(독일군의 영혼 없는 공무원이 서류 처리하는 듯한 태도로) 말이다.
이 영화는 이 모든 것을 뒷전으로 만들어 버린다. 개연성이 더 이상 중요하지 않게 될 만큼 더 크게 보이고, 더 크게 느껴지는 것을 준다. 귀도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 자신의 자녀였다. 사실 귀도는 친구나, 삼촌이나, 타인을 대하는 것만 두고 보면 쓰-읍하게 된다. 심지어 사랑하는 사람에게 진심으로 다가가긴 하지만, 그 과정에서도 씁하는 게 생기긴 한다. 장난 삼아 보는 내내 사기, 강도, 가스라이팅을 시전 한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게 허물어져 버리는 이유는, 웃을 수 있는 마음, 이걸 동심이라고 표현해도 되지 않을까? 웃게 하고, 미소 짓게 하는 귀도의 능력에 있었다.
이 능력은 세상 어떤 것이 와도 약해지기는커녕 더욱 강해지는 방향으로 영화는 보여준다. 수용소에 갇혀 말 그대로 살인적인 강도의 노동을 하며 아이의 동심을 지키며, 아이를 들키지 않게 해야 하는 등의 극한의 상황 속에서, 같은 곳에 있어도 볼 수 조차 없는 아내를 위해 "Buongiorno, Principessa"를 수차례 외친다. 이를 듣는 아내는 표정으로 그 말을 받는 것을 표현한다. 이 선물이 오 가는 상황 속에서 관객인 나는, 내가 준 것도, 내가 받은 것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마치 내가 받는 듯이, 내가 준 듯이 고마움과 뿌듯함을 함께 느끼고 있게 된다.
마법이 일어난다. 도라가 아내가 되기까지도 그녀의 앞에 수차례 마법이 펼쳐진다. 이는 조슈에가 아버지가 함께하던 그 끝까지 펼쳐지는 마법을 경험한다. 마법이라고 한 게 개연성을 해칠 수 있을 만큼 말 그대로 말도 안 되는 상황임을 의미하지만, 그 마법에 담긴 의미는 스크린을 뚫고 나와 내 마음의 벽마저 무장해제 시키고 만다. 나도 이런 선물을 원했다. 나도 이런 선물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https://youtu.be/3z632wBHn8E?si=tZRP-qxNGo7gSG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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