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꺼내/글싸기

내가 하고 싶은 일

가랑비 2025. 9. 5. 09:38
난 착하고 실력 없는 사람이나, 실력 있고 못된 사람이나 사람을 해하기는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 중전 - 

 

  드라마 대장금에서 위와 같이 굉장히 묵직하게 떨어지는 메시지가 있었다. 스스로 실력이 부족하다고 여기는 입장에서 전자 또한 사람을 해하는 경우라는 이야기를 접했다. 내가 착하다고 생각도 하지 않지만, 실력 없는 사람도 사람을 해한다고 하니 많이 아픈 말이었다. 그러나 드라마 속 맥락 상 부정할 수 없이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는 멘트였다. 오히려 이를 긍정하고 실력 있고 못되지 않은 사람이 되고자 마음을 먹게 만드는 드라마였다.

  실력만 있고 못된 사람을 싫어했다. 이것도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보통 이런 표현이 붙는다면 남에게 피해를 입히면서 자기 이익을 취하는 사람들을 가리킨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편 실력에 대한 질투였던 것일 수도 있겠다. 내가 갖지 못했던 것에 대한 질투, 내가 가졌다면 좋은 곳에 썼을 텐데 하는 생각도 없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문제는 의도가 아무리 선했다 한들, 가치가 전달이 적절히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의미가 적다는 것이다. 

  실력을 쌓기 위해서는 반복 작업은 필수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무기력했던 나로서는 감당할 수 있는 것이 아닌 경우가 많았다. 회피하게 되었고, 이는 실력과 담쌓는 행위였음을 뒤늦게 깨닫는다. 실력을 쌓는 쪽으로 사고하는 대신, 착한 나를 괴롭힌다고 여겼던 것들에 대해 반항하고, 회피하고 있을 뿐이었다는 생각도 든다. 이는 결국 남을 해하게 될 수도 있겠지만, 가장 먼저 스스로에게 해를 입힌 것이기도 하다. 

  선한 의도가 존재한다면 괜찮다. 실력이 없는 지점이 문제라면 개선하면 된다. 다만, 무기력이라는 게 쉽게 극복되지 않는다는 점이 관건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은 지금 보니 정말 많다. 책임감이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겠다. 또다시 문제는, 내게 책임감으로 행동한 경험이 전무했다는 것이다. 다행인 점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그 경험을 몇 가지 얻긴 했다. 교육과 동아리 운영이 재밌고 가치관에 맞고 관심이 컸기 때문에 하게 되었던 행동들이 누군가에게는 책임감으로 해석되었다. 

  이 경험을 살려서 책임감을 만들어 내기 위한 새로운 레시피를 개발했다. '내가 온전히 하고 싶어 하는 일 직접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게 될 때만이 책임감을 낳는다는 것은 내게 있어서 확실하다. 이번에 생각한 지는 6개월 차, 계획한 것은 2주가 채 안 되는 시기로 실제 품을 들인 것은 많지 않은 채 도전하게 된 것이 '반딧불이 보러 가기'였다. 이번에도 증명되었다. 온전히 내가 하고 싶어 하는 일인 것이어서 일단 머리부터 디밀고 박치기하는 게 가능했다.

  이런 박치기들은 직전의 나에게 있어서 쉬운 일은 절대 아니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은 이런 일마저 가능하게 만들더라. 반딧불이 보러 가고 싶다는 생각 자체는 매우 직관적인 편이긴 했다. 아무리 직관적이었다 하더라도 반딧불이로 도달하게 된 일련의 흐름이 있다. 직관적이면서 동시에 스스로를 납득시킬 충분한 명분이 갖춰지고 나니 실행으로 옮기는 일만 남았었다.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준비물들을 전부 갖추고 출발했다. 

  또한 다녀와서 집에 도착하기까지 그 과정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할 땐, 내가 했다. 이렇게 되기에 필수적으로 작동한 사고방식이 바로 '내가 원한 일이니 내가 하겠다'는 것이었다. 도움이 있었기에 훨씬 더 재밌었고, 가치 있었다고 생각하고, 매우 감사하다. 다만 내가 이런 일까지 해낼 수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들뿐이다. 나의 책임감을, 실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결국 온전히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다. 

 

 

https://youtu.be/clzIpeUk7cQ?feature=shared&t=92

중압감을 느끼게 되는 멘트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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