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프/아침걷기

아침걷기137 생각의 영역을 포기할 수 없다

가랑비 2026. 2. 11. 15:03

  비폭력 대화 수업을 듣던 중에 이런 표현을 듣게 되었다. 생각이라는 단어를 이렇게 많이 쓰는 사람은 처음 봤다고. 그때 나는 약간 감정이 올라오면서 발언을 하게 되었던 말도 인상 깊다. "나는 생각이란 걸 포기할 수 없다." 누가 쓰지 말란 말을 한 건 아니긴 했다. 내가 혼자 욱한 게 있었다고 본다. 왜 그랬을까? 무슨 맥락인지도 얼추 이해함에도 불구하고 튀어나온 문장이었고, 나도 처음 표현해 본 말이었다. 생각을 하지 않았더라면 지금의 내 삶을 만들어 낼 수 없었을 것이라는 말에 가까웠다. 비폭력대화에서 강조하는 것은 생각보다는 느낌에 가까웠다. 좋지만, 생각도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싶었던 것일까? 물론, 그 이후 다른 수업에서 접한 표현을 통해 일단락할 수 있었다. 균형이었다. 느낌과 생각은 같이 있을 수밖에 없다. 느낌만 강조하거나, 생각만 강조해서는 나라는 존재를 설명할 수 없었다. 나는 본능적으로 균형을 이루는 것이 생존에 직결된다는 것을 감각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옆으로 잠깐 새면, 생각이라는 단어를 과하게 쓴다는 피드백을 받으니 든 생각은, 내가 사용할 수 있는 단어가 적었겠다 싶다. 생각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때 더 정확하게 의미를 전달할 수 있도록 하는 용어를 찾아보면 재밌겠다. 내 생각에는 이런저런 게 있어. 이때는 '의견'이 가능할 것 같다. 내 생각에는 이게 더 효율적인 방법 같아. 여기서는 '판단'이 더 정확해 보인다. 이런 지점을 인식하고 고민한 뒤로 의견이나 판단 같은 표현을 사용하게 되는 순간들이 생긴다. 조금씩 나, 나의 주장이나 입장 등을 타인에게 잘 전달하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이나 도구들을 마련하고 있다. 이전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영역이지만, 이 방향대로 가다 보면 더욱 재밌는 상황들이 펼쳐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 

  다시 돌아와서, 생각에 대한 생각을 이어 보자. 생각은 확실히 감정과 연관되어 있는 경우가 있다. 그럼에도 그 외에서는 몸과는 따로 노는 경우가 존재하는 것 같다. 몸이 가진 제약을 넘어서서 할 수 있는 상상도 있고, 이 문장에서 저 문장으로 건너갈 때 촘촘하게 하는 작업 같이 논리적인 표현들도 그러하다. 몸이 가진 제약의 일환으로 볼 수 있는 시간 개념도 그렇다. 생각은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오갈 수 있다. 생각만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이 정말 많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각은 몸을 떠나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에너지가 떨어지면 밥을 먹어야 하고, 이에 따른 생리 현상들을 해결해야 하고, 성장이나 회복을 위해 휴식도 취해야 한다. 몸이 있기에 생각도 가능하다. 이 둘을 떼어내려고 할 필요가 없다. 둘 다 함께 있어야 좋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게 진정으로 삶의 시작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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