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언급했던 것들도 꽤나 비중이 있는 것들을 나열한 것이다. 그러나 이게 가장 관통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생각이 들어서 따로 다뤄본다. 다른 것들이 없더라도 이게 충족된다면 효과를 볼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이 될 정도로 강력하고, 필요한 작업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결국 다시 돌아와서 욕구의 관점에서 보는 것이다. 이게 혼동이 있는 지점이기도 한 것은, 평소 언급하던 '하고 싶어 하는 일'과 유사한 지점이 있기 때문이다. 하고 싶어 하는 것을 다루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욕구와 유사한 형태의 표현들이 나타난다. 그러나 욕구라는 표현의 생태계에 사용되는 용어들을 통해 풀이가 가능해지는 요소들이 많다. 동시에 더욱 확장된 개념이기도 하다. 물론, 이게 모든 것을 해석할 수 있다거나, 이게 진리라거나 생각한다는 것은 아니다, 단지 그만큼의 효용이 있다는 것을 강조하게 될 뿐이다. 언제가 되었든, 얼마든지 다른 관점이나 접근을 시도할 것이다.
영어 공부, 특히 시험공부는 내게 있어서 하등 쓰잘데기 없는 것으로 인식되었던 것 같다. 달리 말하면, 이것 외에 내게 중요한 것이 존재할 것이라고 추측해 볼 수 있다. 내가 줄곧 사용해 왔던 표현 중에, 살기 위해 도전했다는 말이 있다. 이제 한 번 왜 이런 생각들을 갖고 있었는지를 파보자. 나는 내 안에 충족되지 못한 욕구가 점차 쌓여오고 있었다는 것에 민감하게 반응한 것이라고 볼 수 있겠다. 그동안 무기력을 겪는 과정에서, 수많은 시도들을 해왔고, 사실상 '실패'한 것이긴 하다. 물론 시도를 통한 과정에서 학습하게 된 것들이 쌓여서 개선과 성장을 쌓게 된 덕에 다음 단계를 갈 수 있었던 것도 맞기 때문에 실패지만, 무의미한 것이 절대 아니었다.
중요한 것은, 시도 끝에, 할 만큼 했다고 판단하고, 다른 길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진짜 원초적인 접근으로 돌아가서 하고 싶다고 생각이 드는 것부터 시작했다. 그 시작이 꼬치구이에 도전한 것이다(음, 물론 연애가 최우선 순위였던 것 같다.). 그다음에 꾸준함을 위한 모임활동, 상담, 그다음에 교육, 마지막에 모임 운영에 도달하게 되면서 그 감각에 도달했다. '이런 일이라면 내 평생을 투자해도 만족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 온 것이다. 그렇게 호기롭게 새로운 시작도 하게 된 것이다. 이후에 또 우여곡절들이 자잘하게 오갔다. 이런 흐름들을 지금 다시 욕구라는 관점에서 살펴보니, 욕구가 충족된 수준의 그래프를 그려 볼 수 있겠다. 또한, 내가 활력을 얻어서, 무언가 더 높은 나를 향해 도전하게 되는 상황은, 기존의 욕구들이 상당 부분 충족되었을 때 가능했다는 게 드러난다.
우연히 순서가 맞아떨어졌을 뿐이지만, 반딧불이 탐험을 만족스럽게 다녀온 뒤에 영어 시험공부를 하게 되었는데, 영어 시험공부가 이전처럼 막 쓸데없는 게 아니라 필요성을 체감하게 되고, 시험 점수를 따고 싶다는 생각이 문장이나 표현은 동일하지만, 내가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짐을 감각한다. 도전해야겠다는 생각과 동시에 반딧불이 탐험을 위해 준비하던 작업처럼, 이러저러한 시도들을 해본다. 인강과 책을 구하고, 과외를 구해보고, 단어를 암기하고, 공식들을 읽어보고, 문제를 풀고, 궁금해지는 것들을 집중해서 살펴보고 하는 등의 활동들이 이전과 차원이 다르게 자연스러워졌음을 느낀다. 내가 겪어온 좋은 신호들인 변화가 쌓인 게 버무려져서 가능해진 것도 있겠지만, 이전에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충족되지 못했던 욕구들이 모조리 해소되었기 때문에 더 이상 영어가 쓰잘데기없는 것이 아닌 것으로 여겨지게 된 것이라는 말이 된다.
이 접근 방식을 채택한다면 기대효과가 이전 방식들과 다르게 매우 클 것으로 예상한다. 즉각적인 것부터, 살아오는 동안 쌓여왔던 것까지 충족되지 못한 욕구를 파악해서 충족할 수 있도록 효율적이거나 효과적인 수단이나 방법을 발견하고 적용한다면 내가 나를 다룰 수 있는 것은 시간문제가 될 것이다. 이전에도 유사한 작업들을 했다. 문제가 발생할 때,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이 무엇인지 파악해서, 원인에 적합한 해결 방법을 발견해서 적용하고 변화를 겪는 것을 해왔었다. 예를 들면 유사한 방식을 개인에게 적용한다고 볼 수 있는 인지행동치료 같은 게 많은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더 나아가서 욕구를 기반한 접근 방식은 보다 더 인간 친화적인 접근방식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 NVC에서 주장하는 방향이 1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오류가 없다고 보이는 상황인데, 내게 있어서 살면서 가능할 것이라고 상상하지 못했던 상황이다.
조는 시간을 줄이고, 눈빛이 초롱초롱한 시간을 늘리고 싶다고 말한 지 몇 개월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이 작업을 더 수월하게 하는 데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 좀 더 디테일하게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내어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방법을 '현명'하게 찾아서 적용하도록 해서 눈빛이 초롱초롱한 시간이 충분히 많은 하루를 보내고 싶다. 이런 날들이 늘어날수록 내 삶은 그 자체로 만족스러울 것 같다. 이는 곧, 후회 없는 삶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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