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VC/NVC 교육

비폭력대화를 만나게 된 날

가랑비 2025. 9. 6. 08:23

  이미 예전에 어디선가 들어 본 적은 있었다. 비폭력대화라니 어감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특히 대화가 폭력대화라도 있다는 걸까 싶었다. 그러고 시간이 지나서 친구에게 책을 하나 선물 받았다. 대화 전문가로 알려진 박재연 소장의 저서 [나는 왜 네 말이 힘들까]였다. 이 책을 받을 당시 나는 책 선물은 처음 받아봐서 기분이 좋았다. 동시에 책 제목을 보고 속으로 콧방구를 뀌었다. '뭐 이런 책이 다 있지 난 필요 없는 것 같은데'하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책을 선물 받은 이후 1년 쯤 지났을 즈음 상황이 바뀌었다. 괜찮은 줄 알았던, 극복한 줄 알았던 것들은 단순히 발생하지 않아서 몰랐던 것이다. 문득 책 제목이 퍼뜩 떠올랐고 비행기 안에서 사고가 날 때 내 앞에 떨어지는 호흡기를 찾듯이 책장에 꽂혀있던 그 책을 찾아 꺼내 단숨에 읽었다. 이 책은 내 세계를 깨뜨려주기 충분했다. 이 때 얻은 내용을 통해 지금 내 삶에서 적용하고 많이 활용하고 있을 정도로 가치 있다.
  책을 빌려줬던 친구도 당시에 큰 도움을 얻었다며 자신의 어려웠던 상황을 극복한 이야기를 들려줬었다. 당시에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이 친구가 대단하다고 생각했을 뿐이었다. 물론 보통 친구는 아니라고 생각하긴 한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생각이 좀 바뀌었다. 친구가 능력자여서가 아니라 나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덕분에 기존 한계에 봉착했던 지점에 새롭게 접근할 기회를 얻었다. 나의 한계가 무엇인지 깨달았고 새출발을 할 수 있을 거라 믿었다. 그러나 당시 내가 겪고 있던 어려움은 감당하기 어려운 영역이었음을 몰랐다. 그 어려움은 관계가 끝나게 되면서 다시 발생하지 않는 어려움으로 되어버렸다. 보통 같으면 필요성이 사라지면서 기억 저 편으로 사라지지만, 이 책이 보여준 새로운 세계는 너무나도 궁금해서 뒤적거리던 중에, 받아 보게 된 책에 레퍼런스로 있던 단어에 눈길이 꽂혔다. 바로 [비폭력대화]였다.
  이렇게 다시 만난 비폭력대화는 내용이 나와 너무 잘 맞았다. 바로 이거다 하며 읽는데, 내가 원하던 그림과 매우 일치했다. 아무리 내용이 좋다 하더라도 시행착오는 있기 마련이고, 어쩌면 내용이 좋은 만큼 어려움이 더 있는 걸까 싶다. 왜냐하면 근본적인 전제를 뒤집기 때문이다. 이런 시도는 사실상 개인이 해내기엔 불가능에 가까운 영역일텐데, 이런 시도 치고는 꽤나 쉬운 축에 속한다는 생각마저 든다.
  앞선 책과 이 책에서 배운 것들을 시도한 것은 어쩌면 실패의 연속이었다. 다행인 것은 그 과정에서 멈추지 않고 새로운 관점들을 발견하고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었다. 특히 가족과의 관계에서 큰 어려움을 겪는다고 여겼던 과정에서 정말 힘들었다. 나의 사고방식을 전환하는 계기를 얻으면서 그 말들에서 조금씩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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