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론/실천공동체

우연한 만남

가랑비 2025. 7. 1. 21:32

  지금까지 살아 온 과정 속에 '우연이지만 필연이었다'고 느낀 순간들이 여러번 있었다. 그 중에 하나가 이 이론과의 만남이다. 이전에도 몇 권의 책을 통해 같은 감각을 느꼈던 순간 그리고 만족스러운 변화를 맞이했다. 이때 분명 나는 책을 '읽'는데, '대화'하고 있다는 느낌이었고 책 읽기를 기피하던 나에게 책을 읽고 있다는 인식조차 잊게 했던 경험이었다. 대화하고 있다는 감각을 느낀 이유는 내가 꽤 고민을 하고 있었던 지점에 대해 저자가 말하고 있는 듯 했기 때문이다. 저자가 소개한 내용이 내가 고민했던 것에서부터 시작해서 내가 봉착했던 한계지점을 돌파하는 순간을 경험했다. 그때 그 느낌은 일종의 카타르시스였다. 

  이번에 만나게 된 이론인 실천공동체 또한 마찬가지로 비슷한 감각을 느끼게 된다. 분명 나는 실상 단순히 내가 호기심을 가진 것과 유사한 것들을 끼워맞추고 있었다. 그런데 웬걸 더 알아보는 과정에서 나에게 너무 필요한 문장들이 발굴되는 게 아닌가? 그래도 좋은 스승 밑에서 배운 바가 생겨서 그런지, 이제쯤 되니 드는 생각이 있다. 문제제기와 이를 통해 새로이 전제하는 가정이 유사했기 때문이라는 답을 내려본다.  

  내가 기존에 경험한 불만, 불편함에 대해 반복적으로 경험하며 그에 대한 반감까지 가지면서 지내온 상황이 많았다. 나는 그 불편함을 그냥 무시하고 잊어버릴 수가 없었고, 끊임없이 나를 괴롭혔다. 심리적인 접근으로 불편한 지점들을 여러가지 해소했음에도 결국 나를 지배하게 된 문제의식은 '교육'적인 관점이었다. 한 편 내가 느낀 반감이 약자가 단순히 권력을 가진 이에게 억압을 느낄 때 생기는 반감에서 그치는 것일 수 있다. 그러나 단순히 그런 반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끝내고 싶지 않다. 다른 관점, 내가 지금까지 추구해왔던 '현명한 방식'의 일환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고 싶다. 

  내가 원하는 것이 이 이론과의 만남의 과정에서 더 명료해지는 경험을 기대해본다. 또한 거기에서 멈추는 것이 아닌, 나만의 독자적인 입장을 구축하는 것도 참 멋진 일일 것 같다. 혼자 고민하던 것들을 이론과 학자들을 접하면서 나의 한계를 벗어나는 경험을 다시 하고 있는 듯 하다. 다시 한 번 이 필연에 기대어 나의 호기심에 몰입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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